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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봄비가 추적추적 나리네요....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9. 4. 24.

 

봄비가  추적 추적 나리네요.

 

겨울 가뭄에, 봄 가뭄에 적잖이 메말랐는데 촉촉하게 적셔주는 봄비가 저으기 반가와 맨몸으로 디밀고 싶네요.   잿빛 하늘에...으스름한 저녁나절, 유난을 떨던 남살골 벚꽃도 비바람에 꽃비되어 흩날리지나.... 골목귀퉁이에 목련나무는 오들오들 떨고 있지나 않은지.... 다소 을씨년스런 날씨지만  커피한잔 저어내어 물끄러미 빗소리를 듣습니다. 근데....들릴듯 말듯 잘 안들리네요. 헛허허허허   모다들 퇴근하고난뒤 비어진 사무실, 일순 멈추어진듯한 정적에 새삼 소스라치듯 혼자임을 봅니다. 한대 꼬나물고서 벌러덩 의자에 드러 눕습니다. 돋보기 안경 너머로 천정에 하얀 형광등이 일자로 반듯합니다.   깊숙하게 내뱉는 회연색 연기자락에  하루내 흐뜨러진 맘이 봄비에 가랑가랑  내려 앉네요.

 

 

남산에서 찍은 사진

 

 

 

 

 

 

해마다, 요때쯤이면  꺼먹꺼먹  떠올려지는 詩하나                                     4 월  / 김주대                                   그대                                   여기와서                                   실컷 울고 갔구나                                     목련꽃이 다졌다.   골목길, 까만 아스팔트에 꽃진자리가 처연하여, 아마도 詩人은 헤어진 그네를 떠올리면서 "차라리~ " 라며 가난한 마음을  다독였을것 같습니다.   어쩜, 십수년을 딱 한개의 詩 하나로  4 월을 우려먹은  그 詩 이네요. 헛허허허허   하나 더 덧붙입니다.                                바람부는날 / 김주대                              그대 어디서                              머리 헝클어져 쏘다니는가                                그대 머리카락 냄새가 난다   거참....그렇네요. 비나리는날....어둑하게 깔리는 어둠따라 바람까지 쐬하니 곁눈질에  킁킁대며 냄새를 맡아 보는....  들킨 마음 같은 詩 , 속이 다 보이는 그런 詩네요.

짧달막한 몇줄의 글귀에서 어찌 이리도 찰지고 애잔한 그리움이 숭숭 거리는지요. 

이대목에서....한개피 아니사룰수 없으매....헛허허허허, 바람불어 좋은날입니다.

 

거기다가....딱 한줄의 詩....

 

       이별 뒤 / 김주대                       

     " 손 흔들어 떠나보내고도  돌아설 줄 모르는 사람을 보면  거기 함께 서 있어 주고 싶다."

 

 

 

김주대님의 시에서  

 

시인의  망연하였던,  그리움에 무서리치는듯한.... 헛헛한   속마음을  엿보면서  

 

그 맘 빤히 보여지듯 알만합니다.

 

  

 

  

                                    

 

 

 

언제 무슨날.....

 

아는 지인과  먼 얘기를 하다말고  가벼운 실랑이(^^)를 한적이 있습니다. 저보고 그러더라구요

 

"혼자서도 잘 노니 그또한 나이 먹어서도 참 좋을것 같다" 고 그래서 제가 이렇게 되바라지게 말을 자른적이 있습니다. "좋긴 뭐가 좋으냐, 오죽하면 이리 혼자서 꽁시랑 거리며 삭히겠느냐... 설거이 그릇 쏟아붓듯이 우당탕(^^) 한 어깨 거드름도 펴보고 어쩌구 저쩌구 #@$%^&^$@@~ 한번  취하듯 살아봤으면 하는게 솔직한 내속내다" 라며 대들었지 뭡니까.

 

그랬더니, 그 친구 왈, "늙으막에 기운 다빠지면  돈있어봐야  택도 없고, 다 쓰잘데 없는것들이니 꼼실꼼실 혼자서 놀메 놀메 하는것이 훨씬 덜 외로운거라나...어쨌대나..." 라고 합디다요.

 

그날은 지가 투덜대고,  속으로 알도못하면서리~ 하였는데 한참 지나서야 딴엔  그렇기도 하네 하여  은근히 듬직한 기운이 나는지요. 헛허허허허

 

 

담에, 그 친구 만나거들랑  남대문 시장통  (꼬불꼬불한) 골목따라 

 

짭조름한 갈치조림이라도 맛나게 사주고픈 맴이랍니다.

