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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메디슨카운티 다리와 수표교.....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4.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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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편지가 당신 손에 제대로 들어가길 바라오 언제 당신이 이걸 받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소 내가 죽은후 언젠가가 될거요 나는 이제 예순 다섯살이오 그러니까 내가 당신 집 앞길에서 길을 묻기 위해 차를 세 운 것이 13년 전의 바로 오늘이오 이 소포가 어떤 식으로든 당신의 생활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으리라는데 도박을 걸고있소 이 카메라들이 카메라 가게의 중고품 진열장이나 낯선 사람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었소 당신이 이것들을 받을때 쯤에는 모양이 아주 형편없을 거요 하지만 달리 이걸 남길 만한 사람도 없소 이것들을 당신에게 보내는 위험을 당신으로 하여금 무릅쓰게 해서 정말 미안하오
      나는 1965년에서 1975년까지 거의 길에서 살았소 당신에게 전화하거나 당신을 찾아가고픈 유혹을 없애기 위해서였소 깨어 있는 순간마다 느끼곤 하는 그 유혹을 없애려고 얻을 수 있는 모든 해외작업을 따냈소 "빌어먹을, 난 아이오와의 윈터셋으로 가겠어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프란체스카를 데리고 와야겠어."라고 중얼거린 때가 여러 번 있었소 하지만 당신이 한 말을 기억하고 있고 또 당신의 감정을 존중해요 어쩌면 당신 말이 옳았는지도 모르겠소 그 무더운 금요일 아침 당신 집 앞길을 빠져나왔던 일이 내가 지금까지 한일과 앞으로 할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는 점만은 분명히 알고 있소 사실, 살면서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을 겪은 사람이 몇 사람 이나 있을지 의아스럽소
<COLOR=#D1B975>
      나는 197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을 그만두고 나머지 세월을 대부분 내가 직접 고른 일에 바치고 살고있소 한번에 며칠 정도만 떠나면 되는 작은 일을 골라하고 있소 재정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그런대로 살아나가고 있소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오 작업의 많은 부분이 푸겟 사운드 주변에서 이루어지오 나는 그런 식으로 일하는게 마음에 들어요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물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소 강이나 바다 말 이오 아 그렇소 이젠 내게 개도 한마리 생겼소 황금색 리트리버 나는 녀석을 "하이웨이"라고 부르는데 여행할 때도 대부분 데리고 다녀요 녀석은 창문에 고개를 내밀고 좋은 촬영거리가 없나 두리번거리곤 하지 1972년, 메인주의 아카디아 국립 공원에 있는 벼랑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발목이 부러졌소 떨어지면서 목걸이와 메달도 달아나버렸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주변에 떨어져 있었소 보석상에 가서 목걸이 줄을 고쳐야 했소
 
      나는 마음에 먼지를 안은 채 살고 있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말은 그정도요 당신 전에도 여자들이 몇 몇 있었지만 당신을 만난 이후로는 없었소 의식적으로 금욕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관심이 없을 뿐이오 한번은 제 짝꿍을 사냥꾼의 총에 잃은 거위를 보았소 당신도 아다시피 거위들은 평생토록 한쌍으로 살잖소 거위는 며칠동안 호수를 맴돌았소 내가 마지막으로 거위를 봤을때는 갈대밭 사이에서 아직도 짝을 찾으며 헤엄치고 있었소 문학적인 면에서 약간 적나라한 유추일지 모르지만 정말이지 내 기분이랑 똑같은 것 같았소 안개 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이울어지는 오후에는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순간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려고 애쓴다오 뭐 복잡할 건 없지 당신네 마당에 있거나 현관의 그네에 앉아 있거나 아니면 부엌의 싱크대 옆에 서 있겠지 그렇지 않소?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소 당신에게 어떤 향기가 나는지 당신에게 얼마나 여름 같은 맛이 나는지도 내 살에 닿는 당신의 살갗이며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이 속삭이는 소리 로버트 펜 워렌은 "신이 포기한것 같은 세상"이란 구절을 사용한 적이있소 내가 시간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아주 가까운 표현이오 하지만 언제나 그런 식으로 살 수는 없잖소 그런 느낌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나는 하이웨이와 함께 해리를 몰고 나가 며칠씩 도로를 달리곤 한다오
      나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고 싶지는 않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그리고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느끼지도 않고 대신 당신을 발견한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소 우리는 우주의 먼지 두 조각 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신이라고 해도 좋고 우주자체라고 해도 좋소 그 무엇이든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하에서는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을거요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이오 그리고 아무리 철학적인 이성을 끌어대도 매일 매순간 당신을 원하는 마음까지 막을 수는 없소 자비심도 없이 시간이 당신과 함께 보낼수 없는 시간의 통곡 소리가 내 머리 속 깊은 곳으로 흘러들고 있소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 영화 "메디슨카운티의 다리"中에서 > 김포 들꽃풍경 제 목 : 메디슨카운터의 다리 중에서,,, 글 쓴 이 : 파아란

 

 

  • 커피사랑2004.10.09 18:21 신고

    부산은 광안대교가 짱이지요
    그런데 절대로 그곳에선 내리면 안됩니다
    그냥 막 통과해야 돼요..

