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끄트머리에서
올해 마무리를 하는 야영 이라 하겠다.
동절기로 본격 들어서면서 비로서 한탄강이 가장자리부터 얼기 시작 하였다.
미끈 거리는 하얀 빙판위로 걸어보기도^^ 그리고 달음질 하면서 미끄럼도 타 보았다.
이만하면 주책스럽다 함이지만 빙판위에서 미끈거리는 그것 자체만으로도
미나리꽝에서 얼음타다가 넘어지고 손이 곱았던 그 기억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얼어붙은 한탄강
강가에 자리를 잡고
빙판위에서 넘어져서 멍들고 다치기도,
그리고 얼음이 깨져서 발이 퐁당 빠지기도
장작불에 말리다가 양말 을 태워먹기도 ㅎㅎㅎㅎ
강가의 눈과 얼음은 추억을 소환해내는 꺼리로서 늘 재밌다^^
맨날 같은 코스 둘레길 걷기
그래도 이번 둘레길은 지난번 소복하게 나렸던 눈이 아직은 쌓여 있어서
하얀 겨울풍경에 그림자가 신났다 ㅎㅎㅎ
은대리성을 지나며
강변따라 이어진 데크길도 하얀게 눈이 덮여있다.
편지 / 윤동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詩 / 이효
아무도 밟지 않은
눈 덮인 산길
홀로 오르며
첫 발자국 찍는다
산길을 따라서
찍어놓은 헐렁한 발자국에
마음을 들여놓는다
하늘과 땅과 산이 알몸으로 만나고
부끄러움이 고요해지는 순간
서쪽하늘 붉은 노을
저만치 캠핑장이 보인다
왕복 2시간.....별로 많이 걷지 않았는데도 뻐근하다.
스산한, 웬지 쓸쓸해 보이는 강변 풍경에 착잡하게 가라앉는 마음이다.
이렇게 한해가 가는구나....
반 영
여름철엔 물살이 있어서 어른거리게 보이는데
겨울철엔 느릿한 물살에 반영이 비치어 수묵화 를 보는듯 하다.
야영장 . 불 멍
잔망루피랑 불노리, 빛노리^^
.
야영장에서 조금 떨어진 송어 낚시터에 직원 가족이 낚시를 한대서
눈꼼만 뗀체로 낚시터로 갔다.
폼생 폼사 ^^ ㅎㅎㅎ
직원이 잡은 송어랑 근처에 낚시하시던 분이 몇마리를 더 앉어주어
비닐봉다리에 담아(얻어) 왔다.
오는 내내 봉다리 안에서 퍼득거리는데 미안하기도 하고......좀 그랬다.
그작년에 집사람과 같이 낚시 따라 왔다가
단 한마리도 못잡았던 기억이 난다 ㅎㅎㅎ
집으로 오는길에
양주 회암사지를 잠깐 들렸다.
수년전 하얀 눈이 소복하였던 천보산 산행을 하였었다.
이번엔 산행이 아니고 하얗게 눈 덮힌 회암사지만
한바퀴 돌아 보았다.
회암사
양주 회암사지는 고려 말∙조선 초 최대 왕실 사찰이자 대표적인 선종사원 유적이다.
창건 시기는 기록을 통해 12세기로 추정되며, 고려 말 인도의 승려로 회암사에 머물며
불법을 전파하기도 한 지공선사의 말씀에 따라 나옹선사가 14세기에 중창하였다.
조선시대에는 무학대사가 머물러 태조 이성계가 자주 행차하였으며,
상왕으로 물러난 이후에는 이곳에 머물렀다. 이후 효령대군, 세조의 비인 정희왕후,
중종의 비인 문정왕후 등이 회암사에 대규모의 불사를 단행하여 전국 제일의 도량이 되었다.
17세기까지 역대 왕과 왕비들의 위패를 봉안했던 어실까지 있던 조선 왕실불교의
중심축이었으나 문정왕후 사후 오래 지나지 않아 억불정책과 원인 모를 화재로 폐사되었다.
주변 문화재
지난 24년은 인삿말로만 다사다난한 한게 아니라
실제로 다사다난한 한해로 여겨집니다.
그래도.....이만하게나마 지내었음이 다행이고 감사함이네요
스스로 애썼노라고 자위해 봅니다^^
지난 12월 말,
한해의 마무리로서 한탄강에서 야영(차박)과 둘레길을 걷고
불멍을 하면서 이차저차한 심사를 달래었습니다.
내안 어디엔가 박혀있을 편린같은 시리고 하얀 마음일랑
조곤조곤 다독여 주었네요.
2024. 1. 3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p.s
가뜩이나 비상계엄 사태로 하수상한 시절에
청천벽력같은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온 국민이 거의 멘붕 상태에 빠진듯 합니다.
어쩌다 이런일이..... 참담한 심사를 숨길수 없네요.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 위로의 맘을 표합니다.
( 본문과 관련없는 댓글은 별도 보관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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