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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세상에서 가장 작은 출판 기념회"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7. 2. 16.

 

  세상에서 가장 작은 출판기념회  

 

작지만 아름다운.....

  

  

1월 20일은 내 친구 재순이가 첫시집 

'누가 내 식탁들을 흔드는가'를 내게 준 날입니다. 

 

나는 재순이를 위해 혼자서 내집 거실에 색종이로 

오밀조밀 출판기념 축하장을 차렸습니다. 

 

남편이 만들어준 붕어찜을 주메뉴로, 

내가 만든 찹쌀부꾸미를 축하떡으로 조촐한 축하상도 차렸습니다. 

 

재순이는 국화향 그윽한 찻잔을 앞에 두고 표제시를 낭송했고, 

재순이 남편과 나는 박수를 쳤습니다. 

그리고 내가 차린 저녁밥을 만찬처럼 먹었습니다. 

 

가난에 찌들고 시집살이에 찌든 재순이가 시인으로 거듭난 것이 

너무나 대견하고 기특하여 책을 그냥 받기 뭣해서 궁리끝에 

소꼽장난처럼 그러나 진지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나는 

빛바랜 나의 중학교때 앨범을 재순이의 출판기념선물로 주었습니다. 

재순이는 세상에서 중학교 앨범을 제일 갖고 싶어했기 때문입니다. 

집안 형편이 너무나 어려워 앨범을 못샀기 때문입니다. 

 

재순이 부부는 집에 돌아갈 때 

그 낡은 앨범을 신주단지 모시듯 소중히 품에 안고 돌아갔습니다.

내 친구 재순이의 시집 '누가 내 식탁들을 흔드는가' - 

참 잘 쓴 시들이 많이 들어있어 가슴 뿌듯합니다.

 

 

위 글과 사진은 ....들꽃풍경 카페의 참나리님  (57세. 현직 강화도에서 초등학교 교사) 께서  친구인 이재순씨를 위해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가지면서 적은 일기를  요약한 글입니다. 

 

너무 감명스러워 스크랩 해두고요 커피 한잔 할적에 간혹 꺼내 본답니다. 친구의 우정과 사랑이....너무 아름다워요. 뭉클하구요.나눈다는것...참 진솔한 마음이지요. 그중에 마음을 나눈다는것이 참 크게 보여집니다.

 

작지만  큰사랑.....조촐하지만  자랑스러운....출판 기념회비록 그자리에 없었지만 누구보다도 축하, 축복해드리고 싶어요^^

 

 

 

참나리님께서  친구 이재순(필명 이 정)님의  詩 두편을 낭송해 주셨습니다.

 

 

            <가까운 길 두고> 

 

                  봄 한철 햇살 익어 

                  겨우내 보이지 않던 앞산이 가깝습니다. 

                  진달래 개나리 분지르며 

                  산에 가고 싶던 마음 되살아나고 

                  발길 長壽山으로 향합니다. 

 

                  환하게 분홍빛 꽃들 만발하고 

                  내 마음 한켠 헛간에 볕이 듭니다. 

                  미루고 접어 두었던 것들이 문득 환해집니다. 

                  아늑하고 따뜻한 것들이 

                  진달래 잎새에 고여 있습니다. 

 

                  꽃들 다투어 燈을 켜들고 

                  잃어버렸던 말들 찾기에 골몰합니다. 

                  가뿐한 것들이 

                  감탄사를 발하며 높이 걸려 있습니다. 

                  꽃무리 속에 찰랑거리는 

                  혼령들 일어나 손을 흔듭니다. 

 

                  마음이 눈뜨는 자리 거기 있어 

                  가까운 길을 두고 멀리 돌아옵니다. 

                  봄날 한철 아름다워 

                  또 한 生을 살려고 꽃물들어 옵니다. 

 

 

 

          <붉은 고추가 되기까지는> 

 

                 땡볕에 

                 고추나무하나 

                 서 있다. 

 

                 출구도 

                 없이 

                 온 몸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서슬 퍼런 

                 속뜻을 

                 발설하지 않았다. 

