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산의 소나무님 작
만들 수만 있다면
- 도종환 -
만들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기억 만을 만들며 삽시다.
남길 수만 있다면
부끄럽지 않은 기억 만을 남기며 삽시다.
가슴이 성에 낀 듯 시리고 외로웠던 뒤에도
당신은 차고 깨끗했습니다.
무참히 짓밟히고 으깨어진 뒤에도
당신은 오히려 당당했습니다
사나운 바람 속에서 풀잎처럼 쓰러졌다가도
우두둑 우두둑 다시 일어섰습니다.
꽃 피던 시절의 짧은 기쁨보다
꽃 지고 서리 내린 뒤의 오랜 황량함 속에서
당신과 나는 가만히 손을 잡고 마주서서
적막한 한 세상을 살았습니다.
돌아서 뉘우치지 맙시다
밤이 가고 새벽이 온 뒤에도 후회하지 맙시다.
만들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기억 만을 만들며 삽시다.
도종환 시인의 "만들수만 있다면" 詩입니다.
정말, 만들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기억만을 만들며 살고지고 하는 마음이라지요.
만들고 또 만들고...다시 만든다해도
끝이다 싶으면, 다 만들었다 싶으면 또 다른 만듦을 충동질하게 하지요.
만들수만 있다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는 자체가
다 만들수가 없더라 하는 자조적인 푸념같아보이고
당연히 다 만들수는 없을거란 말도 되겠지요.
혹자는 마음을 비우라 합니다.
혹자는 욕심을 버리라 합니다.
그리고 이쁘고 좋은것만 생각하고 살자 합니다.
그런데...그렇지만....정작으로
잘 안되더라구요.
진탕으로 땀에 홍건하여 부속을 고르고 챙겨 빠레트에 쌓고....
쇠로된 부속들이라 낑낑대고 싣노라면 날 더운날은
코에서 단내가 나며 기진하지요.
나뭇그늘에 땀을 식히어 한대 사루어낼땐...."한푼"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밉고 싫을수가 없어요.
"한푼"이라도 이익을 더 남기려고 안간힘을 쓰는거니까요.
대리점이 개설된 지역은 대리점에 서류상으로 떼넘기면 대리점에서 알아서
출고 하지만요, 대리점이 아직 없는 지역에서의 현장 발주는요 말 그대로
"한푼"이라도 더 챙길 요량으로 제가 직접 직영 하치장, 창고에서 출고를 합니다.
쉽게 말하면 직판을 하면 대리점 마진을 고스란히 챙길수 있으니까요.
어쩔땐 바지허리춤이 허옇게 말라진 땀자죽이 얼룩덜룩합니다.
사무실에 돌아오면요...사장인 친구가 넙죽 엎드린체 디게 미안해 하며
" 아, 긍께...대리점으로 넘겨부러랑께~ 이구, 수고 많았네~"
근데요...거참...
사무실로 돌아올때는요 씩씩대며 다신 요따위 못해먹겠다 하면서두요
막상 그 한마디에 언제 그랬냐는듯이 "무얼~" 하고 맙니다.
이 한여름 쌤플가지고, 현장에, 사업소에 견적에 발주에 싸돌아다니고
땀깨나 흘려 출고를 한턱으로 두어달 밀린 직원들 봉급을 싹 해결했네요.
기분이 참 가푼합니다.
친구 사장도 비로서 어깨가 펴집니다.
항상 눈치보며 미안해 하던.....
물론 아직도 산넘어야할 처지이지만요 넘을 산이 남아 있다는것 또한
대견스러운거죠.
"만들수만 있다면....아름다운것만을...."
작은것이지만, 하잖고 사소한것이지만....그것들을 만들어 가는
바램과 양에 안차더라도 "이만한것만도~" 감사이 기특하게 받아들인다면
적막한 한세상속에서라도 제 나름대로 살맛을 느낄테지요.
제 맘같이 다 살수는 없는....제 하고픈것만 하고 살수도 없구요
미우나, 고우나...좋든 싫든....애써 살아내는 모습이라면
곡이 마음을 비우거나 욕심을 부러 버리지 않더라도
바로 그것이 아름다운 마음이 아닐까요?
헛허허허
말은 그렇게 합니다만....정말 쉽지는 않겠지요?
헛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구월...촉촉한 갈바람이 들녁에 스치듯 하네요.
이 가을엔 꼭 이쁘고 좋은것들이 두루 친구님들...모두에게
한아름 되어지시기를....
