길위에서 길을 찾는다....
일요일이네요.
오전엔 내년도 사업계획땜에 나름대로의 자문을 얻고자 아시는 몇분을모시고
상담겸 자문회의를 했습니다.
점심을 들고 뿔뿔히 제각기들 가고난 뒤에 뎅그러니 남아진 혼자라서
좀 애매하더군요.
컴을 켜고....카페도 뒷짐지고 어슬렁 거리고, 칼럼도 기웃대며 마실다녔네요.
그래도 막연할적에 이만한 마실거리가 있다는것이 참 다행함이도다 하여
감사하는 마음으로 둘러 봅니다.
그래도...조금은 무료하지요.
어데를 나서볼까나?
갈동말똥하는 작은 갈등에 까망가방을 뒤적거립니다.
필통, 디카, 화일... 시집과 수필집....그리고 비상용 쵸코파이가 남작하게 눌려진,
불쑥 커피 한잔의 충동에 오후나절의 노란햇살을 사알살 저어
쵸코파이를 혀끝에 녹히듯 오몰거립니다.
마음은 길위에 서성거리건만....내심 박차고 나서지 못하고 뭉그작거림을 애써
위안하는양 시집을 주섬 주섬 넘깁니다.
다래님 작 구절초
"길위에서 길을 찾는다"
전길자 시인님의 시집인데 제목이 꼭 내맘 같다 하여 까망가방에 자주 넣어다니곤 하지요.
몇장을 눈으로 넘기는중에 유난스레 눈에띄는 제목하나..."영화관으로?"
영화관? 영화? 극장...? 먼(뭔) 영화~? 입속으로 중얼 거리며 찬찬히 짚어냅니다.
영화관으로
마음이 흐린날
아주 옛적 친구 불러내
살아온 날들 줄거리 정리하다 지칠무렵
영화나 한편 똑같은 생각에
있는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영화관에 간다
제목이 무엇이었는지
줄거리가 무엇이었는지 모른다.
대사 한줄 외우고
그래 운명은 내가 선택하는게 아니야
다가온 순간 앞에서
어떻게 할것인가를 결정하는것
그것만이 내가 할일이라는
지극히 당연함에 힘을 얻는다.
일상을 참 편안하게 읊조리셨네요.
괜히 날씨도 꾸물하여 맴이 뒤숭숭할적에 불쑥 나서기도 머쓱하다가 그래도
오랜 옛친구를 모처럼 불러내어 크다란 유리창 가에 마주 앉아 지나는이 걸음걸이에
옷차림에 시선을 두고선 이차저차한 수다와 말꺼리를 차 한잔에 나눔이지요.
적잖은 나이라하여 까르르 휘둘리듯 쏘다닐수도 좀 그렇지요.
얘기 하다, 하다....멋적게 말수를 끊기고만 둘이는 서로의 꺼먹대는 눈빛에서
어떤 스침을 발견하곤 거의 동시에..."우리 영화나 하나 보러갈까?"
그랬네요.
가까운거리 거닐어 눈에띈 극장...제목이 뭐라하든...개의치 않지요.
영화속에 한줄의 대사가 남아진다한들 대수로울수는 없지요.
영화를 보러 나섰다는 그 자체로만으로도 나에겐 하나의 이벤트자 꺼리이니까요.
아마 여기까지에서...
평범한 일상의 나들이에서 전길자 시인님은 퍼뜩 떠오르는 섬광 한빛을 본듯 합니다.
그것은.....
"그래 운명은 내가 선택하는게 아니야
다가온 순간 앞에서
어떻게 할것인가를 결정하는것
그것만이 내가 할일이라는
지극히 당연함에 힘을 얻는다"....는것이야......
사소한것일지라도 하루를, 한달을...더나아가 수년을...일생을...
곡이 이것저것 억지적으로 제 맘껏 선택해서 살아내는것이 아닌 주어진
것들에서 다만 방향을, 결정을 내릴뿐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마음의 평정을
찾아낸것이라 보여집니다.