            

 

더불어....깔끔하시면서 소담하시고.... 동화작가 이신 "참나리"님의  예쁜 동화 (창작) 한편을  읽어 드릴께요^^동화속에서 살아가는 마음가짐과   함께하는 여러 마음을 보고 느낍니다.내세움 보다 보듬고, 배려 하는 마음이 .... 제가 읽어 드릴께요^^

 

 

<바람의 친구> 

 

산마을의 바람은 늘 뽐내기를 좋아합니다. 

산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면서 언제나 큰소리를 칩니다. 

 

    “참나무가 살랑살랑 춤을 추는 건 내 덕분이야.” 

    “소나무가 우우! 노래하는 것도 모두 내 덕분이지.” 

산골짜기에서 흐르는 냇물이 말없이 미소를 짓습니다. 

 

    “야, 냇물아, 내말이 틀리냐?” 

그래도 시냇물은 미소만 짓습니다. 

 

참나무가 상수리 무게를 못 이겨 후두두! 후두두! 상수리를 떨어뜨립니다. 

그 옆의 산밤나무도 에구구! 에구구! 알밤을 떨어뜨립니다. 

바람이 냇물에게 말합니다. 

    “냇물아, 쟤네들이 떨어지는 것도 모두 내 덕분이란다.” 

그래도 냇물은 웃기만 합니다. 

 

하늘 높이 기러기 떼가 날아갑니다. 

    “냇물아, 쟤네들이 저렇게 날아다니는 것도 모두 내 덕분인 거 너 모르지?” 

냇물은 부드럽게 미소만 짓습니다. 

 

바람은 말없이 웃기만 하는 냇물이 답답했습니다. 

이렇게 맹숭맹숭한 아이랑 친구하자고 한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를 그만두자고 할까?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바람은 마지막으로 냇물을 약올려주고 달아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야, 냇물아, 너는 도대체 하는 일이 뭐니?” 

미소만 짓던 냇물이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저 위 골짜기에서부터 조그만 돌멩이들의 발을 닦아주면서 내려왔어.      평평한 곳에 닿으면 큰 바위님들의 발도 닦아드리지.      그리고 돌멩이도 바위님도 없을 땐 작은 모래알갱이들의 발을 닦아준단다.      그리고 나무가 하는 노래를 들어주고 산새들이 부르는 노래도 들어줘.      나는 내가 발을 닦아줄 때 깔깔거리고 웃는 모래알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단다.      바람아, 너 사랑이 뭔지 아니?” 

 

냇물의 말에 산골짜기의 모든 나무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풀들도 따라서 박수를 쳤습니다. 

날아가던 산새들도 박수를 쳤습니다. 

바람은 갑자기 냇물 앞에서 부끄러웠습니다.*** 

 

 
작년,들꽃풍경 정모때 진달래 꽃으로 화전을 부치시는 "참나리"님
모자가 사시사철 트레이드 마크시지요^^

 

 

봄볕이 완연한  2월입니다.새해가 밝았나 싶은게 엊그제 같은데  하마  (음력) 설날이네요.작년만 못하다....유례없는 불경기이다고들 합니다.비록 넉넉하고 여유 있는 설마음이 아니시더라도  내일을 기리는 좋은 맘으로 화목한 모임과 만남이 되어지시고가내  두루 평안 하심과 하시는 일이 꼭  잘 되어지시기를 빕니다.

 

그리고 작지만 아름다운 출판 기념회를 축하해주시구요,새봄의 흙내음을 두팔벌려 아름으로 가득 안아내시기를 바램합니다.

 

 

 

2007. 2. 16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잔잔한 가요모음

노래 들으시며 명절때 호들갑스러운 맘 차분히...

커피 한잔 더불어 쉬세요^^

 

 

 

 

 

  • 재희2007.02.16 16:03 신고

    그러셨군요
    저는 이재순님이 필통님의 친구분인 줄 알았네요
    시집을 낸다는것...시를 쓰시는 분들..
    감성이 풍부하시고 소녀같은 마음을 지니신 것 같아요
    시집을 내고 자신을 표현하고...참 아름답습니다
    그분이 건필하시기를 바라며..

