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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일요일 아침에,,,,마누라와 토닥토닥^^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6. 17.

일요일 아침,
허겁허겁 나선걸음, 무려 한시간이나 시간을 땡겨서 보는 바람에......
되게 짱구된 기분, 잘못된것 같고......
일단은 짜증 내봐야 나만 손해다하고선.....마음 추스림^^

왜냐면 마누라가 자기는 일요일 이니까 쪼매 더자고 갈테니
나보담 먼저가라고 덜뜬 눈으로.....밀어냈거든요.
"쪼끔만 더"가 보통 11시넘어서야 퉁퉁부은 눈으로 나와선
눈치를 보며 "전엔 안그랬는데...왜이러지?"
딴엔 미안한지 혼자 구시렁 하는걸 보면 그냥 웃음이 나온답니다.
근데, 마누라가 나한테 움추려, 수줍어 미안해 할때가 젤 이쁘더러구요,
그래서 나는 마누라가 나한테 미안감을 갖거나 수줍도록
모종의 술책을 많이 쓰곤 하지요, 가령.....
늦잠 재우기,한쪽눈만 간신히 반쯤뜬 눈을 손으로 마져 감겨준달지,
밥 차리기 되게 싫어할적에 우동먹으러 가기,
또 마실가고 없을적에 설겆이를 싸악 씻어놓는것....
평소 안허든 짓으로....월간 잡지를 한권 사들고 들어 가기도 하고.
잔받침까지 챙겨 따순 커피한잔 건네기, 밀린 와이셔츠 날잡아 데리기,
챙겨준 빵구난 양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신고선 보란듯이 시위를.....
또, 계단을 오를때 뒤쳐서 올라가며, "야, 당신 다리 아직 날씬한데??""


 

 

물론, 어쩌다 써먹는 수법이랍니다. 의도적으로, 크크크크크......
미운 애기(?) 떡하나 더주기 전법이라고나 할까요?
20년 남짓 살아온 터득이라면
자고로 여자(마누라)란......"건들면" 벌떼같이 쏘일뿐이고,
"건들면"에서 받침하나 지우면 그리도 세상이 순해보인다는것입니다.^^
"ㄴ" 받침 하나가 그리도 대단한것임을 새삼 일요일 아침에
큰 발견이나 해낸양 뿌듯합니다 하하하하하

이나이에, 밉보이면 나만 손해^^

 

 

 

좋은 아침,
11시.....팔목에 까실한 홑이불 자욱이 그대로인체 나와선
예의 그 표정과 미안해함이 또 이뻐서 제가 커피 한잔 타줍니다.
종이컵을 들고선 인삼씨앗과 인삼건빵을 그냥 나눠 준다는
봉고차 마이크 소리따라 슬금 슬금 흔들고 나갑니다.
" 저기,,,, 사지는 말고 구경만 하고 와"

룰루랄라......
일요일 아침의 커피 한잔은 언제나 부드럽다요.

 

 

2001. 6. 17 목동 모델하우스에서

까망가방입니다


아르바이트 주제에 근무성적이 불량하여 짤릴수도 있다는 경고를
"아이고.....짜를 테면 짜르지....한나도 겁 안난다"고 되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