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들은 허리 세우고 머리에 푸르름을 이고 새들을 기르지만,
사람들은 허리 세우고 이 세상에 무엇을 주었는가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불현 사람이라는 이름에서 찾아오는 생소함. 무겁더군요.
하늘은 맑았고 바람이 상쾌하게 옷깃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힘들었습니다.
직립은 순간, 가슴을 누르는 하중이었습니다.
그래도, 사람은 아름다운 이름이라며 서둘러 그 곳을 벗어나야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를 걷다가 풀섶에 누워 잠이 들었지요.
혼곤한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저녁노을이 산능선을 태우고 있었지요.
사람의 가슴을 태우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또 부질없는 생각을 했지요. 저는 늘 그랬습니다.
1957
어느 새 48년을
걷고 있다
한 사람을 사랑하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아이를 낳으면
마음은 고요한 호수를 닮아
한 곳에 머물 줄 알았다
허나 삶은 정착되지 않는 행려의 기질을
끝끝내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하루에 돌멩이 몇 개를 쌓았으면
웬만한 탑 몇 개는
만들었을 시간이다
48년을 걸어서 무엇을 이루었냐고 물으면
아직도 걷는 재미로
산다고 한다
우습다, 우습지만
삶이 좀 싱거워야지
뭐 그리 들볶을 일도 아니다
-신광철 드림
신광철님은 소설가이십니다,
우연한 기회에 같은 카페활동을 하면서 뵙고 서러 인사나눈터입니다.
마음씨가 참 여리고 유순하며.... 어둠 깊으면 서둘러 집에 간다며 나서는
가정적인 평범한 아저씨라지요.
신광철님은 풍수,도참에 상당한 공부를 하고 그 신비한 식견에 스스로 놀라십니다.
그분과 밤 이슥하도록 여러 얘기와 의견을 신중하게 나누었던적이 있었지요.
그분의 얘기로는 사람믜 인생이란 정해진 길을 가는 삶이라 합니다.
정해진...그길로 갈수밖에 없는.....타고난 어떤 숙명같은거라 합니다.
곡이 여기서 사주니...팔자니....풍수니...주술....토정비결...격암유록...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등
그리고 신의 섭리를 믿는 많은 종교집단의 주장하는 바에서 여차저차 열거하지
않더라도
인생은 "어떤 길을 가는 삶이"이라하는데엔 다들 같은 맥랍입디다.
이왕이면 가는길에 이쁘게들, 아름답게들...또는 보란듯이...그리고 의젓하게들
폼잡아 가는것이나 깊은 깨우침을 부득히 알고서부턴
선하고 義로운 길을 가려는 사람들의 혼합체라 여깁니다.
제가 감히 여기서 어떤 "學"을 論하거나 피력하고자함은 아니고요~
신광철님의 말씀중에 쉬운말이면서도 많이 정감이 가는 말씀 한귀절이 유난하다함에서
고개가 절로 주억거려지기에 새삼 맘에 담아보려는데 있네요.
"아직도 걷는 재미로
산다고 한다
우습다, 우습지만
삶이 좀 싱거워야지
뭐 그리 들볶을 일도 아니다."
그렇죠?
그리 생각을 접으면 세상의 모든 고뇌와 역경을 혼자 짊어지고 가는양
힘들어하고 자포자기 하는 그맘이 어찌나 부끄러운지요.
" 싱겁게 살면 되는것을....걷는 재미로 그냥 살아간다면...."
아니될일도 아니겠더라 하는 편안한 마음에 한웃음 지으며 마음을 고쳐잡습니다.
주어진 제 그릇에 양껏 담아내어 산다는거라지요.
헛허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3월 들어서서 유사이래 백년만의 큰눈이 나리었다며 온통 큰 재난에 야단입니다.
인생에도 질곡이 있듯이 대자연의 섭리에도 질곡이 있나봅니다.
인재다 뭐다 하지만 그또한 어떤 순리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혼자서 끄덕거리고, 혼자서 수긍하고, 혼자서 그렇다네요 하고
몇자 적어봄입니다.
그래도 살아냄은 살아갈만 하노라며.....
2004. 3. 8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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