    필통님..
    내일부터 시작되는 설연휴
    가족친지분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답글
  • 담화린2007.02.16 16:25 신고


    필통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박하고 아름다운,
    정이 담뿍 묻어나는 출판회도 축하드려요...^^

    산소가는 길목에 봄이 얼만큼 왔는지
    유심히 살펴보아야겠어요.

    답글
  • 안녕2007.02.16 16:33 신고

    설 연휴 가족들과 함께 즐겁고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답글
  • 비후2007.02.16 17:01 신고

    참나리님을
    이재순님을
    동화같은 하늘 마음이 그대로인 님들을
    친구로 두셨음에
    부럽기 그지 없습니다.

    세월이 이젠 비껴 갈 즈음
    이리도 고운 글 속에
    세월은 그리 험하지 않는 것을 느끼네요.

    필통님의 통속에
    추억과 아련한 기억들이
    좌악 보입니다.

    평화를 위한 모임에
    평화를 가진 사람들...

    출판기념회와 출판을 축하드립니다.

    답글
  • 오기2007.02.16 18:10 신고

    늘 고운 것 예쁜 것만 찾아 오시는 건
    까망님의 마음이 곱고 예브기 때문이겠지요?

    조촐한 출판 기념회 사진 참 감명깊고
    앨범을 선물로 주신 그 분도 참 곱습니다.

    덕분에 훈훈한 마음이 되어 돌아섭니다.

    설 명절 잘 보내십시오.

    답글
  • Tea hunter2007.02.16 18:53 신고

    나쁘고 못난일보다는
    기쁘고 아름다운일들이 많은 세상이구나..

    님 덕분에 아름다운 사진 ,얘기
    설 선물로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답글
  • 등대지기2007.02.16 23:03 신고

    시인의 꿈은 시집하나 내고 싶은
    소망은 누구나 가져봅니다만...

    축하드립니다.
    그분께...

    등대 아시는 분도 시집을 내어서
    얼마나 기쁘던지요..

    고유의 명절 설입니다.
    짧은 일정이지만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셨으면 합니다.

    고운 밤 보내십시오.^^*

    답글
  • 물푸레2007.02.17 02:04 신고

    감명깊은 이야기입니다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에는 더욱 좋은 일 많으시길 기원합니다

    답글
  • 루시2007.02.17 09:45 신고


    설인사 드리러 왔다가
    가슴 뭉클함 안고 갑니다.

    소녀의 마음으로 우정을 나누시는
    참나리님의 따스한 마음....
    작은 출판 기념회였지만
    그 어느 출판회보다 사랑스럽고 정스럽습니다.

    필통님 구정 잘 보내세요~♧


    답글
  • 춘희2007.02.17 20:47 신고

    시가 참으로 좋습니다. 오랜만에 인사올립니다
    잊지않고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만사형통 하옵소서

    답글
  • 빨간머리앤2007.02.17 22:07 신고

    사립문 앞에 나 있던 님의 흔적따라 왔다가
    이렇듯 따뜻하고 정감있는 사연속에서
    " 마음이 가난한자는 복이 있나니 .. 천국이 저희것이요 .. "
    가난한 마음속에 숨어있는 넉넉하고 풍성한 사랑 이야기
    고운 설빔으로 기뻐하는 아이처럼
    한아름 설빔을 받은듯 감동으로 ... ^^

    설 연휴 기간 내내
    더욱 풍성하시고 행복하시길요 ..^^*

    답글
  • 채원 조이령2007.02.18 11:53 신고

    새해 첫 날 이 아름답고 고운 이야길 대하니
    그저 가슴 한 켠이 뭉클합니다...
    앨범....그리고 작은 파티장.....
    그리고 시....시집.....
    아름다운 정경이 눈 앞에 펼져집니다,,,
    그리고 그 정경을 소중하게 받으신 님의 성정에 더욱 더.....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늘 즐거운 나날 되시길 빕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답글
  • joanne2007.02.19 05:10 신고

    참 아름답습니다.
    따스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필통님께 늦은 세배를...
    "해피 뉴이어~"

    답글
  • 고 운2007.02.19 10:11 신고

    시냇물처럼 참 따뜻한 마음들입니다.
    이 마음들이 흘러 한해를
    아니 평생을 어우러져 살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명절 연휴도 마지막이네요.
    복되시고
    늘 그림같은 삶이시기를 축원드립니다.

