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가을을 지나며......
뜨거운 커피 한잔이 문득 그리워짐을 느끼면서,
가을이 왔나보다고.....
한가을이 지나면서 춥고 배고픔을 서러워 하고
두가을이 지나면서 안스러운 두어깨가 측은하고
세가을이 지나면서 우린 가난하드래두 오붓하게 살고지자
네가을이 지나면서 그래도 우리 네식구 좋은맘
다섯가을이 지나면서 힘들었지만 情겨움을 나누면서
여섯가을이 지나면서 새삼스럽지만 괜찮았노라고.....
그리고 이제는,
일곱 가을이 오더라도
여덟 가을을 지나더라도
아홉 가을에 묻히더라도 커피 한잔의 여유속에
그러려니 하여 살으리랏다.
네 활개를 내저으며 개운하게 한번 내 뻗지 못했다 한들
부끄럽거나 주눅들것 까진 없더라 하면서
그래도 이마만큼이나마 무난히 헤쳐온 걸음들을 되돌아내면서
다만 감사할 나름이어라.
1992. 9. 25
수안보에서 여섯 가을을 나면서 적은글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되돌아봄은 언제나 아스라 하고 애처럽기도 합니다.
욕심이지요.
하여도
오늘 이만큼은 그때의 情이랍니다
2001.1.30 다음칼럼에서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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