2005. 9. 1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
까망가방하양필통님~
답글
오래간만에 시작한 블로그 여행....
까망가방하양필통님께 들려 글을 읽어 내려가며 가슴이 뭉클 했습니다.
가장 불행할 것 같아 보이는 장영희교수 같은 분이 행복과 열정을 노래하는가 하면....
그 분이 소개한 서양동화 "벨벳토끼"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에 새겨 놓았는데...
그 말이 생각났습니다.
마치..그 말이 옳음을 증명 받듯이....
진짜 토끼가 되고 싶어하는 그 토끼에게 장난감 말이 "네가 주인인 아이의 진정한 사랑을 받으면 너는 진짜가 되는거야"라고 말 하자...
그럼 어떻게 사랑받을 수 있냐 묻는 토끼에게 한 장난감 말의 말...
"깨어지기 쉽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갖고 있고, 또는 너무 ㅣㅂ싸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장난감은 진짜가 될 수 없어. 진짜가 될 즈음에는 대부분 털은 다 빠져 버리고 눈도 없어지고 팔다리가 떨어져 아주 남루해 보이지. 하지만 그건 문제 되지 않아. 왜냐하면 진짜는 항상 아름다운 거니까......"
진짜는 다 아름다운 것....
히히^^ 도대체 무슨 말을 제가 중얼 거리고 가는건가요??? ㅋㅋㅋ
그냥 그렇다는 거지요. 뭐.히히^^ -
제 맘같이 다 살수는 없는....
답글
제 하고픈것만 하고 살수도 없구요
미우나, 고우나...좋든 싫든....애써 살아내는 모습이라면
곡이 마음을 비우거나 욕심을 부러 버리지 않더라도
바로 그것이 아름다운 마음이 아닐까요?
공감하며..
요즘 에밀아자르의 자기앞의 생을 읽고 있어요
9살 인생이 어쩌면 그리도 험난한지..
그래도 그 영혼은 맑고 투명하기 그지없더라구요
저도 요즘 그러면서 살아요
이만한것만도 감사하지..그렇지..
9월 잘 맞이하셧는지?..
저는 첫날 부터 바쁜일로..
어제 몸이 안좋아 모두 마치지 못해 새벽을 깨웠답니다
잠시 멜에 들어갔다가 날아온 뉴스레터가 보이길래..
커피한잔 놓고갑니다
새로이 맞은 9월..행복하세요^*^ -
돌아서 뉘우치지 맙시다
답글
밤이 가고 새벽이 온 뒤에도 후회하지 맙시다.
만들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기억 만을 만들며 삽시다.
아름다운 노래와 이말들을 마음에 담고 살고싶네요
까방님! 그렇게 땀을 흘리면서 직접 무거운것을 출고하시는 까방님의
그 마음이 더 아름답습니다 뉴스에 보니 추석인데 임금을 받지못한곳이 있다는것을 볼때면 우선은 근로자들만 생각했는데 까방님의 글을읽으면서 사주들의 고생하는것이 눈에
보이네요 찬사를드립니다 지난번에 사모님께서 수술하신분으러 기억되는데
지금은 완전히 건강해지셨는지요? 많이 먾이 사랑해주세요 사랑으로 모든것을
치유할수있다고 하더군요 모든가족이 늘 행복하시고 영육간에 강건하시고 사랑하세요
기쁨축복을빌어요 샬롬~~~ -
Boramirang2005.09.03 13:44 신고
까망가방하양필통님!
답글
길고 힘든 여정속의 탈출이라는 환호에 안도감이 듭니다.
열쉬미 사시는님이 보기 좋습니다.
젤 아래 그 여유를 보여주는 서서 먹는 간식...
할 수만 있다면이 아니라
가능하지 않은일이 없다지만
주변에는 쉽지만은 않은 일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도종환 님의 글과
까망가방하양필통님의 단상이
이 계절 주말과 잘 어울립니다.
음악이 넘 좋습니다.
삶속의 찌꺼기가 주말에
다~ 씻기는 상쾌함을 맛보시길 바랍니다.
특별히
님께서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느끼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그리고 "나비".... (0) | 2005.09.11 |
---|---|
마음 속에 정갈한 그릇을 하나 갖고 싶다. (0) | 2005.09.06 |
" 아버지와 나 " (작사 신해철) (0) | 2005.08.27 |
" 언제 한번....." (0) | 2005.08.22 |
"A lover's concerto" (0) | 2005.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