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原所見(중원소견)-
1.
선풍기를 틀어 놓으니 촛불이 자꾸 꺼져서
딴엔 머리를 굴려 초를 스카치테이프로 빙둘러 감았다.
바람을 막아주어 괜찮기도하고 의외로 투명한 빤짝임이 신기스럽다.
퍽오래전 산행시엔 으례 초록 사이다 피이티병을 반 잘라서 촛토막을 끼워
텐트 주위에 두세개 켜둔 그 푸른 신비스럼을 떠 올리게 한다.
2.
저녁나절 서녁하늘에 먹빛으로 잔뜩 찌푸린걸 보았는데, 비가 올지도 모르겠다.
비가 온다면...? 전철을 놔두고 차를 가지고 퇴근해야쓰겄다.
오래된 테프지만 심수봉의 "그때 그사람"을 틀고....심수봉의 간드러지고 코맹한
노래는 해를 더할수록 꼭 나한테 불러주는양 싶어 더 짠한다.
3.
노래...가요....이왕 노래 얘기가 나왔으니....
서울 올라오기전엔 출장길에 그냥 바람소리따라 틀곤 했는데,
봄,여름,가을,겨울....이 몇번 바뀌도록 강변길을 오가다 선착장에 머무러
노을에, 장대비에...질척거리는 미끌림에 한개피 사루어 노래 하나 배운게 있는데
그게 방실이의 "서울탱고"다.
4.
업무마치고, 뒷정리하고....친구 사장이랑 저녁에 반주 한잔 할때도 있고 해서
대략 7시반에서 8시쯤이면 빈 사무실에 리턴 한다.
그리고 메일, 칼럼을 훑어보고 카페에 잠시 들리고...일상같은 일과다.
적잖은 시간의 소모이고 꽤나 붙들어 매인다.
그래서 간혹 칼럼을 쉬는가 보다....붙들린 만큼 뭔가는 상대적 소홀해지니까.
난....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여기 새친구들이 그냥 반갑고 오롯한 마음이다.
혹간엔 요상하게 보는이도 있을테지만, 그래도 여기 친구만큼 떳떳한 친구 없다.
5.
달포됐다...집에 내려가지 못한지가. 뭐라헌들 이유있는 이유는 안될것이다.
이제... 일곱달동안 빈수레로 덜컹되던 사업이 비로서 윤곽이 보이고 입질을 한다.
맘졸임과 딴엔 애쓴덕택에....행여 입으로 복이 샐까봐 꾸욱~ 다물고 있다.
이달이...비로서 한바퀴 돌아낸 기분이다.
이 나이에도 일을 가진다는게 요즘같은때엔 감사함이기에 게을리 할수가 없다.
문득...마주보고 따라하기 게임이라도 같이할 친구가 있었슴 하는 생각도....
헛허허허...그렇다는게다.
6.
누군가가...나보고 유머러스 하다고 했다. 참 반가왔고 기분 좋았다.
어둑한 빈 사무실에 촛불하나 켜고 쥐짜는듯한 궤양을 쓸어내며
왜 태어나갔고, 왜 장가는 들어갔고...하고 물릴수도 없는 바보천치같은 생각도
때론 한적이 있었다.
하여도, 깨알깨알 글을 적을적이 젤루 착하단 착각속에 오늘도 주절주절...
글고...이마마한것만도 가암~사 하고지고.
뒷모습의 남자-따오기님 칼럼에서
René Magritte's Not to Be Reproduced (La Reproduction Interdit)
7.
뭔가가 잡아당기는듯한 섬뜩함에 다시금 뒷모습 남자를 힐끔 한다.
단정하면서도 차가운 외로움이 느껴지는.... 까만 머리가 뭔가를 증폭시키고,
거울에 비쳐진 또 다른 뒷모습은 거부하는듯한 비웃음 같은.
찬찬히 한개피 사루어 뒷통수를 째려보았다. "어딴 생각을 갖구 있을까나..."
많이 수상하게 느껴지는....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8.
오늘은 청주,보은, 영동 찍고 돌아...오는길엔 청주 뒷켠에 상당산성을 넘었다.
무지 오랫만에...넘는다. 꼬불하고 가파르고,좁다란 산성길 그늘은 낭만이었다.
파전 한부침에 산성 막걸리 한사발 걸죽한 그 상상을... 입맛다시며.
