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허공엔 주먹이나 온갖것이 다 들어 가듯이
구멍하나 없는 나무 토막에 못이 박히는것은
그안에 틈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단단하기 이를데 없는 강철을
무르디무른 물이 헤집고 들어가 매끈하게 잘라낸것도
역시 틈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서로 다른 존재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들어올수 있는
마음의 틈을 마련해 두어야합니다
법현스님
열린선원 원장
틈은 어디에도, 시도때도없이
제가 근무하는 약수동 사무실 근처 인근에 향천선원이 있습니다.
조계종 산하 작은 선원인데요
사찰같은 모양새가 아닌 동네 골목에 빌딩에 있는 선원입니다.
그 선원 1층에 "벗"이라는 퓨전카페가 있는데
메뉴는 와인종류가 있으며 식사는 해물칼국수, 수제비, 팥칼국수와
비빔발우(비빔밥)가 있습지요.
점심 식사는 간간이 들러 칼국수를 먹곤 합니다.
식사후 (디저트로 나옴) 솔잎차, 석류차, 국화차등의 전통차 한잔을
느슨하게 한잔 하는 여유가 괜찮아서요.
복닥거리는 일반 식당에 반하여 실내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아늑하고 정갈하여서
때론 손님들과 같이 식사와 함께 담소를 나눕니다.
거기 벽면에 여러 글들이 부착되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틈"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여러 글들이 있는데 유난히도 "틈"이라는 글이 자꾸 눈에 어른거리기에
메모지에 깨알깨알 베껴왔습지요.
"틈....."
허공이 그다지도 큰 "틈"이라는것을 감히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그러고 보니 우리의 일상은 바로 "틈" 속에서 틈을 메꾸듯한 살아가기임을
비로서 봅니다.
"틈"은....우리가 보여지는 틈새가 있는가 하면 도저히 틈이라고 할수 없는,
틈같지 않은 틈도 분명 있다함을 아리송하게 깨달았습니다.
나무에 못이 박히고, 단단하기 그지없는 강철에 물이 헤집고 들어간다는
정녕 그것은 "틈"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결론을 법현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네요.
서로 다른 존재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들어올수 있는
마음의 "틈"을 마련해 두어야한다고.....
다탁의 틈새에도(파아란님 작품)
틈은 차 한잔의 여유속에도(파아란님작품)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를 받아들이는 마음이 바로 "틈"이라고나 할까요?그 "틈"은 살아가면서, 세월의 연륜에 따라 변하여 진다고 믿고 싶습니다.
정말 한때는 그러한 틈새가 정말 비좁고 인색하였던때가 있었지요.
(행여 벌어진 틈새를 상대에게 보여질까봐 전전긍긍을 하고 안그런척
잔뜩 힘주어 헛폼을 잡았던)
이제,
적당한 살이에 적당한 나이에 이르면 적당한 간격이 생겨날거라고,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연륜이 더하여 세월에 씻겨난만큼의
틈새가 빼곡하게 벌어지는거 같습니다.
상대를 받아들일만한 공백과 이해...그리고 작은 배려하는 마음이삶의 여유이자 곧 "틈"이라 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나이는 적당하게 먹고 사는것이 참 고마운겝니다."나이따라 산다"는 말이 참 지당하다 라고 고개를 주억거립니다.
구름낀 하늘에도 틈이....
전신이 보여지는 거울앞에 서 봅니다.
멀뚱히 바라보는 거울속의 남자는 어깨가 둥그스레하고 적당한 낫살이
허리춤과 뱃살에 붙어있고요, 눈밑에 약간 쳐짐과 힐끔한 새치에 그나마
벗어진듯 싶다하는 이마....
언제 이렇게, 모르는 사이에 이리 되엇나 싶어 적잖이 한숨도 쉬곤했는데이제 생각해보니...그 모든것들이 다 벌어진 틈같아요.그만큼 여기 저기에 두리뭉실한 여유스럼과 틈이 벌어져 있는거네요.
다시 거울앞에선 남자를 요모조모 주물러 보고, 만져보고, 또 땡겨도 봅니다.
여기도, 틈, 저기도 틈새...엉뎅이에도 옆구리에도 틈새가 엿보입니다.
아직은 잇빨 틈새까지는 없지만...그것도 내중엔 틈새가 숭숭 할테지요.