 

 

 

헛허허허허허,

 

뭐, 그렇다는겝니다

 

 

 

2009. 4. 24 . 금

 

봄 비오는날 ....혼자서 궁시렁 궁시렁^^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dada2009.04.24 23:03 신고

    수정중이라...ㅎ

    그래도...
    배호의 특유의 호흡에
    충분히 비오는 날
    한 분위기에 젖고 갑니다

    답글
  • 풀각시2009.04.25 06:56 신고

    설겆이 그릇 쏟아 붓듯이 우당탕 한어깨 거드름.... 까방님 표현이 참 재미있어요. %%

    답글
  • 靑林2009.04.25 10:07 신고

    궁시렁~ 궁시렁 혼자서도 잘 노시니
    그댁 안주인님은 참 편할것같기도 하지만...........

    꽃비 맞으면 함께 놀아보시라 하고 싶네요

    답글
  • 대아리랑2009.04.25 10:29 신고

    배호의 노래가 거시기 합니다!!ㅎㅎㅎㅎ

    답글
  • 후후..
    저도 가끔 들어요
    어찌 그리 혼자 잘 노느냐구요
    그리 타고 난걸...
    그죠?

    나두 가끔 그런때 있는데..
    취한듯..
    남들처럼 그렇게 한번 살아봤으면 하는..
    내 삶을 보며 밋밋해하는 사람잇어요
    그래도 내 안의 나름 이 심오함을..
    가슴을 펼쳐 보여줄 수도 없구...^^

    김주대님..
    처음 듣는 시인인데..
    참 가슴에 다가오네요
    구절구절이..

    비가 내리는 주말밤..
    편안하세요^^*

    답글
  • 자운영2009.04.25 22:51 신고

    김주대님의 시 참 좋으네요.
    짤막하면서도 심오한...

    그냥 마음가는대로 사는게 가장 잘 사는게 아닐까요...
    가끔은 흐트러진 모습 보이는것도 괜찮은거 같아요.
    저처럼요 ㅎㅎㅎㅎ
    한때 최고를 지향하며...
    완벽만을 고수하며 살았던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에요~
    적당히...그냥 적당히만 하고 살아요.그러니까 너무 편하더라구요..

    봄비내리던날...
    저도 한껏 마음이 술렁였었답니다~

    답글
  • paula2009.04.26 06:14 신고

    저도...^^
    김주대님의 시를 살짝 노트에 적었다는...
    왠지 공감이 가고...
    저도 여러번 그래 보았던 것 같은것이...

    그나저나...
    친구분과의 대화가 그림그려지면서.....
    히히덕 거리고 웃었어요.(집에서 혼자 읽는 중이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ㅋㅋ)

    갑자기...
    봄 비를 맞아 보고 싶은 파울라였습니다.^^

    답글
  • 살구꽃2009.04.26 10:56 신고


    김주대님의
    짧은 시가 마음에 와 닿네요
    저두 저리 짧은 시가 좋던데..

    봄 끝자락이 보여요
    근데..
    까망하양님 사진은 왜 엄써요

    초록이 좋을 때여요

    답글
  • 김수현2009.04.26 19:38 신고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배호 노래네요.
    우리 큰 형부가 배호 참 좋아했는데~
    김주대님의 시는 짧으면서도 참 여운이 긴 시로군요.
    구름과자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아주 아껴서 드시라구요.

    답글
  • 고 운2009.04.26 22:16 신고

    배호의 구성진 흐드러짐이 밤을 재우네요.
    벚꽃이 날리는 남산길.
    앞이 캄캄할 때면 필동 계단길을 올라 물먹은 눈으로 바라보던.....

    이 핑게 저 핑게로 담배는 사그라들고....그러다 건강은? ......허허허
    오늘 뒷산을 오르노라니 물푸레꽃이 곱더군요.
    아름다운 봄빛의 나날이시기를.

    답글
  • 감잡았데이2009.04.27 05:01 신고

    대문열자마자
    님의 궁시렁궁시렁하는 소리 읽어내려가던 차에
    갑자기 나온 흘러간 옛노래에

    히 웃다가

    하고 무너졌

    ...



    찬찬히 써내려가신 일상이
    하나의 그림처럼 그려지네요
    노란햇살아래 오후나절의 커피한잔처럼
    언제나 여유있으셔서 좋고
    삶을

    기셔서 좋은 까망님의 방입니다.
    제가 노래땜에 웃었다고 혼 안내실거죠...
    가수가 노래부르는 풍이 너무 웃겨서요...

    *

    답글
  • 炷垠2009.04.27 16:14 신고

    비오는 날에 비의향기와 함께
    봄비가 내가슴을 촉촉히 적시어 놓지요.
    뭔지 모를 실날 같은 언약하나 떠올리면서....

    이젠 저도 서서히 혼자 노는법을 터득할까 싶어집니다.

