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詩情
*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오후나절, 누군가의 詩 한귀절을 읊조려 보곤
불연 차 한잔의 충동을 가집니다.
그윽한 때를 맞추어서
"차" 한잔을 마신다는 것은 별거 아닌듯 해도 기실 마땅치 않습니다.
"차"를 마신다는 일은 그냥 더운물에 찻잎을 우려 마시면 되는
그런 쉬운 일이지만, 정작으로
"차"한잔의 情을 마주하여 나누어 보기란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더군요.
주위의 적적한 분위기와도 어우러지고, 그리고 권하는 이의 정갈함과
향기가 배어있는 "차" 한잔을 우려내기란 결코 흔한일은 아니지요.
간혹, 빛바랜 풀잎삭을 우려내듯
나긋나긋 "차"를 다리어 찻잔에 부으면서
봉창너머로 스산한 잿빛 하늘을 멀거니 응시 할라치면....
정말,
뉘라서, 언제라 할지라도
마음 한켠에 자리한 그네와 마주하여 토담집 흙내음이 배어진
옛얘기 일랑 두런두런 나누어 보고픈.....그런 맘입니다.
쌉쓰름한 찻내음을 입술에 축이어 내며
바랜 책더미의 흐뜨러짐 사이로 묵은 내음이 풍겨질때의 "차" 한잔,
막연한 기대 일지언정 마음은 설렙니다.
1995. 9 어느날엔가....
귀퉁이가 헤진 오래된 노트들을 정리하다가 펼쳐본 오랜글 한토막,
그땐, 어디메서, 어드런 맘 이었을까 하여 피식 웃어 봅니다.
하여도,
흔치 않는 "차" 한잔의 바램은 잔잔한 情이라고나 할까요?
우리라 하는 여기 친구들과 함께 하고픈 맘에 옮겨냅니다.
2001. 4. 15. 옮김
까망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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