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나립니다
1. 봄비가 나립니다.
모처럼 놀토여서 늦잠을 늘어지게 자고난
까치집 머리에 부석부석한체 일어 났네요.
화장실에서 토닥거리는 소리에 비로서 봄비가 나리고 있슴을 알았네요.
봄비는.... 가랑가랑, 부슬부슬....그리고 추적추적 나리네요. 쉽게 그칠것 같지 않아 차라리 잘됐다 싶어 어덴가를 봄비 마중을 나설까 갸우뚱해봅니다.
불연 어덴가를 크다란 우산을 쓰고 나서고푼 그런 충동이 일렁입니다.
그렇지....사당동 예술의전당에 현대회화전이 있다지... 거기엔 카페 회원이시자 블로거님이 전시를 하신다고....딴엔 기억을 제법 살려서 얼른 카페를 뒤적였습니다.
앗뿔사 이미 전시는 끝난뒤였습니다.
토요일 일요일에 전시회나 인사동을 나설수 있는데 지난주는 어찌어찌 바빠서 못들렸는데....
봄비는 그래도 나립니다.
봄비는 그래도 나립니다.
가랑가랑...어덴들 가라고 나립니다.
그래서 크다란 우산을 들고 폼 잡고 나섰습니다. 길다란 골목길을 걷고 걸어서....
찜질방 사우나에 갔습니다. 그리고 진탕 땀만 빼고 나왔습니다. 나올때도 여전히 봄비는 추적거리며 나립니다.
어데라도 들려볼까나....사우나 건물 앞에서 잠시 골똘해 합니다. 비가 묻어진 바람이 들칩니다. 시원합니다. 개운합니다.
잿빛 하늘을 멀거니 우러르다가 갈만한데가 마땅치 않아서 그냥, 다시금 그 골목으로 되돌아 옵니다. 괜시리 억울한 기분입니다.
헛허허허 그랬습니다.
2. 봄비가 나립니다.
봄비가 나립니다. 비오는날엔 커피향이 저 진합니다. 부러 주전자를 끓이어 뜨거운 커피를 한잔 탔습니다. 믹스커피지요. 오늘따라 젓는 수푼에 회오리치는 잔속의 커피색이 유난히 카페라떼 같습니다. 맥심 봉지 1회용이지만 기분은 카페라테 기분으로 홀짝거립니다. 돈 아낀 착각에 뿌듯하여.... 출근하고 빈 아들방에서 한대 꼬나물었습니다.
보슬비 오는거리 - 성재희
田 友 作詞/ 金仁培 作曲
보슬비 오는 거리에 추억이 젖어들어
상처난 내 가슴은 눈물 뿐인데
아~타버린 연기처럼 자취없이 떠나버린
그사람 마음은 돌아올 기약없네
보슬비 오는 거리에 밤마져 잠이들어
병들은 내 사랑은 한숨 뿐인데
아~쌓이는 시름들이 못견디게 괴로워서
흐르는 눈물이 빗속에 하염없네
3. 눈물의 여인 - 영화
<성재희>가 1960년대 중반에 발표하여 크게 히트한 노래 <보슬비 오는 거리>는 1968년 <최경옥>감독이 발표한 영화 <눈물의 여인>의 삽입곡이다. (제가 중학교 1학년때이니까 따라 불렀던 유행가입니다^^)
http://cafe.daum.net/oldiespop/87he/541
추억으로가는 카페에서 퍼옴
극중, 가수지망생 <김지수>가 부르는 형식으로 <성재희>의 목소리로 여러번 흘러 나온다. “시골 출신의 소녀(김지수)가 아버지(윤일봉)를 찾아 서울로 온다. 소녀의 배다른 언니(조영일)은 신인가수다. 어느날 가수(남진)의 눈에 띈 소녀는 무대에 서게 되고, 배다른 언니의 온갖 중상모략에도 불구하고 가수로도 대성하고, 사랑도 쟁취한다는 ” 현대판 <콩쥐,팥쥐>이야기에 음악을 가미한 작품이다. 신파극 같은 영화....(물론 보지못한 영화입니다만은 추측은 됩니다) "보슬비 오는 거리" 노랫말 작사자 전우(田 友)에 얽힌 기구하고 애잔한 사연에 대해 평론가 구자형씨의 평론을 옮겨봅니다. http://cafe.daum.net/Glade/HLo7/211 호산의 컨튜리뮤직에서 퍼옴 |
보슬비 오는 거리에
추억이 젖어들어 거리에는 이미 추억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추억이 보슬비에 젖고있었다. 순간 거리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메말랐던 추억이 촉촉히 젖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상처난 내 사랑은 눈물 뿐인데 그러고보니 거리에 내리는 비는