문득...그간에 소홀하고 잊혀졌던 내 길들을 다시 둘러보고픈 충동이 인다.
9.
"서울에 의한, 서울을 위한, 서울의 서울...."...서울은 뉘 뭐래도 서울이다.
서울 올라온지 햇수로 오년이고.....칼럼에 첫글 올린게 2001년 1월이다.
당시 첫 겨울....무쟈게도 눈이 나렸다. 낮엔 눈쓸기 하고 밤엔 칼럼을 썼다.
아직도 낯설기도 하고 어줍잖다. 또한 한편으론 서울의 멋도 눈에 차기 시작한다.
어차피 서울살이라면 서울사람이 되어야 하건만 여즉 겉돌듯 하니....
역시 서울은 서울이고,,,서울사람들은 역시나 특별시민인것을...헛허허허
2004. 6. 10
까망가방하양필통
엊그제부터 한줄 한줄 써둔것을 모아봄입니다.
하루 하루가 정신없이 지난쳐도 때론 이차저차한 맘에 다소 심드렁 할적도 있지요.
그래도 칼럼동네에 들어서면 우째우째 시간가는줄 모르고 지납니다.
새론것도 읽고 친구들과 정분도 나누고, 또 지나진것도 꺼내보곤 혼자 웃기도 합니다.
"그땐 그랬나?...그랬었구나" 하고요.
"겨울바다와 좋은 친구가 공통점은
별로 특별한게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겨울바다와 좋은 친구가 좋은것은
항상 변하지 않고 그자리에 있다는것이다."
윤주송님의 칼럼에 김제동 어록을 퍼온것을 다시금 곱씹어 봅니다.
정말 참, 말을 맛깔스레 잘합니다...김제동씨요...
이슥한밤, 커피 한잔에 좋은 칼럼친구들을 떠올려봄은
언제나 뽀송하고 "화"합니다. 물론 감사하구요.
헛허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오늘도 좋은 맘^^
-
그러게나 말입니다
답글
이 신새벽에 깨어 무얼하고 있는지..
그냥 잠이깼어요..
제대로 잠을 못자서 인지 머리는 무겁고 아프고..
이공~~
오늘하루가 무지 힘겨울듯..
고스란히 일상을 엿보네요..
방실이님은 좋겠어요..
이렇게 오래도록 이뻐해주는 까망님계시니ㅎㅎ
사업이 잘 되고 잇다니 반가운마음..
어서 맘껏 활짝 펼쳐지길..
저 남자의 뒷모습..
냉정해 보이네요..
따스한 온기 하나없이..
근데 다시보니
외로움에 눈에 눈물이 한방울 정도 있을것 같기두 하구..
몬가를 후회하고 있는것 같기두 하구..
조은아침 열고 계신가요..?
저도 스트레칭이라도 해야할까바요..
몸이 여엉~~~~~~~~~~@
칼럼의 모든님들이 까망님처럼 조은맘이었으면 좋겠네요..
조은날 되시구요^^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06.10 07:15
답글
으스름한 젯빛 하늘이 어느새 파랗고 부신 햇살을 쏘아댑니다.
노란 아침햇살 저어내어 커피 한잔을....
노을님....일은 놓아본 사람이 더 소중하고 고맙게 여기지요.
주위에 저보담 많고 적고를 떠나 아직 일을 갖지 못한 사람들을
적잖이 봅니다. 안타까웁지요.
저희 사업은 그간에 애쓴 보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감사하지요. 이제부턴 더 열심히 뛰어야지요.
크리스마스 안에는 집엘 가기는 가야 하는디....헛허허허허
미류님^^ 굳모닝..
저 남자의 뒷모습....정말 박절하게 냉담하게 거절하고 나가는
그런모습 같지요?
또 차마 내비치지 못한 울음을 삼키려 벽을 본체...
눈을 꺼먹거리고 있는것 같기도 하구요.
자 기지개 한번 쭈욱 펴시고...노란 아침햇살을
두팔로 가득이...헛허허허 -
이리 저리 남들 이야기를 엿볼 때면 모두가 힘든 시기인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답글
^^ 그래도 까망가방하양필통님은 그 여유만큼이나 사업도 잘 되신다니.. 기쁩니다.
갑자기 최유나의 반지가 듣고 싶군요.. ㅡㅡ;;; 왜?
