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빈 얘기 (분양사무실의 하루)
며칠전 함께 자리를 지키는 선배형과 오후나절 비어진 시간에 노닥거리다
요즘 분양도 시원치 않고, 뭐 마땅한게 없나하여
길 건너 시장골목에서 가져온 벼룩시장을 이리저리 훑어 봅니다.
"행님, 이게 뭐다요?" "글씨.....? 요상하네 거~ 무어까?"
"전화 한번 해 불까라우?" "글게....어디 한번 해보소 어찐가......"
내용인즉은....
여행도 즐기며 전국 지사관리 맡아 주실 무 경험자 35-65세
열심히 일하는 42세 여성사업가임. 제 사업 도와주실 나이드신 젊은오빠
"행님 어떤거부터 해 볼까라우"
"아따, 뭘 물어...자네 맘대로 해보제...., 글지 말고 둘다 해보소!"
그래서 제가 딴엔 용기를 내어 전화를 돌렸지요.
웬걸, 비록 대면은 아니지만 생면부지의 여성분과 대화를 나눔은
좀은 멋적기도 하고 적잖이 애매(?)하기도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어찐가? 뭐랑가?"
"글씨요, 행님....... 일단 한번 와보라는디요?"
"글면 얼른 가보소....좋은거 있으면 바로 연락 하소 잉~"
요며칠 계약건이 줄다리기를 하느라 자리를 비울수 없어서
비로서 오늘 아침에야 약속장소인 서울역지하철 9번 출구로 나갔다.
상냥하고 깔끔한 젊은 여성이 대뜸 반가이 악수를 내미는데.....
호텔생활 16년에 노상 고객,손님에게 받들어 "절"만 하였던 나에겐
다소 얼떨리우스가 된 기분이었달까? 그래도 밉지 않았답니다^^
두시간 여를 인사나누고 소개받고, 미니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허겁허겁 되돌아온 나에게 형님께서, 매우 궁금해 하는 솔깃함으로
"어? 안 잡혀 갔네? 난 붙들려서 못오는줄 알았는디....."
형님은 어떤 다단계회사에 붙들려 혼쭐나고 올줄로 여겼다가
멀쩡히 예상보다 일찍 돌아오자 되려 의아해 하였습니다.
"어찌던가?" "글씨....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데라우"
"조심하랑께....뭣모르고 갔다간 끌려가면 나오도 못한당께"
"근디, 저보구 제격이라는디......이 참에 아예....걸루 갈까라우?"
"아따, 그게 아니랑께, 그렇게 좋은자리가 어찌서 아직까지
남아서 돌아다니고 있겠능가, 안그렁가?"
"허긴.....그리 좋은자리라면 제 차지까지 올 턱이 없지라우?"
"글제~~~!" (말할것도 없이 당연하다는듯이^^)
하하하하하하하,
남자 둘이서 소꼽장난같은 속닥거림입니다.
그래도 어제, 오늘 작은 평형 1개 계약하고 하나는 가예약 한 날입니다.
이 글은 2001.05.13 10:03 에 등록된 글입니다.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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