    처음 개통하고 한동안은 차에서 살짝 내려
    바다를 보는걸 허락했지요
    그때 몇번 구경하고 요즘은 그냥 멀리서
    야경 보는걸로 만족입니다...

    서울엔 다리도 많다

    답글
  • joanne2004.10.09 18:34 신고



    저는 사뭇 감상적이고 장안의 화제였던 이 소설에
    별로 점수를 주지 않았습니다.
    건강한 가정을 깨트리는 '불륜'에 포커스를 둔 컨셉이어서요.
    첫사랑을 못 잊는다 하면서도
    그런 영화나 소설은 싫은 것이... 모순된 사람의 맘인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오늘 가을색이 물씬한 아름다운 그림과
    어우러진 글은 아름답군요.
    그냥 허구적인 소설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크린트이스트우드의 마음이시라면
    가을을 타시나 봅니다~ ㅎㅎ

    답글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0.09 19:05

    토요일 오후.....
    저녁엔 마실을 어데로 나설까보냐...막연히 시게를 봅니다.
    대낮부터 켜놓은 촛불은 지도 머쓱해 합니다.

    커피사랑님....
    광안대교 임시개통땐 통행료안받았지요.
    그래서 출장길에 서너번을 오락가락....돈벌었지요. 헛허허허

    관안대교 야경이 제아무이 휘황하여도
    아들녀석이 품안에 부비적거림이 더 따뜻하시지요?
    헛허허허


    조안님^^ 바턴 터치^^
    쟈니윤의 어눌한 말처럼 이제 잠자리에 들시간 이시죠?

    메디슨카운티...
    저위에 버들치님이란분이 "사랑"과 "생활"의 차이를 짚어주셨네요.
    사랑은 잠깐의 한정된 테두리라면 생활은 장구한 한 살림살이지요.
    사랑은 살랑한 바람이라면 가족의 생활은 황톳빛 고구마밭 같은것....





    답글
  • 어울림2004.10.09 20:14 신고

    중년의 사랑을 그린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그는 독신남이기에 가능했던 독백 아닐까요..

    두사람의 현명한 처신에 찬사를 보냈던 기억이 새로이 떠오릅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삼푸향이 싫지 않은 오후 한 나절
    부부동반 모임이 있어 아침부터 야외로 나갔다 방금 돌아왔습니다
    느낌이 있는 글 접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까망님..
    사모님 건강 많이 회복 되셨지요..?

    답글
  • 하늘그림자2004.10.09 23:43 신고

    메디슨카운티의다리..
    비오는 날이면 비맞으며 스쳐지나가듯 자동차의 백미러로 보이는 크린트이스트우드의 모습이 가끔 영상처럼 떠오를 때가 있었죠.

    추억의 영화 한편 보고 가는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주말저녁되세요~

    답글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0.10 21:54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영화는 보지 못하여 줄거리를
    탐독했지만 그 영화의 내면의 연기는 다만 상상만 해봅니다.

    오늘은 줄거리뿐만아니라
    그 속에 여러 정황까지를 덧글에서 봅니다.
    애틋하면서도, 감성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치켜줄수만은 없다지요.
    어디까지나...영화입니다.

    최근 드라마는 어지간해서는 시청율을 못올리지요.
    윤리적인것은 거의 안중에 없이 꼬드킵니다.
    그래야 재밌어라 하고 시청율도 상승하드라구요.
    그 또한 어디까지나 드라마 일뿐이지요.


    어울림님,하늘 그림자님...
    중년의 사랑은 그 사랑 자체가 온전할수가 없지요.
    다만 추억의 영화 한편을 곁눈으로 힐끔함이네요.

    이 가을...
    좋은 추억의 다리를 떠 올려보십시다.

    답글
  • 최종호2004.10.10 22:19 신고

    소설 잘 짜놓은 허구 그래서
    우리는 픽션이라 부르는데
    색다른 전개가 눈에 뜁니다 ^&*

    답글
  • 아네스2004.10.10 22:59 신고

    소설은 허구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 사실적인 것을 바탕으로 구상되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누구의 인생 여정에서 보낸 순간이었는지 모르지만 ..

    수표교 .. 가물가물 생각이 나네요
    저는 지금 지리산을 가던 중에 만났던
    휘몰아치는 급류위의 다리가 문득 생각납니다

    평안하신 휴일밤 보내셔요 .^^*

    답글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0.11 00:49

    밤이 깊어갑니다.
    촛불에 촛밥을 주고, 또 주고...
    빈속이 좀 쓰라리네요. 뭔가 야참을 할까 두리번 하여지고...

    오늘은 낮엔 일산 호수공원과 저녁엔 시립미술관을 다녀온때문인지
    발가락이 욱씬거리네요.