커피 한잔 옆에 두고 오후의 졸림을 이겨보고 있습니다.
흠~ 역시 전 잠이 안 오는게 아니라 잠자기를 싫어하는 부류인거 같아요..
"적잖은 시간의 소모이고 꽤나 붙들어 매인다.
그래서 간혹 칼럼을 쉬는가 보다....붙들린 만큼 뭔가는 상대적 소홀해지니까.
난....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여기 새친구들이 그냥 반갑고 오롯한 마음이다.
혹간엔 요상하게 보는이도 있을테지만, 그래도 여기 친구만큼 떳떳한 친구 없다."
-.ㅜ 정말 감동적이라니까요..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06.10 23:03
한참...잔뜩 써둔 덧글인사말이 졸다가 까막 날라가 버렸어요.
답글
에구구구~~~이런 하고 황당도 하지만요
다시금 한번더 친구들과 중얼거림 또한 밉지 않네요.
친구들이 저를 떠올려줌이 참 감사하고 고마와요.
저는 그 떠올려주는 氣로 모아 모아~ 열심히 씩씩하게 살거든요.
헛허허허허...진짜루 그래요.
따오기님 사진...뭔가가 맘같다 하는 어떤 이끌림에 퍼왔어요.
등돌림은 거만하고 건방스러울수도 있지만 뭔가 처연한 느낌도 드네요.
폴로님....우린 그런 같은 518세대? 그쵸? 이만한 나이에 다시금
직장이라는 일거리를 가짐 또한 감사를/ 폴로님도 화이팅^^
햇살님 다녀 가셔군요. 언제나 다독이듯 이끌어 주셔서 감사하지요.
담에 모임 가실적엔 저도 꼭 데리구 가주셔요^^
수기안인님...요즘 젊은 사람들이 더 갈팡질팡 하네요. 마땅한 일자리도,
맘 둘데도 없다보니....힘들어 하네요...담에 최유나의 반지 틀께요^^
영수님...겨울바다와 좋은 친구는 특별한게 없어도 살가웁고 좋아하지요.
서울탱고는 간혹 따라 부르곤 합니다. 거기에 내가 있기에....
난초향님...바쁘신데 왕림까지 헛허허허
여름밤은 무덥기도 하지만 싱그러움 또한 선선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06.12 17:41
토요일 오후나절...
답글
주말이라지만 내일 코엑스전시회 준비차
어정쩡한 오후나절입니다.
하지만 조용한 정적은 그 자체로만으로도 훌륭한 쉼이지요.
오후나절...노란 햇살담긴 커피 한잔을 드립니다.
미아님..칼럼친구들...손에 만져지지도 않는 그런 친구들이지만
안보면 우띠 궁금하고 보고잡고 하네요....중독성(?) 친구들
헛허허허허
아니님^^ 많이 반가웁지요. 그간도 자알 계셨나요?
졸다마다....하여 딥다리 눌러댔군요. ㅎㅎㅎㅎ
들꽃풍경 촛불모임....의외로 신선하고 그윽하였던것 같네요.
어쩜....풍경뜨락을 웬통 뜸을 떴으니...헛허허허
아네스님...^^ 이틀간의 홀연한 벗어남속에
되돌아본 지난 발걸음이 괜찮으셨습니까?
간혹은 눈 딱감고 훌훌 벗어나 마음을 식히는것도 좋고말고요.
저는....해탈과는 감히 먼..보통 아.자.씨 라지요 헛허허허
수기안인님^^
서로의 가진것을 나눔은 좋은 기분입니다.
수기님도 나름대로 가진것을 여기 칼럼에서 나누시고있지요.
공감하고...수긍하는 그 마음 또한 나눔의 하나이라지요.
조용히 눈으로 다녀가신 친구들의 눈빛이
언제나 고마운 맘입니다 -
초록피아노2004.06.13 22:42 신고
헛허허허....그렇다는 겝니다. 구수한 끝말이 너무 다정스러워 꼬리말 등록 버튼을 살짝 눌러보고 갑니다.
제가 왜 좀 더 일찍 이 방을 찾지 못했을까요. 이렇게 정답고 구수한 방을...
자주 들를테니 저도, 그 둥그레 어깨동무놀이에 끼워주심 더 바랄것이 없겠습니다.
헛허허허, 그렇다는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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