    4월의 봄 끝자락인
    주말에 또 다시 봄비가 내린다 던데.
    그땐 아마도 저또한 궁시렁 궁시렁 거릴터이지요..날굿이와 함께~!


    답글
  • 하늘그림자2009.04.27 18:08 신고

    봄비내리는 날...저도 같이 궁시렁 거려 봅니다.
    제가 가끔 혼자서 그렇게 궁시렁 궁시렁 거려서...
    모르는 누군가 보면 봄날 머리에 꽃하나 꽂은양....다시 한번 쳐다 볼꺼에요.ㅎㅎ
    오늘도...
    전 까망가방님처럼...궁시렁거립니다.^^

    고운 하루 되셨죠?
    저두요....^^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9.04.27 20:52 신고

    ㅎㅎㅎ
    오늘도 봄비가 살짝 내렸다는....

    행복한 한 주 되세요.

    궁시렁 궁시렁~~ㅋㅋㅋ

    답글
  • 소순희2009.04.27 23:46 신고

    시와 사진과 음악이 넘 잘 어울려요,
    봄은이렇게 깊어가나요?

    답글
  • 솔바람2009.04.28 01:19 신고

    이 시가 그분의 시였군요. 낯익은 시였지만 시인의 이름은 몰랐었습니다.
    봄 바람에 흩어진 머릴 하고 거리를 활보하고 다녀도 내 머리카락의 향을 기억하고 회상하여 줄 누군가 있어 행복한 봄날입니다.
    많이 행복한 봄날 되시기를.......

    답글
  • 산향2009.04.28 05:04 신고

    그대 여기 와서 실컷 울고 갔구나...

    그대 생각에 그도 여기 와서 꽃을 보는 그 아득함.
    봄날은, 꽃은 사람의 마음에 꽃물이 들게 하나 봅니다.

    혼자 노는 모습...
    좋습니다.
    혼자서도 잘 노는 건...자신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겠지요? ㅋㅋ

    답글
  • 마음~2009.04.28 10:03 신고

    김주태님의 한 줄 시는 처음 접했습니다.
    근데, 가슴에 콱! 와 닿네요.
    밑줄 쫘~악 치고 메모까지...^^

    나이 들수록, 혼자서도 잘 놀아야지요.
    지금 아주 보기 좋습니다.

    꽁다리)남대문 꼬불꼬불 골목길을 말씀하시니
    아주 가끔 가보는 한 집이 생각나네요.
    된장찌게가 무지 맛난..대도식당이라고.^^

    답글
  • 공수봉2009.04.28 22:09 신고

    궁시렁 궁시렁도 참 해학적이십니다
    봄비는 꽃잎도 간지러워 고개를 숙인다지만
    마음 같으면 퍽퍽 소리라도 내며 왔으면 합니다

    오랜 병상생활을 청산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벗꽃도 복사꽃도 모두 낙화를 했군요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입니다

    답글
  • 惠園2009.04.29 08:43 신고

    배호 노래가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요~
    꽃피는 봄인데요~아마도 김주대님의
    시심에 빠저버린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4월이면 우려내고 또 우려 내여도 짧은 글에서
    그림움이 숭숭 떠도는 글 ~
    참 ~!좋심더~ㅎㅎ

    답글
  • 낙타기르는여자2009.04.30 13:56 신고

    넘 잼있는 말씀..ㅎㅎ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벌러덩~~
    왜 의자에 누우세요? 바닥엔 먼지가 많나요?ㅋㅋ
    앗 그다음엔 더 멋진모습을 보여주셨네요.ㅎㅎ
    회색연기자락에
    봄비 젖는줄도 모르시궁...
    그냥 게속 누워계시면
    가랑가랑 마음이 푹푹
    글케게시묜 봄비에 떠내려 가실걸요..ㅎㅎㅎ

    답글
  • 표주박2009.05.01 19:52 신고

    그때 내린비가 돈으로 환산하면
    4천 육백억 짜리 단비였다고 하네요..
    바싹 마른 대지에 그야말로 단비였지요.

    구수하게 들려주시는
    이런저런 사람사는 풍경이... 내음이...
    다툼까지도... 정겹습니다...

    답글
  • 비후2009.05.07 09:31 신고

    내 맘
    거기에
    그대로 있습니다.
    내 맘 같은 날입니다.

    답글
  • 수수꽃다리2009.05.15 12:36 신고

    웃음이 납니다.^^
    연륜의 주름살이 깊은 엷든..
    중년을 달비고 있는 마음들이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기에...
    참 감칠 맛나게 표현도 잘 하십니다.저도 그 시인이 4월에 잘도 우려 먹나 싶네요..^^

    주말 잘 보내십시요..
    비가 온 다네요..전 아카시아 산행 계획을 가졌는데...
    우째할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