    답글
  • 흐름2007.02.19 19:17 신고

    아름다움이 흐르는 일이군요
    우수인 오늘 훈훈한 이야기로 내일이 기다려집니다
    작지만 보석같은 출판!!! 축하드립니다

    답글
  • 여울~2007.02.19 19:18 신고

    이재순님 축하드립니다
    비록이 이곳이 필통님의 불로그지만서두요...
    고운 마음으로 빚어낸 시가 세상사람들 가슴을 살찌우는
    영혼의 양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요

    필통님, 명절은 즐겁게 지내셨는지요?
    연휴가 짧아 마음는 분주하지만
    그래도 정겨운 것이 명절이지요.

    힘내시고 다시 시작하는 한 주 힘있게 살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

    답글
  • 대아리랑2007.02.19 22:15 신고

    참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사는 이야기에 파뭍힌 필통님도
    참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세배드립니다!!

    답글
  • 서정적인 시가 참 고와요.
    구입하고 싶은데 어느 출판사인지요?

    답글
  • 황호민2007.02.20 13:53 신고

    시 좋고 음악 좋고 친구를 생각하는 정이 넘 포근해요..멋지십니다..

    답글
  • 늦었지만
    저도 왕~~축하드립니다
    세상의 그 어느 출판기념회보다 아름다운 기념회였을겁니다

    두편의 시와 한편의 동화를 보고 나니
    어쩐지 제 마음까지 예뻐지는 느낌^^*
    느끼게 해주신 까망님께도 감솨~

    설날 잘 보내셨죠?

    새해에도 꿈꾸고 소망하는 모든것들이
    고운 열매로 까망님의 삶가운데 자리하길 바래요^^*

    따끈한 모닝커피 한잔 놓고갑니다
    좋은날 되세요^^*

    답글
  • 낙타기르는여자2007.02.21 14:30 신고

    아름다운 얘기에 눈이 젖어오네요.
    사진의 주인공.. 재순 시인님이신것 같아요.
    평화로운 표정으로 무슨생각을 하시는지.. 고운 모습뵈오니 더 방갑고요.
    -누가 내 식탁들을 흔드는가--타이틀도 정답습니다.
    몇분이셨지만 세상에서 가장 작은 출판기념회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출판기념회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준비해주신...붕어찜과 찹살부꾸미...
    그리고 선물 ..중학 졸업앨범까지..
    아름다운 한장의 그림으로 제 기억속에 보관하겠습니다.
    훈훈한 얘기 글로 소개주신 하양필통님께도 감사드려요!

    답글
  • 재희2007.02.23 09:14 신고

    날씨가 좀 추워졌어요
    봄이 오려다가..한발짝 살째기 뒤로 물러났나봐요
    그치요?

    답글
  • 화가 오진2007.02.24 00:35 신고

    오손도손.ㅎ~참 예쁩니다.필통님의 살아가시는 모습이..^^그리고 축하드립니다!!

    답글
  • 재즐보2007.02.24 14:01 신고

    감동이 전해 옵니다
    이정시인님의 좋아하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언제까지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답글
  • 『토토』2007.02.24 14:13 신고

    어제 이방 들렀다가 급히 나갈일이 생겨서
    발자국 못찍고 갔는데... 나만의 책이 있다는 것이
    참 부러웠습니다. 고운마음을 시로 표현할 수 있는
    재능이 무척이나 부러운 아낙이기에...
    곱고 아름다운 이들 속에 파묻힌 필통님의
    감성에도 뭔가 자꾸만 꿈틀대고 있을 것 같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