그리고 거기서 당연한것이지만
어떤 "솟는 힘"을 희안하게 느끼시었다는 거라네요,
찻잔세트 소래님 작
보통사람들, 평범한 일상에서 부대끼듯 살아냄이지만 그 속에서 나름대로들
길을 찾아내는 방향의 설정과 결정을 내서 살아감이라지요.
아득바득....억지부리듯 사는것이 아닌 나타나고 닥쳐지는 것들에
그 순간 요령껏 슬기로이 방향을 잡아 걸어나가듯 하면 된다는거...그말 아닙니까?
글코보니...참 세상 살아냄이 쉽네요.
이리 쉬운것을 그리도...
세상의 고뇌와 역경을 유독 혼자서만이 짊어지고 가는양 앙탈을 부리듯 했나 싶은게.....
헛허허허허, 가소로왔슴을 짚어 냅니다 그려.
에구~~ 이제 발뻗고 늘어지듯 잘랍니다.
뭐 그렇다고 즉흥적으로 되고말고 살아가라는건 아니겠지요.
너무 장대하게, 너무 치밀하고 타이트하게 제 맘(주장)껏 살아가려 함보다는
나타난 현실의...즉 하루, 한달의 인타발이라도 지혜스럽게 잘 결정하여
유익하게 살아가시자~ 하는 권면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헛허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일요일 오후나절, 커피 한잔에 혼잣말이었습니다.
밋밋하고 싱거우신가요?
그럼 여기...김장하고 남은 속이라도....
2004. 12. 5
길위에서 길을 찾은날...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2.08 07:29
두번을 내리 날려보내니....황당함이
답글
우째 이리.....길이가 길어서...?? 그 긴길을 다시금 두번씩...헛허허허
그래두요...내 좋아서 하는데요 뭐~
문헤숙님, 주마등님, 커피사랑님...
살아가는 맛이라는게 좋은분 만나고 있는데서 가질만큼 가지며
또 이리 정겨웁게 인사 나누고...낫살따라 적당히 껴입는 넉살또한
양념같은....그렇지요? 헛허허허
정태춘, 박은옥님의 노래는 우리네 속깊은 恨이 저며지는듯...
현실님 미류나무님, 아침햇살님...
어제같은 날만 있다면야 참 팍팍하겠지요? 하지만 또 내일같은 새날이
빠꼼하기에 바로 그또한 살맛이라네요.
나이들어가면서 길따라 가는길이 무난하노라는 터득이지요.
젊은시절엔 또 아닌길도 헤쳐가는 용기와 모험 또한 필요하구요, 헛허허허
조앤님, 어울림님,호루라기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길에서 길을찾는 맘은 살아내는 경험이랄까요?
일요일 오후나절의 주절거림은 관조라기보다는 제 눈높이껏 혼자서도
잘노는게지요. 살아냄은 비록 그만하지 못해도 까망가방하양필통같은
그런마음 가지려 애쓰는 작은 마음을....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다녀가신 여러 친구님들께 일일이 인사 드리지 못함이지만
오늘도 좋은 맘으로 ......
출장 나서는 바쁜맘에....이만 인사 가름합니다. -
까망가방하양필통님~~~
답글
까망가방하양필통님의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잃어 버리기 쉬운 때에...
여유찾기 비결을 배우는 듯 합니다.^^
가끔 생각이 복잡하고....
마음이 훵 할 때...
혼자서 시내로 나가 거금(?)을 들여 영화구경을 합니다.
저를 위한 대범한(?) 투자라 생각하며.......
매일 매일 삶 속에서 쌓여가는 지혜가...
또 다른 삶 속에서 다른 색과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맘 푸근하게 합니다.
근데.....
까망가방하양필통님~
까망가방 속에는 항상 쵸코파이가 있나요??????
헛허허허허....^^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2.09 00:44
차가운 블루...이밤사 맘에 와닿는 색상입니다.
답글
차분하면서도 다소 차가운...냉정한 기분도 들게하지요.
밤이 길어진 만큼 혼자의 조용한 공간이 좋지요.
때론....길다하는 느낌도 들지만....
