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락이 있는 토담집
전 길따라 그냥 잘 쏘다닙니다.
간혹은 외진 샛길을 가다가
또는 후미진 야산 자락을 감아내노라면
고런 고런 조막만한 집들이 십여가호 흩어져있는
반은 허물듯한 누덕누덕한 토담집들을 봅니다.
그나마 인기척이 배어진 집은 거기서도 몇 안됩니다.
농사일거리가...그러려니 하여 살아낸 노친네의 손길이 멎어지면
그길로 잡풀에 무성함과 허물듯 기우는 빈집만이
휑하게 정지되어 있지요.
가다가 멈추어 주위를 은근히 두리번한후 빈마당에 차를 받치고선
슬그머니 덜래덜래한 봉창을 밀쳐 보거나 뒤안도 어슬렁 거려 봅니다.
으깨진 항아리 파편이나 허리춤까지 차오른 잡풀들이 을씨년스럽고
가마솥이 들어내진 뻥한 부뜨막과 발자국이 어지러운 툇마루를바라볼때면
참...허허롭다 할적이 있지요.
한때는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집터임에도...
언제 그랬냐 싶은게 좀 안됐습니다
슬그머니...혼자서 두런 두런 합니다.
"툇마루는 쓸만하고 안방,건너방,사랑채는...땜질좀 하구 도배하고,
스레트지붕은 좀만 손보구...치깐도...그럭저럭 한살림 하겠구먼..."
지금이야 그렇질 못하지만 훗날에 맘만 먹으면 내집꺼리 지천에 널려 있으니...
암데나 드러누울수 있다하매 괜히 넉넉한 마음입디다.
헛허허허허 그렇다는 겝니다....
충주호 언저리에 얕으막한 언덕에는
깔끔하고 세련된 새집들이 간혹 있습니다.
거기엔 미루어 짐작할때 정년을 지난 노부부가 자녀들과 별개로
도심을 벗어나 알콩달콩 노후의 여유를 지내는듯 합니다.
크다란 파란색 통유리창과 뜨락엔 깔끔하게 잔디가 가꾸어져 있고
하얀 테이블과 의자가 참 멋지게 보여집니다.
어쩔땐 그 앞을 지나다가 차를 세우고 한참을 들여다봅니다.
멋지고 부럽다 하는 그맘도 있지만 다만 아쉬웁다함은 인기척이 없고
굳게 닫혀진 단절감이 못내 맘에 걸립니다.
부러 한참을 넘겨 보면서...행여...
"뉘신가? 어서 들게나...차라도 한잔 하고 쉬어가게..." 하고 아는체 할까봐
아니...그러하게 되어지기를 내심 氣를 모아 얕은 담너머로 쏘아댑니다.
아직은 성공(?)적으로 그래보지를 못했습니다. 헛허허허허
거기서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답니다.
나는 담에...너무 인적이 없는 그런곳 보다는 오가는이가 꾸준한
산보 나들이나 등산길 초입에 허름할지라도 깔끔하게 하얀페인트칠을 하고
대문도 활짝 열어두고서 누구라서 지나다 기웃대거나 들려낸다면
초록 잔디위에서 방금 내린 헤즐럿 커피를 건네며 두런두런 살아내는 얘기를 나눌겝니다.
"그냥 쉬었다 가게나...차나 한잔 하면서..."
혹간에 알음알음으로 사람들이 들려난다면 더 좋구요....
젊은이나 앳띤 연인끼리 들린다치면 사진이라도 한컷 해줌이지요.
덕분에 돋보기쓴체로 컴을 토닥거려 편지도 한장 보낼수 있다함은
어떤 살아내는 맛깔일겝니다.
그러기 위해선 도둑들이 넘보지 않을정도로 조금은 가난해야 할것 같습니다.
헛허허허허....그런 맹한 생각에 피식 웃곤 했드랬지요.
얘기가 밑도 끝도 없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겝니다
좋은 가을 되세요^^
2002.8.26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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