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판화박물관...그리고 들꽃이야기 (원주 신림)
2010. 8. 26 비가 오락가락한날....
원주 태장동 논공단지에 있는 공장에서 품질 개선에 대한 기술적 협의를 마친후
샘플을 챙겨서 상경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오후 4시가 좀 넘네요.
늦여름비가 부슬 부슬..... 빗길 따라 가다가 불연,
오랫만이지만 떠올려지는 그곳...."들꽃이야기"에 들러 저녁이나 요기하고 가자 하여
치악산을 우회하여 신림길로 거슬러갑니다.
"들꽃이야기"가 있는 신림 성남리 입구에 이르러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팻말을 발견하곤
4-5 키로 정도의 거리(황둔)이니 호기심에 잠시 들려볼 요량으로 고갯길따라 고비 구비 갑니다.
신림성남리에서 황둔으로 가는 고갯길
치악재
고판화박물관 입구
겨우 차 한대 지날만한 산길따라 이르니 의외로 계곡자락에
아담한 산채가 자리하였습니다.
지붕도 너와지붕으로된 작은 사찰(태고종 명주사)이 의외로 친근하게 다가섭니다.
이곳이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입니다.
사찰 뒤 배경에누워있는 얼굴모습의 감악산이 잔 구름에 은은합니다.
고판화 박물관및 고판화 체험장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목판화 전문박물관이라 합니다.
총 2,5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전시뿐만 아니라 목판화를 새기는 경험도
직접 해볼 수 있다. 중국, 일본, 몽골과 인도 등지에서 직접 수집한 고판화를
전시하고 있어 비교해가며 볼 수 있습니다.
고판화박물관 관람
내부 전시가 깔끔하고 단정하게 잘 진열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테마및 장르별로 전시를 번갈아 하는가 봅니다.
지금 전시는 올해 호랑이해라서 한국의 민화 호랑이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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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판화 박물관 한켠에 전시된 "문화재 수난 자료관"
오륜행실도 목판이
일본식 사각화로인 ‘이로리’를 담는 장식용 상자로 변형되어 있네요.
그안에 화로를 놓고 주전자를 올려 차를 끓여먹은듯 합니다.
왕실 유물이 일본인의 집안 장식용으로 전락한 부끄러운 역사의 한면을 봅니다.
당시 일본인들 사이에서 이런 ‘리폼’이 유행이었던 모양입니다.
고판화박물관은 이 밖에도 화로상자로 개조된 한석봉천자문·자치통감 목판,
분첩으로 바뀐 유충열전 한글소설 목판 등을 수집해 공개한 바 있습니다.
오륜행실도 목판은 유일하게 전해지는 행실도 판본이건만,
훼손이 심하다는 까닭에 보물로 지정받지 못했답니다
분첩으로 바뀐 화로상자로 개조된
유충열전 한글소설 목판 한석봉천자문·자치통감 목판
<강원도민일보 2009.2.20일자에서 발췌>
조선시대 최고의 판화본인 오륜행실도를 찍어냈던 목판으로 만들어진 화로와
한석봉의 천자문 목판으로 만들어진 화로,
역사서인 자치통감과 십팔 사략 목판으로 만들어진 사각상자와
한글 영웅소설인 유충열전을 만들었던 목판으로
자르고 파고 옻칠하여 일본 여인들이 사용한 분첩이 전시되고 있다.
이 전시코너를 보고 많은 사람들은 일본의 야만적인 우리 문화재 파괴 현실에 치를 떨지만
그 이면에 등장하는 우리 민족의 문화재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놓치고 있다.
(중략)
남대문이 소실되었다는이 충격적인 사건을 보고
외국인 학자가 쓴 칼럼을 보면 한국인의 문화재에 대한 현실 인식을 그대로 담고 있다.
한국인이 문화재를 너무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국보 1호가 스스로 자살해 버렸다는 내용이며,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내용이다
註 : 오륜행실도
조선 왕실에선 행실도를 찍어내 백성들에게 충·효·예를 가르치며
삼강행실도·이륜행실도·속삼강행실도·동국신속삼강행실도·오륜행실도 등은
조선의 윤리 교과서이었음.
