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힘든 하루였지요.
이차저차한 맘에 휑하게 날이 새네요.
그냥 펼쳐본 메일함에 들어온 칼럼하나....이밤중에?...
이 꼭두새벽에?
"어제를 버리는 오늘
내일을 담는 오늘
파릇한 내 봄날의 새꿈은
탱글탱글한 알을 낳고
색깔곱게 부화되겠지?
버리고 담고...
그러면서 꿈꾸는거야......"
한줄기 "화"한 박하향같은 청량감에
밤새네 찌뿌둥한 마음이 퍼뜩 하네요.
몇번을 입속으로 뇌아려 보다가 탱글탱글한 알을
까망가방속에 숨겨 담아냅니다.
칼럼을 기웃거리다보면 정말 모두가 각기의 독특함과 멋으로
자신만의 얘기를 혼잣말처럼,
또는 하얀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누구랑 도란도란 얘기 하는것을 봅니다.
화선지에 차츰 번져나는 먹물같이 아련한 마음이 잔잔하고요....
약콩 볶듯이 콩!콩! 튀는 발랄함과 의외의 돌출은 덩달아
콩콩하게 합니다.
그뿐만 아니죠.....거기엔 살아내는 정과 우리들의 수다가
참 살가웁기 그지 없습디다.
물론, 때론 고뇌하는 숙연함과 일탈의 처연함이 있지만요.
비록 깨알깨알한 글자들의 나열이지만 거기엔 생동하는 숨소리를 봅니다.
적어도 그 작은 시간과 손뼘만한 모니터 공간이지만 함께하는 공감과 포용이
차라리 사랑스러웁다네요.
여기 여러 친구들....정말 여러 친구들이지요.
바쁜 하루 일과에 떼밀려....하루 이틀 건너뛸때도 있고
또 잠시의 틈새에 얼른
건성으로 훑어보는 때도 없잖아 있어요.
어쩔땐 촛점흐린 눈망울로 멀뚱히 바라보다 덧글달 기력이 내키지를 못해
내심, 들킨맘처럼 멋적고.....민망하고....
그래두요....반가운 아이디를 한참을 만지작거린답니다.
그랬어요 헛허허허허
늦은시간...비어진 공간에 정적은....언제라도 좋다지요.
"도대체 혼자 거기서 뭐하냐?"는 친구들의 핀잔은 안중에 없답니다.
조금전엔 헤프닝이....
친구사장이 거래처 손님하구 한잔하구 들어가는길에 사무실에
전화를 했는데요.
물론 안받았지요, 사무실 불도 얼른 죄다 꺼버리고....
근데요, 뭘 가질러 들어왔는지 사무실 키를 따고 불을 켜고선
무지 서로가 황당했지요.
컴 앞에 엎드려진 내 모양새를 보더니 대뜸,
"아니~ 너 거기서 원조교제하냐? 연애하냐?...뭐가 있긴 있구만...
쯪쯔쯔쯔"
"아따...니만 재미보지말고 ....좋은거 있으면 쫌 나한테도..."
하고선 냅다 모니터를 뚫어져라 탐색하며 꼬투리를 잡는폼입니다.
"뭣이다냐~?"
"뭐긴~ 암것도 아니다니께~"
한참을 뭔가를 찾아내려는 듯이 모니터를 째려보더니만
지도 할말없는지
"어잉~ 염병~ 탱글탱글 좋아하네~ 영양까도 한나도 없구만...
얼릉 가서 잠이나 자야~
낮에 하품하지말고...."
지는 멋적어서 웃고 나는 꼬소해서 웃고 둘이 핫하하하하 웃었답니다.
친구는 하숙방으로,
나는 11시도 안됐는데 억지로 쫓겨나 숙소로 갑니다.
헛허허허허....오늘 우낀날^^
2004. 3. 10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윗부분 "어제를 버리는 오늘....그러면서 꿈꾸는거야......"는
미아님 칼럼에서 얼마전에 퍼다놓은 글입니다
- 같이 듣지요...
- 긴 잠에서 깨어보니 세상이 온통 낯설고
-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이 없어 나도 내가 아닌듯해라
- 그 아름답던 기억들이 다 꿈이었던가
- 한마당 타오르던 그 불길이 정녕 꿈이었던가
- 누군가 말을 해다오 내가 왜 여기에 서 있는지
- 그 화려한 사랑의 빛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 멀리 돌아보아도 내가 살아온 길은 없고
- 비틀거리는 걸음 앞에 길고 긴 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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