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나자는 약속은 강인한 사람 사는 일이란 오늘이 어제 같거니 바람 부는 세상 저 아래 남녘 바다에 떠서 소금 바람 속에 웃는 듯 조는 듯 소곤거리는 섬들 시선이 가다 가다 걸음을 쉴 때쯤 백련사를 휘돌아 내려오는 동백나무들 산중턱에 모여 서서 겨울 눈을 생각하며 젖꼭지만한 꽃망울들을 내미는데 내일이나 모레 만나자는 약속 혹시 그 자리에 내가 없을지 네가 없을지 몰라 우리가 만나게 될는지 지푸라기 같은 시간들이 발길을 막을는지도 아니면 다음 달, 아니면 내년, 아니면 아니면 다음 세상에라도 우리는 만날 수 있겠지 일찍 핀 동백은 그렇게 흰눈 속에 툭툭 떨어지겠지 떨어지겠지 단칼에 베어진 모가지처럼 선혈처럼 떨어지겠지 천일각에서 담배 한 모금, 생각 한모금 사람 사는 일이란 어제도 먼 옛날인 양 가물거리는 가물거리는 수평선, 그 위에 얹히는 저녁놀만 같아서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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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rius ★2005.03.31 00:23 신고
가끔씩
답글
가끔씩 그렇게 시리우스 삶이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추상화속에서
헤매일 때가 있습니다.
이런 시리우스에게 누군가가 한마디 거들더라구요.
철딱서니 없는 배부른 여자라고..
살아냄은 현실이라고..
그 나이에 무슨~~..
할 말이 없어 맞다며 피식 웃고 돌아섰지만
시리우스 마음은 그 순간 참 슬펐더랬습니다.
요즘 어찌 지내시는지요?
왠지 시리우스는 정도 못 붙이고 이렇게 허송세월입니다.
그러다보니 넉넉한 인심으로 주시는 차 한잔을
언제 마셨던가 싶습니다.
건강하시지요?.. ^^*.. -
언제나 이곳에 와서 글을 접하면
답글
마치 넓은세상을 보는듯한 그런 기분이 들때가 가끔있습니다.
아주 너른 들판에서 맘껏 뛰어놀아도
해질녘 어두워져도 무섬하나 밀려오지 않을것만 같은 그런 후덕스러움
아마도 그래서 이렇게 간만에 들려도 편안한가 봅니다.
밤은 깊어깊어 가는데 잠이 오질 않아서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십자수를 놓고 있습니다.
그 싯귀절옆에는 아주 멋드러진 달마대사님 얼굴까지 수놓을려구 하지만
한뜸한뜸 놓는 수라...세월이 한없네요.
지금 편안한 보내고 계시죠..
살짝 다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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