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솜사탕...그리고 아이스케키
註) 건너집 칼럼에 운동회 얘기가 나와서 몇마디 덧달다가 제가 그만...
옛추억에 취하여 되고말고 횡설수설 적어 놓은 질펀한 얘기랍니다.
운동회 다녀 오셨군요.....아직은 학부형...한참더 학부형이실거구요.
학부형이 부럽고,,,예비군이 부러운건 새삼스럽네요.
십수년전만해두 제 이름으로 통지표를 받아쥐었던 학부형이었는데....
수,우,미,양,가를 손끝으로 세어낼적에
자못 겁먹은체 말똥했던 장남이 두어달 후면 제대라니....
이젠 운동회가 먼나라 얘기같기만 하답니다.
알록달록한 만국깃발에 청띠,백띠 질끈맨체
공굴리기, 기마전 하였던 오랜 기억이네요.
운동장 한켠엔 갖가지 장난감, 풍선, 솜사탕, 아이스케키 장수
아자씨들이 빙둘러 진을쳤죠?
지금에 비하면 모다 조잡스런 불량식품같은것들....헛허허허허
솜사탕 할아버지의 기억이 오래남습니다.
꾀죄한 옷차림에 골패인 할아버지의 마디굵은 손마디는
세상의 풍상을 다 걸멘듯....
한발로 윙윙 밟아대는 페달소리에 때절어 반질한 도라무통은 팽팽 돌았구요.
한숟갈 설탕가루를 흩뿌리면
빈바람따라 솜실 같은 보라빛 솜사탕이 술술 부풀려지고
할아버지는 나무젓가락으로 맵시있게 돌려내어 솜사탕을 부풀리었던가요?
혀끝에 쫀득한 단맛이 감치는 그 솜사탕 맛은 지금도 잊을수 없네요^^
아이스케키는 어떻구요.....
시꺼먼 양철 다라이에 빼곡이 담겨진, 고만고만한 아이스케키틀에,
허옇게 닳고 우그러진 주전자로, 팥물을 배급주듯 쫄쫄쫄 붓고선
좌우로 와그르,자르르...흔들어대던 즉석 아이스케키...
지금 신세대 엄마들이 보았다면 정말...
유해색소에 비위생적인 불량식품중의 불량식품이랄수도....헛허허허허
그나마 없어 못먹었다우^^
추억은 만들기라나요?
때절은 빈 도라무통에서도, 보라빛 투명한 솜사탕이 솔솔 부풀어나듯
안스럽고 구차한 그 시절의 먼지바람까지도 그리움이네요.
쪽빛 파란 하늘은 그때도 파랬었는데...
철없던 꼬맹이 시절은 흔적 없고
철이 들다못해 철이 너무 많아 무겁기만 하네요.
그래도....좋은 맘
2001.9.22 까망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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