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어 좋은날....산보 나서다
2010.8.14.토 길상사.인사동.청계천
호남지사가 있는 광주에서 4개월의 지방 근무를 마치고 서울로
다시 발령을 받아 8월 중순부터 서울 본사근무를 하게되었다,
오랫만에 집사람과 그냥 산보삼아 바람쐬러 나선다.
토요일, 바람불어 좋은날이다.
성북동 길상사를 들러서 법정스님의 자취를 거닐고
인사동거리를 여기저기 기웃대다가 청계천 야경을 구경하였다.
비나리는 오후나절....길상사에서
길상사 정문 건너편 "효제" 전시장
섬세한 수가 놓아진 한복과 베갯닛, 다포(茶布), 보자기등의 수예품을 구경하다.
집사람은 평소 뜨게를 좋아하는터라 수예품에 유난히 관심이 깊어서
발걸음이 떨어지지않는듯 눈으로만 만지작, 만지작.....
"맘에 드는것 있으면 한개 고르지..." 라고 말을 건넸지만
"그속 모를까봐? " 하는 눈빛으로 피식 웃고만다.
진짜....많이....생각보단 많이 비쌌다....ㅠ.ㅠ
길상사 吉祥寺정문
여기 길상사는
지난 19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한국 최고급요정의 하나였던‘대원각이었으며,
이 요정(대원각)의 주인인 김영한 할머니가 법정스님의‘무소유’를 읽고 법정스님에게
기증하게되었고 당시 송광사 지주이신 법정스님께서 송광사의 옛이름인 "길상사"로
지었다는것과
김영한 할머니는 법명이 길상화(吉祥華)요 필명은 자야(子夜)인데
그녀에게 필명을 지어준 ‘백석’시인과는 애틋한 사랑하는 사람이었노라며,
또한
‘내가 죽거들랑 화장하여 눈이 내릴 때 절마당에 뿌려 달라’는
그녀의 유언에 따라 길상사 언덕에 분골이 뿌려졌으며 그 자리에 세워진 비碑가
바로 저기 계곡 다리위를 지나 왼켠에 소담하게 세워졌다는것등....
관세음보살상이 천주교 마리아상과 좀 비슷하지 않느냐는둥^^
그리고
첫 개원식날에 고 김수환 추기경이 이 법회에 참석해 더욱 뜻이 깊은절이라며
집사람에게 아는체^^를 꽤나 하면서 조곤 조곤 설명을 해주었다.
"아, 아~" (이 아.자.씨가 제법 이네?) 신기하고 재밌는양 진지하게 둘러보는 눈빛이다.
찬찬히 법정스님의 말씀을 읽는듯....한참을 그리 서있다.
오십중반에 이르는....그간에 살아온것들이 무상하다, 무상하다 라고 생각하였던것들이
허망하지 않다는것임을 조금이나마 마음에 와닿을수도.....
길상사 행지실(行持室)
법정스님께서 마지막 입적하신 곳
촉촉하게 비가 나리어서 그런가?....처연하다.
여름비가 추적추적 나리다가 개이고, 또 바람에 비가 날리기도....
저, 좁다란 개울다리를 건너 단 하루를 유留 하시고...
그리고 홀연하게 떠나셨구나.... 하니 ....
인사동..... 잔비가 나린다.
인사동길은 동상이몽^^ - 나는 갤러리 위주로 기웃대고
집사람은 아이쇼핑, 악세라리,소품위주이다.
인사동 쌈지길^^
이런곳도 있었네......?? 눈이 휘둥그래지며 화색이 돈다^^
에고, 이제 죽으나 사나^^ 소라 고동같은 뱅글뱅글한 그 길을 쫄쫄 따라다녀야 할판.....
인사동마실은 오늘은 여기서 끝이구나 하는.... 체념이.....ㅎㅎㅎㅎ
(사실 인사동엔 몇번 같이 와봤지만 이곳은 아예 가르쳐 주지 않았다.
쌈지길은 글자그대로 쌈지만한 작은 가게들이 오밀조밀하게 이어져있는 건물이다.
거기엔 정말 예쁘고 앙징스런 갖가지의 소품, 악세사리들이 넘 많다.
이대목에선 나도 좀 미안하게 생각을 한다...속셈이 보여지는듯 해서.... 헛허허허)
쫄쫄 따라다니다가^^
바람따라, 청계천으로.....
도심속의 피서,데이트^^
파란 물줄기.... 그리고, 용암이 끓는듯한.....
때론 기괴한듯한.....때론 홀리듯한.....
폭폭폭폭~ 풍풍풍풍~ 헐헐헐헐~ ^^
바람불어 좋은날^^
하루의 일상.....모처럼만의 나들이였다.
네온이 명멸하고, 휘황한 조명의 청계천....젊은이들 틈새로 거닐다.
