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끼며 생각하며

봄비가 나립니다....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5. 7.

봄비가 나립니다.

 

물론 쬐끔, 그래도, 그 쬐끔의 봄비가
한결 마른 아스팔트의 뿌연 먼지를 가셔냄니다.
꽤나 오랜동안 봄 가뭄이 연이어져
초록 생긋함이 다소 풀죽어 있던참에
가녀린 습기가 촉촉함을 더하여 한결 밤내음이 상큼합니다.

그젠 오월 오일......어린이날,
어제는 좋은 일요일, 낼이면 어버이날......
그러고 보니 오월은 웬지 상서러움이 넉넉하다고나 할까요?
달력을 새삼 우러보니, 오월 1일은 석가탄신일이고 근로자의 날,
15일은 스승의 날, 또 21일은 성년의 날이군요.
5. 16 군사혁명의 날이 들어 있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도 있네요.
또, 소풍날이 어느날엔가있을테고, 수학여행도 오월의 행사이겠지요?

 

 

 



오늘은 컴에서 심심풀이로 여기 저기 가십기사들을 훑어 보았어요.
특이하고 기억에 남는것은 "여자보다 더 예쁜 하리수"(性전환여자)라는
누구의 자전적 얘기가 색달랐다고나 할까요?
시리즈 연재물을 호기심에 죽 읽어 내렸습니다.
기구하고, 맘고생 여정에서의 그네의 고뇌는 충분한 얘깃거리였습니다.

마누라는 벌써 소문에, 어디선가에서 접했는지
상당한 수준(?)까지 이미 알고있더라구요,
"수술하면 어떻게 돼요? 자궁은 없어서 애기는 못낳는데요, 결혼을 할까요?
하면 남자랑 하나요 여자랑 해야 할까요? 남자예요? 여자예요?....."
쏜살같이 줄줄이 늘어 놓은 말에 잠시 맹 하여진 나는
"내가 아냐?"하고 말을 잘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막상 묘한 뉘앙스에 갸웃하엿구요.

 

 

 

다만, 한마디가 가슴에 여운되는것은,
거개의 모두가 性 전환의 여자로서의 얄궂은 흥미꺼리로 치근댈뿐
정말," 오죽 했으면 그랬냐 싶냐"는 동감적 공감의 한마디가 없었다는
자조적인 한숨에 이해를 구하는 간절함이 엿보였달까요?

여기서 나 자신에게 한마디 짚으란다면,
"오죽 했으면 그랬냐 싶냐" 하는 그런 마음의 발로가
그동안 살아내 오면서 쉽사리 없었고 인색하였다는 겝니다.

"오죽 했으면....."
주위에 둘러보면 그런 말을 해줌으로서 조금의 위로가 될만한 누구누구가
적잖이 새삼 눈에 띄고 떠 오르네요.
하지만 "오죽 했으면...."하고 그때는 그런 맘이 미쳐 들지못하였고나
하니,
이제서라도 그 말을 아끼지 말아야지 하는 하양필통 생각입니다.

 

 

2001. 5. 7.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