수수꽃다리님^^
일상이라는게 "일"과 "쉼"두개가 요령껏 어우러진 것이네요.
눌려진 쵸코파이...헛허허허허,,,부스러기가 떨쳐지지 않도록
포장에 눌러붙은 것을 옹삭스럽게....거~ 창피할만치 웃깁니다.
길님^^
길위에서 길을 찾는...길님과는 불가분한 그 길이네요.
길따라 가면서 때론 새로운 길도 때론 넉넉한 길도.....
길을 담아내시겠지요?
파울라님....
살아내기란 결코 쉽지만은 않지요?
하여도 그 속에서 미로찾기처럼 용케들 살아내구요.
또 다른 삶 속에서 다른 색과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다는 것.... 거~
살아가는 지혜이기도 하구요^^
가방속엔 쵸코렛과 쵸코파이, 오리온 밀크캬라멜등이 곧잘 ,,,헛허허허
은유시인님...^^
그렇나요? 전혀 캐치 하지 못했던거네요.
500....500이라는 숫자가 마치 오백나한전의 갖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파노라마 처럼 훑어 지나네요.
500회 특집?? 수목 드라마 같은 기분이 헛허허허허
다녀가신 친구님들...
겨울밤이 길어졌습니다.
쫌 있으면 밤과 낮이 같아지는 동지네요.
이 겨울....다숩게 지내시기를.... -
sirius2004.12.09 20:05 신고
답글
설진 그리움의 수채화..
보랏빛 눈물빛으로 그려내는
그 여자의 마음이 하도 서러워
그저 벌떡 일어나 외진 밤길 홀로 걸었다 합니다.
그 밤사 행여 누구라도 마주칠까 하였지만
그러나 그 마주침마저도 피해 걸어간 길..
엇갈림이었던 것을요..
어찌 그리도 긴긴 밤이었던지..
혼자 걸어내는 시리우스 걸음걸이에
자꾸만 그 여자의 그리움이 달라 붙어 힘들게 했다네요.
어둠따라 따라 붙은 그 여자의 저릿한 그리움은
시리우스에게 하얀밤을 만들어놓고 말았다네요..
잘 지내시지요?
요즘도 여전히 불장난 하시지요?.. ㅎㅎ.. ^^*..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2.09 22:54
정태춘, 박문옥 노래는 멈추었습니다.
답글
뭔가 에러가 난 모양입니다.
뭔가 이상한 메세지가 떴나보죠? 저는 보이지 않는데....
무슨 프로그램 변경???
미류나무님...
어인일로 이른 새벽에 출근을? 여명까지나^^
푸르스름한 여명의 벗어짐속에 강화 갯바람까지?
새벽 출근길이 멋져 보입니다...헛허허허...두고가신 커피 잘 마셨구요^^
아네스님
예전엔 극징이지요, 영화 한편 볼려면 무척이나 벼르었구요.
지금엔 씨네마라 해서 세련된 분의기지만 예전엔 좀 퀴퀴 하였죠?
그래도 예전이 더 정스러웠던것은 귀했으니까요. 헛허허허
저녁노을님, 영원님?
음악이 안나오고 딴소리가 나옵니까? 거참??
노래가 멈추어서 우선 바꾸었답니다.
파울라님?
긴급뉴스라뇨? 때론 컴퓨터가 시샘하나 봅니다.
이젠 갈수록 좋은 음악도 잠금이 많아져서 아쉬웁네요.
시리어스님^^
설진 그리움의 수채화....번져진 물감이 눈에 선하네요.
여전히...잘 있지요...불장난 하면서요...헛허허허
다녀가신님, 일일이 인사 못드려서....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2.10 05:28
새벽 여명이 푸른옷을 걸치려고 부시시 하네요.
새벽적막은 춥네요,
영원님...
음악 주소 바꿈을 그만큼 빨리 하고 있네요.
아쉬웁지만 ....어떨결에 바꾼음악이라 계절이 안맞지만....
미아님^^
맞아요...근데 낫살에 살이찌는건 어찌하죠?
자다깬 부엉이생활....^^하는 사람들을 체크하고 보초서네요 헛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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