나이따라 틈이 벌어지고 그 틈새에 누군가의 마음이 메꾸어진다면그또한 벌어진 틈이 소중하다 한다면 곧 그것이 살맛 아닐까요?차라리 "틈"이 반가웁다네요.
헛허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틈을 메꾸는 마음
새삼, 자신의 모습과 마음을 헤집어 미쳐 몰랐던 "틈"들을 요모조모 추스려 보고, 그리고 담아낼것을 떠올려보심이.....
어떻다구요?틈새를 보이면 역이용 당할수도 있고, 손해도 볼수도 있다고요?설령 그러한것들을 맞닥드리면요...그 까이꺼~ 틈새로 흘려버리시지요. 헛허허허허
2006. 3. 7.
바람불어 좋은날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까망님...
답글
다른 이들을 위하여 나에게 '틈'을 만들어 주자.....
^^..충분히 일리가 있는 좋은 말씀 글귀...
그래요..너무 완벽한 이는 사실 근접하기조차 겁이 나던걸요.
어딘지..틈..이 있는 자는 유~하게도 보이고...
편안히 느껴지기도 합니다.
원래는 완벽한 이인데도..
만약 다른 이들을 위하여..틈을 보여주는 이가 있다면?
그나 그녀는 진정..지혜로운 이가 아닐지요?
사람들에게..항상 큰 '적'을 만들지 말라고 하시던 예전의 제 부모님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적으로는 만들지 말라.....^^
틈과...과연 이 말씀(부모님 말씀)
조금은 일맥 상통하는 차원이기도 한 것을요...
좋은 아침입니다.
참고로 제가 좋아하는 메뉴가 그득~ 그 곳(저 위 글 속의)
아 먹고싶다..!! -
물에 씻긴 조약돌 처럼 빤질빤질하게
답글
퍼팩트 하게 엑슬런트 하게 쫒기면서
너무 척 하느라... 척 ..한다는 사실마져 잊고 살때가 있었지요
이젠 척하는 힘 도 없지만 용 도 안씁니다 ㅎㅎ
너무 깊게 파고들어 구멍을 내고야 마는 몰두에서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그리고 구멍 숭숭한 모습으로
여백을 즐기고 싶습니다
너무 진지하게 분위기 잡지 않으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명료하게 전달하는 글
여백의 철학이 어떤 선사 보다 밝은 선지식 입니다
선원 건물에 칼국시를 많이 자시다 보니
반선사가 되어 가시는 갑심더 ㅎㅎㅎ -
틈이 있는 나무...
답글
틈이 있는 강철...
틈이 있으므로 귀하게 쓰인단 말이군요.
사물도 이러한데 사람사이는 틈새가 필수 일것 같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틈"
틈은 여유같아요.마음 한구석을 비워서 상대방이
비집고 들어올수 있는자리...
어딘가 허점을 보이는 듯 하면 상대하기가 편하죠.
누군가와 친하고 싶으면 먼저 신세를 지라고 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아주 좋아하는 이론입니다.
좋아하고 싶은 사람한텐 먼저 신세를 진답니다.
그러면 그 쪽에서 매우 편하게 생각하거든요.
신세를 갚으려면 계속 가까이 할수 밖에 없죠.
노란햇살담긴 오후나절의 커피한잔..."""
그런데요. 틈과 여유로움은 이곳에 다 모여있는것 같네요.
오늘 여기서 무슨 파티 있어요?
ㅎ -
까망하양님,
답글
놓으신 글에 무게가 느껴 집니다
무거운 무게감이 있는게 아니라,
가볍게 비워낸 듯 하지만 깊이가 느껴지는..
많은 것에 다스림을 놓고 사시는 분의 지혜로움이 느껴져
차분하게 저를 머물게 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뵈었을때도 정갈한 깊이가 느껴져
흐뭇한 마음으로 돌아간 기억이 다시금 나네요
틈이란 것은,
타인을 위한 배려심을 켜야만이 가져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이지요
저도 그 틈하나 늘 마음에 지니고 살고저 하지만,
때로 틈 하나에 다치기도 하는 마음자리입니다
너와 내가 함께 하는 틈이 있다면 환한 빛이 나는 세상이 아닐까 해요
좋은 글에 맑게 노닐고 있는 마음 이제 데리고 갈께요 ^^
따뜻한 저녁시간 되시어요..
샹송을 듣는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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