어느새 상처난 사랑을 안고 사는 노랫속의 사람에게로옮아가고 있었다. 눈물 뿐인 사랑, 어떤 사랑일까? 묻고 싶지만 왠지 너무 잘 알 것 같은 사랑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 보는 것 아닐까? 아, 타버린 연기 처럼 자취 없이 떠나버린 이제 보니 눈물 뿐인 사랑은 미련과 후회 같은 것들로 꽉찬 슬픔의 길이었다. 요만큼의 희망도 거기엔 아직 없는 것이다. 미소도 목소리도 이젠 없다. 그것도 아주 오래 된 것 같다. 그래서 허공만이 공허한 것이다. 그 사람 마음은 돌아올 기약 없네 실제로 그랬었다. 전우의 부인 안문희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결혼 하기 위해서 전우는 고교시절, 대학시절 엄청난 량의 연애편지를 썼다. 그의 작사 대부분 에너지는 그곳에서 비롯됐다. 아무튼 안문희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대신 정신적인 병을 앓기 시작했다. 안문희씨는 전우를 용서하지 않았다. 보슬비 오는 거리에 밤마져 잠이들어 비는 여전히 내렸던 것이다. 이윽고 밤이 왔다는 얘기다. 아니 그 밤 마져 잠이 들었다는 깊은 시간이다. 병들은 내 가슴은 한숨 뿐인데 그랬었구나. 눈물 뿐인 가슴은 실제론 병이 들었었구나. 말하자면 짓나니 눈물이요, 나오나니 한숨이라는 서글픔의 신세인 것이다. 아, 쌓이는 시름들이 못견디게 괴로워서 떨칠 수 없는 슬픔들, 마치 눈 내리는 겨울벌판 처럼 가슴엔 시름이 쌓이고 말았다, 그리고 이젠 너무 지쳐 울 힘도 없는 듯 싶다. 흐르는 눈물이 빗속에 하염 없네 그렇다, 눈물로 흘러가는 것, 이것 만이 유일한 출구인 것이다. 완벽한 좌절과 절망 속에서 지나칠 정도의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이 노래는 눈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어쩌면 이것도 방법일 것이다. 처절한 슬픔을 빗방울 속으로 희석 시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전우는 노래를 듣다가 자주 울었다. 그는 노랫말을 실제상황으로 들었던 귀한 사람이다. 그는 노래가 현실이었다. 그는 배호의 안녕, 누가울어,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람, 금과은의 비둘기집, 박경희의 저 꽃속에 찬란한 빛이, 위키 리의 저녁한때 목장풍경, 정원의 허무한 마음 같은 노랫말들을 썼다,
그리고 예비군가 역시 그의 작품이다. 나는 전우의 보슬비 오는 거리를 그의 노랫말 중에서 가장 좋아한다.
그리고 그가 서울대 철학과를 나와서, 술을 많이 마시고,
마흔두살에 시립병원에서 행려병자로 죽어갔다는
사실 때문에 그의 평전을 썼었다.
|
구자형 |
◇ 가요평론가 ◇ 한국음악과학연구소장 ◇ 라디오 연구회 회원 ◇ (주)빛기둥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 (사)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 ◇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원 ◇ (사)한국연예제작자협회 회원 ◇ [구자형이 만난 가수들], 시집 [안개비]외 10여권 저술 |
'느끼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요일날의 에필로그..... (0) | 2008.08.03 |
---|---|
봄날의 일기 (0) | 2008.04.20 |
뉴스레터를 보낼 수가 없어요! (0) | 2008.03.14 |
숭례문 화재.....2008.2.10-11 (0) | 2008.02.17 |
안개마을님 시집 - "꽃의 기호" (0) | 2008.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