    최종호님, 아네스님....
    소설은 글자그대로 픽션이지요.
    그래도 영화속에 은근하게 내비치는 마음은
    내것은 아니지만 주억거려집니다.

    이밤도 좋은 꿈 꾸시기를....

    답글
  • 문혜숙2004.10.11 04:25 신고

    글남겨주심 감사드리구요 멋잇는 분이군요
    축복해요 샬롬!!!

    답글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오래전에 책을 읽고
    또 영화도 봤었네요..
    오래된 기억이라 거의 잊혀지는 중이었는데..
    이렇게 읽다보니 아련히 기억되는것이..
    참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메릴스트립..
    크린트이스트우드..
    저도 참 조아하네요..

    아침이 상쾌하네요..
    가을이 주는 이 상큼함..
    행복한주 열어가셔야죠..

    커피는 제 방에 준비되어있네요..
    오셔서 맘껏 드시어요..
    저는 이 방에서 마실테니..ㅎㅎ

    오늘도 해피데이랍니당^^

    답글
  • 영주띠기2004.10.11 10:06 신고

    나의 로맨스에 눈물짖고
    너의 불륜에 웃음짖는
    바삭이는 마음에
    글을 내리며
    이슬처럼 맺히는 건.....
    종이 한장 차이도 되지 않는
    경계를 넘나드는

    사랑이라는 것에의 밖과 안
    보지도 읽지도 않았지만
    그저 그 상황의
    애닯음은 아름답다고
    그러고 싶을 뿐

    답글
  • 하 늘2004.10.11 11:17 신고

    아!...

    그 영화...
    중년의 사랑???

    햇살이 너무 고와 덥기까지 하군요

    이 가을
    좋은 추억 많이 만드세요

    답글
  • Mia2004.10.11 13:01 신고

    씽글 시절에...아마도 서른 몇 쯤.
    평범하게 열심히 현모양처로 살아오던 친구가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바람 한 번 나보고 싶다.진하게 사랑하고 싶다.
    영화 메디슨카운티를 보고 울었어 넘 가슴에 닿아서~~.."

    영화의 대충 줄거리를 듣고 ,,그 친구를 힐책했었죠.

    '그건 불륜이야. 어떻게 그런 불륜에 감동을 하니?
    너 정말 이상하다~~' 하면서요...

    세월이 흐르고 ,, 그친구의 마음이 이해가 십분 가기도 했지만..
    솔직히 전,, 아직 불륜의 사랑은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손을 들어주질 못하는 봉건적인 아줌 ^^ 이네요.


    그래도~..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 요말요..

    넘~ 멋져요.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4.10.11 13:38 신고

    ㅎㅎㅎ좋은 사랑 되새김질 하는 느낌입니다.
    잘 계시죠?
    안부 묻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답글
  • 인형의 섬2004.10.11 14:08 신고

    음악으로 먼저 감정이
    뒤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보이시는지요. ^^*

    그리고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미화라는 단어와 함께 여자라서인지
    그저 잔잔히 가슴을 적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답니다.

    그리고 솔직히 저도 그런 주인공이 되고 싶기도 하답니다. ㅎㅎ

    답글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0.11 22:09


    불연 하병무의 "남자의 향기"가 떠 올려집니다.
    (물론 이책도 안읽음, 신문에난 광고 카피만 읽었지요)

    영화나 소설을 보면요..꼭 진짜루 그런게 어딘가에 있을것만 같아
    한동안은 내심, 은근히 기웃대는 버릇을....
    그래서 정자해변이나 소래포구, 대천 항을 지나면서
    뚤래뚤래 하였드랬지요.
    물론 택도 없는 게지만....

    헛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문혜숙님, 미류나무님,영주띠기님, 하늘님, 미아님,
    그리고 저녁노을, 윤주송님....
    좋은 시사평을 해주심을 감사합니다.

    다녀가신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답글
  • 춘희2004.10.11 22:51 신고

    축축한 감동에 젖습니다.

    이따끔씩 마음으로라도 불륜을 꿈꾸는 건 죄악이겠죠 물론이죠

    가당잖은 걸 기웃대는 건 인간 본연의 심성이 아닐까요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세계를 간접적인 체험을 통해서

    보다 질펀한 삶을 살 수 있는 거 아닐까요

    문학하는 분들은 그래서 모두 멋쟁이라니까요

    과분한 사랑 놓고가심은 쉬이 잊혀지지않을 고마움입니다.

    평안하소서...

    답글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0.12 03:26

    가당찮은것을, 주제 넘은것을...기웃대는것
    내재된 본심의 하나일겝니다.
    다만 체념 또는 절제이지요.
    하여도 간혹은 거기 주인공이 되어지는 착각속에
    머물기도 하지요.

    답글
  • 映洙2004.10.13 16:02 신고

    이제사 귀를 기울이고 노래를 듣습니다
    슬픈노래는 절대 듣지 말아야지 했는데
    다시 듣게 되니 가을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