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화가가 있었습니다
동네 주변의 풍경과 사람들을 지극히
사실적으로 그리는 화가였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이만큼 명성을 가지기도 드물겁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극사실주의 화가의 한사람으로서...
그는 상당한 부와 명예를 일찌감치 얻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15년을 숨겨온 비밀스러운 작업이 있었습니다.
사랑스런 아내와 아이들에게까지 감추어 온 작업이었습니다.
그만한 명성으로 15년 동안을 숨기면서
작업을 한다는것은 놀랍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 작업은 87년도에 가족과 세상에 공개가 되었고,
세상은 놀라와 했습니다.
한 여인의 모습만을 15년동안 240여점을 그렸던것입니다.
세상사람들은 "그여인과 화가와의 관계`에대해
입방아를 해대고,
부인 또한 충격이 컸습니다.
그 여인의 이름은 헬가(Helga Testorf)였고,
독일에서 망명온 같은 동네의 여인이었습니다.
그다지 이쁜 얼굴도 아닌, 강한 인상의 여인....
헬가 테스토르프.
그 여인의 작업은 1971년부터 1985년동안 이어졌습니다.
그녀의 나이가 38세에서 53세가 되는 해까지.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비밀스런 작업으로 말입니다.
그 화가는 말합니다.
헬가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믿지 못할만큼의 예술적 영감을 받았다.
저 여인은 내게 온 나만의 예술적 기회였다."
사람들은 그녀와의 관계를 의심했지만..
화가는 그녀에게서 한 인간에 대한
예술적인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15년을 하나의 대상에 몰두한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두사람의 교감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인거지요.
그것이 예술적 교감이든, 영혼의 교감이든..
아니면, 집착이든..
(담아내고픈 맘에 퍼온글입니다)
위 글과 사진첩,아니 그림을 대하면서 의외로 신선감과 고즈녁함에 젖어듭니다.
첨엔 참 잘그렸다 하는 보통맘이어는데 그 그림들에 번져나는 잔잔한 사연과
그리고,사랑과 회한이 점철된 숨어진 세월을 보고선 어떤 연민을 느낍니다.
두번 세번을 응시하면서...그림 하나 하나에 담아진 진솔함과 애잔함이
그리도 가슴에 저미듯 하여 마치 제가 그 화가가 되어진 착각에 한참을 움쿠립니다.
깊게 골패인 주름살의 老화가....
15년여의 마음에 홀로 외로이 담아낸 그 마음을 감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일....그 老화가의 부인이었다면...
열린창가에, 바람에 나부끼는 투명한 커텐너머로 망연한 상념에 잠기어있는
老人의 허탈한 어깨에 가볍고 따뜻한 모직 쇼올을 감싸주었을겝니다.
그러고 싶습니다.
내것을 앗아간 그네에대한 분함과 빈껍데기를 마주한 가증스러움을 초월하여
15년동안이나 애틋하게 숨기어온 노 화백의 아련한 그리움과 평온함을
차라리 연민의 情으로 감싸 주고프다네요.
진솔한 사랑은...
질박하지만 편안한 포근함이 더 다숩게 마음에 와 닿는것같습니다.
지친 맘을 잠시 기대어, 코를 묻고선 단잠에 가늘게 코를 고는...그런 사랑...
살내음이 매끈하고 상큼한 향내가 아니더라도 젖내음처럼 비릿한것이
정녕 더 아늑함일겝니다.
제가...남자래서 편든다함으로 보여질수도 있겠네요.
오늘만은.... 남자이기를 숨깁니다.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2004. 4. 11
일요일 아침나절...커피 한잔의 그리움을.....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화가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배신감이 느껴질 일이겠지만,
답글
화가의 예술적 영감을 일깨워준 그 여인과의 교류가 그냥
무심히 지나가게만은 하지 않네요.
그런 영감이 있기에 훌륭한 그림들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까망가방하양필통2010.02.21 18:23
그래도, 그래도 그건 아니지....하는 분들도 계실테구요
예술의 영감을 위해서 그럴수도 있겠다 하는 분들도 계실테구요.....
15년이란 세월을 감쪽 같았다 하는데서 가족들은 큰 배신감을 느꼈다합니다.
그리고....
결국...작품은 예술의 혼을 사른 작품으로 남아지고....
헛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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