하얀 난장이 폭포를 한참 들여다보면 두더쥐 두들기는 뿅망치가 충동질 된다.
밤새도록 철벅거리며 두들기고픈^^
뿅~뿅~뿅~뿅~
헛허허허
회사 옥상에서 ...관악산
북한산....백운대
하루에 서너번은 옥상으로......^^
7 - 8월....그림자따라.....까맣게 그을리듯 숱하게 길따라 다녔던것 같다.
서울로 다시 올라와 오랫만에 잠시 여백을 가져본 나들이였다.
법정스님 말씀에서처럼
"무상하다는말은 허무하다는것이 아니라
항상하지않다. 영원하지않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고정되어 있지않고 변화한다는것이다."
"변화한다는것"....그것을 잘 새겨들어 수긍할것이다.
적어도 지금에 있어서의 변화는 좋아지는 쪽보다는 가면 갈수록 어떤것이든
하향하여 내리막임을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가르침 같다.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가을채비를 하셔야지요^^
커피향이 좋은 계절.... 밤이 자꾸 길어져 간다는 그것만으로도 설레이는....
이 가을엔 보다 여여하시기를....
2010. 9. 25. 토
까망가방입니다.
-
가까운 동네에 계셨으면서도 같이 막걸리 한 사발 못하고 다시 가셨네요.ㅠㅠ
답글
요즘 집 샷슈 때문에 광주에 드나들 일이 있어 금명 통기 드리련....했는데.ㅎ..
여유로운 걸음걸이 따라 걸어봤습니다.
다시 제자리로 찾아 든 일상.
건강하시구요! -
다시 서울로 발령을 받으셨군요
답글
이곳 저곳 즐기시며 쇼핑도 하시고 행복한 부부의 표본이 아닐까하네요..ㅎ
우연히 효재처럼이란 책을 대하고부터 저렇게나 여성스러운 분이 계시구나하고
감동 받았답니다
언젠가 그 가게에도 한번 들리고 싶군요
인사동에 있는가요?
풍성한 가을날들 되시길요^^ -
세상에 제가 이제야 필통님의 소식을 알게 되다니요
답글
무심함에 얼굴이 붉게 타오릅니다.
블로거 살이 잘 하지 못하여 이리 되었네요
먼저
서울로 다시 입성하심을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제 다시 가족이 뭉치셨군요
누구보다 좋아하실 사모님이군요.
길상사 바로앞에 효재집
정말 비쌌지요?
두분의 데이트가 평화에서
다시 사랑이 넘치는 청계천의 저녁시간까지 함께 하셨군요
가장 보기 좋은 모습예요.
자연을
그리고 시적이신 필통님께서
몇번이고 옥상으로 올라가셔서
하늘 바라 보는 그 시간...짐작이 갑니다.
담배 한개비 피워 무실것 같아요^*^ -
서울로 올라오신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답글
다시 사모님과 하루를 여심에 축하드리옵니다.
사실...늘상 오르내림에 있어서 이곳저곳 구경시켜 주신거는 늘 감사했는데
마음 한 구석에는 걱정도 없지 않았지요~
제 동생도 필통님과 같은 생활을 지금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라도 가보고 싶은 곳...길상사..
필통님의 잔잔하고 세세한 설명에 사모님도 감탄하셨을거구요~~
효재 전시관!!
효재선생님은 너무 이기적이다!!라는 느낌이 드는건
저만 그런 거겠지요???
추석명절에 저도 딸아이와 데이또 했습니다.
역시 서울 한 복판은 시야를 바쁘게 하는 도시였습니다. -
아니~~~! 다시 서울로???
답글
전 왜 블로그 글을 이제서야 보게 되었을까요?
잘되엇군요. 사모님과의 길상사와 인사동
그리고 청계천까지 행복한 밤이였겠습니다.ㅎㅎㅎ
서울 가면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곳이 길상사 랍니다.
인사동도 많이 가보고 싶은곳이구요.
지인들의 말의 따르면 그곳에는 갤러리며, 찻집 맛있는
음식점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청계천은 밤에 가면 더욱 볼만하겠군요?
언젠가 낮에 가보았는데...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기온차이가 심합니다.
고뿔 조심하시구요. 누가 누구 걱장하냐구요? ㅋㅋㅋ
전 이미 예방접종 했거든요. 그러니 필통님 조심하시기를...^^*
'소소한 일상.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도 (첫째날) 2010.10.12(화) - 16 (토) (0) | 2010.10.21 |
---|---|
가을풍경, 그리고 이야기- 혜화동 낙산공원.구리 코스모스공원. (0) | 2010.10.07 |
7-8월...그림자 속에서..... (0) | 2010.09.19 |
고판화박물관...그리고 들꽃이야기(원주 신림) (0) | 2010.08.31 |
지리산 뱀사골.달궁.성삼재.....그늘따라 간 길 (0) | 2010.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