오륜행실도는 정조 21년(1797) 편찬됐으나 화재로 소실돼 철종 10년(1859) 복각하였슴.
단원 김홍도(1745~?)의 삽화와 ‘오륜체’라 불리는 빼어난 한글서체가 특징임
일본판화 우키요에 (색판화)
일본 판화 우키요에는
유럽의 인상파 화가인 반 고흐, 마네,모네등에게 영향을 미치게 했답니다.
고흐의 자화상 뒷 배경이 바로 우키요에라 합니다.
우리나라는 먹(墨) 판화를 선호하고 (사실은 색깔이 들어간것은 천박한것으로 경시하였던
시대적 영향) 일본은 색판화를 선호하고 발전 시켰다합니다.
소장 보관중인 세계 각국의 고판화
고판화박물관 포스터
고판화 박물관 체험학습 이모 저모 (고판화박물관에서 퍼온 사진임)
관람 기념으로 저도 한컷....판화를 문지르다^^
명주사 스님이시자 고판화박물관 관장님이신 한선학관장님
머리를 깍지 않은 흰 백발의 풍채좋은 장년의 스님에게
왠지 속세를 떠난 격리감보다는 친근한 이미지가 더 느껴집니다.
관장님은 직접 뵙지는 못하였습니다만 .....
퍼온사진
박물관 한켠 아담한 차茶실
커다란 통유리창 너머로 초록의 정적으로 마음을 씻어내고
연한 갈빛 보이차 한모금 축이어 ..... 잠시 묵언의 명상에 잠겨봅니다.
맑은 갈빛의 보이차.....한모금, 한모금,
초록 햇살에 心情이 맑고 투명해지는것 같은 그런 착각에 이르네요. 헛허허허
차실 유리창 너머에...초록 풍경
해금 소리를 곁들여 맑은 보이차 한잔......
단아하신 원장님(실장님?)...차마 성함을 못 여쭈어 보았습니다만 관람중 세세한 설명을
친절히 해주시고 차도 대접해 주셔서 넘 고마왔습니다.
관장님이나 원장님 두분에게서 사립박물관이라는 열악한 조건하에서도
우리의 역사를 사랑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어떤 소명의식을 봅니다.
사립박물관에 대한 관계기관의 지원과 일반인들의 보다 깊은 관심과 애정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되돌아 나오는 치악재에서....
들꽃이야기
황둔에서 치악재를 되돌아 넘어와 성남리로 접어듭니다.
성남리 초입에 개천
평상시에는 미쳐 보지 못한 신비스런 장관에 흠칫하여 멈춥니다.
" 세상에나.....푸르스레, 어둑해지는 즈음.... 뽀얗게 번져나는 물안개 계곡에
장맛비에 불어난 개울물이 콸콸 뿜어내리듯 흘러갑니다.
잠시 무릉도원의 선경에 와 있는양 착각이 드네요.
헛허허허
성남리 입구(마주보이는 숲이 천연기념물 93호 성황림임) 동네길
들꽃이야기 솟대간판
들꽃이야기의 어둠....언제들려도 아늑하고 정스럽다.
들꽃이야기 쥔장은 젊은 나이에 이곳 이장을 다년간 역임하면서 동네를 위해
퍽이나 헌신한 착한 젊은이이다.
케페 회원으로 "명도사"라고 부르는 그는 참 소박하고
수줍게 악수를 나누는 소박함에서 살가움이 물씬하다.
내 가는길에 잠시 머무러 가는 좋은맘이 언제나 거기 머무른다.
쥔장 여사장님(압화작가)의 압화 작품
산채비빔밥, 정갈하다.
차 한잔의 여백에서 .....
이미 깜깜한 어둠에 비까지 나리는 길따라
가는길 하염없고 오는길 여전하다라 하여 고속도로를 따라 오늘도 달린다.
치악휴게소
원주출장길에
신림면 황둔의 고판화박물관을 관람하고 성황리 들꽃이야기를 들려왔습니다.
짧은 토막 여행이었지만
새로움을 발견하고 배우면서...좋은 만남도 나눈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2010.8.29
까망가방입니다
P.S
고판화박물관 강원 원주시 신림면 황둔리 1706-1 전화 033-761-7885
들꽃이야기 강원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 632 전화 033-762-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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