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에 맑은 거울을 하나 갖고 싶다.
맑아서 눈물이 돌고 그리워서 사무치는가을 하늘처럼 깊어졌으면 좋겠다.
얼마나 쉼없이 갈고 닦아야 가을 하늘처럼 될까. 들여다 보기만 하면, 미소가 퍼져 흐르고,
음악이 울려나올 수 있을까.
삶의 속기와 얼룩이 더덕더덕 묻은 거울을
깨끗히 닦아내고 싶다.
마음 속에 종을 하나 달아두고 싶다.
한 번 울리기만 하면 고통과 슬픔도 사라지고
마음 속으로부터 깊은 향기가 퍼져 나왔으면 좋겠다.
듣기만 해도 낭낭하고 은근하여서 마음의 문이 열리고,
신비음을 들을 수 있는 맑은 귀가 있었으면....
어떻게 하면 양심의 종을 달아놓을 수 있을까.
일만 관의 허욕을 버리고 일만 관의 적선(積善)으로
종 하나를 만들 수 있다면,
한 관의 적선도 못 가진 나로선 이룰 수 없는 일이다.
마음 속에 종을 울려서,
또 울릴까 귀대고 들어보는 은근한 그리움으로
누구에게라도 다가가 다정히 손잡고 싶다.
마음 속에 정갈한 그릇을 하나 갖고 싶다.
늘 비워 놓되,
가을이면 석류나 모과 몇 알쯤 담아두어도 좋으리라.
인생이란 그릇 하나에 무엇을 담아놓을 것인가.
무소유(無所有)도 결국 하나의 소유 형태며방법이 아닌가.
누구와도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담아두는 그릇이었으면 한다.
마음 속에 옹달샘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매마르지 않게 청신한 물을 마시고 싶다.
욕망과 이기의 갈증을 말끔히 없애주고
마음에 묻은 얼룩과 때를 씻어주는 샘물이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정신이 향기롭고 쇄락해지는 샘물을 뿜어낼 수 있을까.
고통의 신음을, 번뇌의 신열을, 후회의 눈물을
씻어주는 청량의 샘물이 될 수 있을까.
마음 속에 꽃을 하나 기르고 싶다.
평생을 두고
한송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거두기를 원한다.
한 송이의 꽃과 한 알의 열매를 맺기 위해선
진실하고 겸허해햐 한다.
성실의 땀과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야 한다.
자연에 순응하면서 자신의 생명력을 다 기울여,
집중력을 투입해야 한다.
진실한 삶의 발견과 깨달음으로 얻은 빛깔과 모양으로
일생의 의미와 향기를 담고 싶다.
눈에 잘 띄지 않으나 내 인생의 성실과 명상과
눈물로 피워놓는 풀꽃이고 싶다.
나는 가을 하늘같은 일생을 갖고 싶다.
가을 하늘과 같은 거울을,
옹달샘을, 정갈한그릇을, 꽃을,
그 하늘 속으로 들려오는 종소리를......
수필가 정목일
담아두고 싶은 마음이네요.
그래서 퍼왔습니다.
아무런 마음을 잠시 비우고 찬찬히 읽어내릴제
투명한 부심속에 정갈하고 소담한 그런 기분에 참 맑다 하는그런 마음에 젖어드네요
정목일님 수필은 어쩜 어떤 종교적 차원의 선문답같이
혼자서 묻고 답하고 그러고 싶다는 自我적 다짐을 소탈하게 내보이는것 같아요.
비단 이 글과 마음의 바램은 정목일님만이 아닐거예요.
정목일님 또한 자신의 작은 바램같이 잔잔히 읊조리셨지만요
누구나다, 여러 모두가 작은것에 집착하고 연연하는 욕심을 비우고 害가 되지 않고,
스스로가 맑아진다면 ....하는 조심스런 권면같아요.
맑은거울, 종, 정갈한 그릇,옹달샘, 꽃, 가을하늘같은.....
잠시 멈추고 가만히 둘러보면 쉬이 접할수 있는, 아니면 조금만 더 수고를 더한다면
가지거나 만날수 있는 보통것들이네요.
그렇죠?
마음이라는게 참 요상한 물건은 물건이에요.
때에 따라선 도시 이해가 안되리만치 델리케이트하구요.
변덕에, 투정에, 그리고 시샘도 빼놓을수 없구요.
하지만 이런것들을 무조건적으로 배격만은 할수없지요.
그 또한 살아내는 살이에서 적당한 모티브와 양념이 되는것들이니까요.
없다고 상상을 하면 참 싱거운 살이일거라 생각되네요.
아무려나....그러하여도,
정목일님의 글은 살아오면서 숱한 사연과 얼룩된 덕지덕지한 마음을
이 가을에 정갈하게 다독여보자 하는 그런 귀띔인것 같습니다.
맑은거울 하나, 종 하나, 정갈한 그릇 하나,
옹달샘 하나, 꽃 하나, 가을하늘 같은 일생....
한사람이 다 가져가 버리면 다른사람이 가질게 없어지니까
몇개씩만 골라 담으세요.
헛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2005. 9. 6 이른 아침,
창바람이 제법 쌉쌀하네요.
뜨거운 커피 한잔, 갈心담아 한잔 하시지요.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느끼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멸의 이순신"...."움메나 빡신지"...(퍼온글) (0) | 2005.09.15 |
---|---|
비....그리고 "나비".... (0) | 2005.09.11 |
"만들수만 있다면....아름다운것만을...." (0) | 2005.09.02 |
" 아버지와 나 " (작사 신해철) (0) | 2005.08.27 |
" 언제 한번....." (0) | 2005.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