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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연한 홍차 한모금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1. 30.

연한 홍차 한모금

 

 

까만어둠이 묻어나는 홍차한잔

피렌체의 노천카페는 아닐지언정

투명한 그라스에 연한 홍차 한모금,
목젖을 타고 저미어오는 떫은 향내음이
촛불하나 벗하여 그윽하고나.

잔비 뿌리는 밤
창너머 뜰밭 풀새가
바람에 부대끼어 힘겨워 뉘이나니
내모습 보는듯하여 처연하외다.

늦어진 어둠의 평온함
뜨건 홍차 한모금-식어진 마음을 뎁히어 주매
웅크러진 것들이 나긋나긋 하여지더라
하니
바람불어 좋은날

 

1998. 7. 18

 

 

 


오후의 홍차

 

오후나절의 홍차 한모금,
맑고 깔끔한 투명함과
코끝을 스쳐나는 잔잔한 향이 좋고야

한창때......
배낭하나 울러매어 산중을 방황할적에
수북한 낙엽일랑 긁어모아 텐트를 쳐내고선
푹신한 포근함에 홍차 한잔 끓이던 기억이......
그때도 립톤이었고,
럼주 한방울 떨구어 혀끝으로 살살 달래듯 홀짝이었던
쌉쓰름한 감칠맛과 담배 한개피의 어우러짐,
좋았던것 같다.

갈내음 더해주는 오후나절,
지나다 들른 숍에서 홍차 한모금은
낯선 마음을 녹히어 주더이다

 

 

1996. 9. 30   까망가방입니다


새삼스럽지만 홍차 한잔을 건넵니다.
홍차한잔 끓이어 꼬냑이나 럼주 한방울 떨구어보세요.
향이 진합니다.


2001.  1.  30   다음 칼럼에서 블로그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