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서면서....)
빗줄기가 토닥거림이 한결 시원합니다
그렇지만 아랫녁에선 벌써 태풍이 몰아치는듯 합니다
이제...토요일 늦은 오후... 숙소에 도착하여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갈까...말까....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가도 낼 아침에 다시 올라와야 하는데....

그래도....3주째임에,
짤리는것 보담은 제가 빗속을 뚫어감이 낫겠죠? 헛허허허
거치른 빗살이...거친 바람이 불지 않았슴 그냥 눅치고 있었을겝니다
비가 오니까...
바람이 부니까...
뭔가가 손짓하는 그런 야릇한 기분에 휩싸입니다.
어쩜 ... 배회하는 방황의 못된 버릇의 충동질이라죠.
핑계 하여 "헤맴의 美學" 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헛허허허허
버걱대는 윈도우브러쉬따라 한적한 들녁길을
어둠따라 따라가볼 참입니다.
적어도, 그 시간과 공간 만큼은 누구라서 간섭 안하는 내 시간이라해서
빗속을...이왕이면 세찬 빗길을 간다함은
차라리 벌거벗은 홀가분함에 헐렁한 맘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드래도 샛길이나 국도따라 가볼 참입니다
다녀 올께요^^ 헛허허허허
바람불어 좋은 날....가을비 우산속에

(가면서 헤맴....)
토요일 오후...태풍이 몰아쳐 온다함에도 길들이 막힙니다.
아마도 벌초 다녀 오려는 갸륵한 맘인가 하여봅니다.
목동에서 광명,안양,수원까지 밀리는 차에 뒤따릅니다.
고속도로도 적잖이 밀렸다 가다서기를 반복합니다.
손톱틈새도 안되는 창틈으로 바람과 빗살이 화들짝 하기를 수없이
거의 뉘이다시피한 여름나무들이 소스라치듯 안간힘을 씁니다.
휘청대는 차체에 움찔하여 어깨에 힘이 잔뜩 주어집니다.
빗살이 거대한 물보라 되어 헤드라이트에 허옇게 덥쳐
아찔하기도 하지만 영화속의 한 장면 같은 착각에 혼자 기를 씁니다.
마치 주인공이 된 마냥.....헛허허허허
4시간 반 여를 까만 어둠에 헤드라이트에 비친 아스파트의 빗방울 튕김을
망연히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오늘도 걷는다만은 정처 없는 이발길...
지나온 자죽마다 눈물고였다...는
백년설님의 애틋한 마음을 넌즈시 우러보고
인생은 나그네길...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는
최희준님의 하숙생같은 넋두리에 숙연히 젖어봅니다.
아~ 다시못올 흘러간 내청춘...푸른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내청춘...이라고
늙은 군인의 잿빛 마음에도 남 같지 않다하는 맘입디다.
하여도
이마마한 꾸려옴도 딴엔 애썼다 하여 다독이어 갑니다.
(도착해서....)
안간힘(?)을 써서 내 살던 동네에 이르릅니다.
먼발치의 낯익은 불빛과 고가도로와 커브길에 반가웁다 하여
예전 머무르던 충주댐 언저리의 "來美安"카페로 커피 한잔의 마음을
쉬어날까하여 부릉부릉 달려갑니다.
이미 불꺼진 창너머의 어둑함이 못내 아쉬웁다하여 자갈 뜨락에
차를 세우고선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 한잔을 거머쥐어 한개피 사룹니다.
빗살에 촉촉한 주홍빛 나트륨외등이 멀끄러미 쳐다봐줌만도 새록하다하여
핸들에 까망가방을 걸쳐 실내등을 켜고선
손뼘만한 종이에 몇글자 끌적입니다.
이빗속을....
이빗속을....
내 거기 가고지고 하는 그맘따라
내쳐왔더이다.
내살던 동네 떠나진 맘일랑
머리맡에 두고선
잠결에도 그립다 함이거늘
내 동무들 지나진 흔적하며
오가며 손때 묻어진 여린 추억들을
이밤사
되새김질로 보듬어 내외다.
머쓱한 주황빛 외등하나
갈 빗살에 처연하여 호젓함이 더하매
어허라...
찡한맘 어데 두고 갈거나....
헛허허허허...비맞이 굿입니다

빗방울이 튕겨 젖어진 글을 문틈에 끼어두곤 되돌아 나섰습니다
아침에 한강변을 따라 88도로를 달립니다
올림픽대교 너머 63빌딩과 여의도의 빌딩들이 산뜻합니다
먼발치 삼각산은 하얀 구름새로 파란 하늘이 말끔합니다
언제 그랬냐 싶은 휘몰이가 얄미울정돕니다
헛허허허허
2002.9.1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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