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나절...빈마음되어 어슬렁 하다가
그래도,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하는 마음이 動하여
마실삼아 나서서 가까우면서도 젤로 큰 교회를 무턱대고 갔드랬습니다.
일년에 몇번 가지 않는 터임이지만 크리스마스와 신년 예배는 꼭
챙겨둠이 신상에 좋을거라는 충고를 언젠가 들은적이 있어서요.
웬걸...뜻밖에
윤형주,박강성, 한스밴드의 불우이웃돕기 자선공연이 있어서
표도 없는 주제에 뻔뻔하게 앞만보고 암말않고 입장하여 자알 보았지요^^
교회 부목사나 전도사쯤으로 보았나 봅니다 헛허허허허
늦은 저녁...밤바람이 촉촉한게
불연 뜨건 커피 한잔의 충동이 일어 그냥 88도로로 나서 김포가는길로..
통진 지나 오리정에 산속...가끔 들려내어 쉬어나던 작은 까페에가서
똬리를 틀고 잠시 사색에 잠겨봅니다.
동짓날 새알죽을 안먹었다고 한살 안먹는것두 아닌데
유난스레 이 한해를 접는 마음이 싱숭하다는 생각이네요.
맘 같에선 "지발,후딱 지나갔으면..."하는 (삼재의)마흔아홉수라지만은
정작으로 오십이라는 낫살이 그리도 버겁다 함이지요.
한개피 사루어 까만 창을 멀거니 응시합니다.
접어지는 나이 오십이라는 것에 다소 회한이 저미지만
나이들어서야만이 느끼는 情感이나 연륜에 따르는 제 멋이 있고
그 나이 되어서야 맛볼수 있다함이기에 나이를 사랑하자고 한
좋은 말씀이 떠올라서 배시시 웃어봅니다.
잔글씨도 잘 안보이고, 걸음걸이도 느릿해져가는 당연함 속에서도
의외로 살가웁고 다순것들이 그 비어진 자리를 메꾸어 주드라구요.
양지바른 겨울볕이 참 다숩다함도,
앙상한 가지끝에 데롱한 까치밥이 같이 더불어 사는 맛을 느끼게 하구요,
노을 비껴가는 유리창에 차 한잔의 느긋한 여유스럼이나 밉지않은 넉살 같은것,
어지간하면 "그래 네말이 맞다"하는 넉넉함이나 배려하는 마음들은
그 나이의 연륜에 되어져서야만이 묻어나오는 것이라기에....
글고보니 참 다순나이에 접어드는구나 하여 내심...
헛허허허허

되돌아오는길에 그래도 명색이 이븟날인데
뉘라서 함께 지샐까 하여 골똘하다가 문득 착한 친구들이 보고팠습니다.
무쟈게(?) 친한...언제나 반김이 과하다못해 막춤을 온몸으로 흔드는
진순이 진돌이가 퍼뜩 떠 오른거죠^^
제가 가입한 "들꽃풍경"이라는 카페지기님의 작은 야산에는
들꽃과 야생화를 가꾸는 크다란 비닐 하우스와 낡은 부속건물이 있지만
밤엔 사람은 살지는 않고 개 두마리만 맹숭하게 있지요.
갸들이 (7-8개월된 다큰) 진돌이 진순이랍니다.
간혹 감자탕집엘 들를라치면 뼈다귀를 담아서 갖다준적도 있고
쥔장이 출타중일땐 제가 들러서 밥도 챙겨주기도 했지요.
암도없는 적막한 어둠에 외등을 켜고선
셋이서 크리스마스 캐롤을 합창했다 아닙니까^^
저~ 들밖에 한밤~중에.......진돌이가 컹컹^^
양~틈에 자~던 목~자는........진순이가 헬헬^^
한 천~사~가 전하여준~.........진돌이가 낑낑^^
주~ 낳으신 소~식 들~었네~.....진순이가 끄으끄으^^
노엘~ 노엘~ 노엘~ 노엘~.......둘다 바리바리 꼬리 휘젓고
이스라엘 왕~이 나~으셨네~.....쿠당탕~ 탕..(스치로풀 개집 뿌셔지는 소리)^^
하하하하하하하

하우스안에 난로불을 지폈습니다.
빨간 혓바닥을 낼름거리는 장작불이 그리도 다숩습디다.
불쑥...시도때도 없이 찾아 나설데가 있다함만도 그리도 좋습니다.
쥔장께서 살그머니 왔다가곤하는 저에게 키를 하나 복사해준거랍니다.
다순 열기가 이마에 번져나고...아눅하다 하여 늘어지는 마음에
잠시 지나온 마디 마디를 짚어봅니다.
잘났고 뻐김보다는 뭔가 미안하고 좀더 잘해주었더면 하는 아쉬움이...
가만히 눈을 감아 두손가락을 깍지껴고선 나름대로 숙연한 맘으로
기도를 합니다. 마치 난로보구 비는것 같습니다.
보탬이 되고,적지만 나눌수있는 마음이 되어졌으면....
하찮더라도 소중하게 보듬어내는 다순 마음이 되어졌으면....
내년 한해는 그런것들이 좀더 많이 많이.....
헛허허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회원 여러분의 좋은맘과 가내 평안함을 빕니다
2002.12.26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느끼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지....(새해 인사 드립니다) (0) | 2003.01.20 |
---|---|
하얀 연기의 小曲 (0) | 2002.12.28 |
불쑥 허허로웁다 하여 그럴적이 있지요.... (0) | 2002.12.18 |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두고.... (0) | 2002.12.13 |
무거운 맘일랑 벗어놓고 차 한잔 하고 가세요...(차 한잔의 사색) (0) | 2002.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