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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나들이

미니여행 - 용문행 전철 타고서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11. 3. 3.

 

 미니여행 - 용문행 전철 타고서

                                               2011. 1. 23. 눈 나리는 일요일 

 

 

엊그제 까진 이렇게 맑고 투명한 하늘이

간밤부터 눈이 나리더니 종일 눈발이  하염없이 풀풀 날리었다.

 

세종로 맑은 하늘 , 토요일 오후

 

 

일요일 오후나절..... 눈발이 풀풀 날린다.

언젠가부터 내심 기대해본 열차 여행을 떠나고픈 충동이 있었던터

오늘은 그 예행연습삼아 전철을 타고 눈길 따라 나선다.

눈이 나리니까.....

 

아무래도 지하노선이 짧고  차창으로 눈구경을 하기 괜찮은  외곽으로

대충 방향을 잡고  청량리역에서 전철노선을  둘러보다가  용문행 전철을 탔다.

 

눈이 하염없이  풀풀  흩날린다.

 

청량리역 

 

 

 

 

   

 

기억같은 추억 -  청량리역

 

속칭 ‘청량리 588’ 로 더 알려진 그곳 청량리....

유신체제와 광주사태를 지나는 세대들의 암울함이 지하 다방 구석진자리에서

꽁초를 뻐끔거리던  그로테스크한 매력이 또한 거기에 있다.

그곳은  중앙선, 영동선, 경춘선이 출발하는 대학생들의 MT출발지이기도 하였다.

낡고 바랜 청바지에 세고비아 키타를 걸메고 열차 통로에서 마냥 누구라 할것없이

고래잡으러 떠났던 그때 그시절의 이야기이자 추억이다. 

 


            청량리 부르스 / 명혜원

 

                  늘어진 커텐 황혼이 젖어 /  화병 속에 한 송이 국화

                  긴 하루 걸린 창에 앉아   /  타는 해를 바라보네  

                  내 빈 방을 음~ 채워줘요  /  부르스를 들려줘요

                  호사한 밤은 아직 먼데  /  예쁜 꽃불 어디에 켤까

                  내 빈 방을 음~ 채워줘요 /  부르스를 들려줘요

 


 

 

 

이노래도 한때는 금지곡이었다죠

바로 엊그제......

1월 20일  밤 10시 15분,  이곳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마지막 열차가 출발했단다.

1939년에 개통된 경춘선 열차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그 자리에 서있다. 

 

하염없이  가는 눈발이 날린다.

춘천쪽으로 갈까나 하였지만 아껴두고 용문행 전철을 탄다.

 

                                                 

 


                                                 

 

 덕소역에서

                                   


                                    청량리발   안동행  무궁화호 - 기차 카페를 달고가는 눈열차이다 (아래)

                                    이 열차가 지나치는동안 전철은 잠시 비켜 서 주었다.(위)  

                                    먼길  가는길이니 어서 지나라고....

                                    우당탕 우당당당~  쿵콩콩콩~ 

                                    KTX나 새마을호에 비해 한참 완행이지만 (예전 한때는 젤루 뽐내던 때가 있었는데)

                                    그래도 추억이 서려진 정스럽고  주황색이 예쁜 무궁화호 열차이다.

                                    다만.... 지켜보는 시야에 다소 버거워 보이는 쉰소리가 조금 애잔하다는....

                                   


                                   

 

 

   

 


   

 

청량리 -  덕소 - 팔당 - 양평 - 용문

                                                       

 

                                    플랫포옴......

                                    플랫포옴은 기다리는 설레임과 떠나는 부푼맘이 거기있고

                                    먼길이건 작은길이건 돌아온 안도감과 다녀온 여운이 길게 늘어뜨려지는

                                    그런 묘한 맛이 있다고나.....


                                    

 

                                     펄펄 눈나리는 현장 사진 용케 한장 건졌슴 (위)^^

 

                                    

 


                                    


정적이 좋은 플랫포옴 에서

   

 

칼라 유리창을 통해본 시야 
                                                                           

 

 

                                   

 


                                                      

 


                                                       

                                                                          

                                                         푸른빛띄는 전철 유리창을 통한 시야(사진)가

                                                         웬지 더 시려보이고 암묵적이다.

                                                         하얀눈으로 덮인  남한강 줄기.....정말 새로 시작하는 새봄을

                                                         갖고 싶은가보다.

                                                         여태것을 다 하얗게 덧칠해버리고선.....

                                                         나도 그랬더면......


                                    

 

 

하얀 철로길 따라 실컷 눈구경을  다녀온 여행이다.

다만 혼자라서 쪼메 머쓱하기도 하였지만 (원래 생뚱맞게 혼자서도 잘 노는편이라^^)

용문역까지 갔다가  용문역에서 되돌아오니  전철 차비도 편도요금만 ㅎㅎㅎㅎ


   

 

 


 

지하로 들어가기전.....왕십리역에서 잠시....

어느덧 어둠이 내리 깔리며 네온이 하얀설경에 점점이 명멸한다. 

낮과 밤의 길목같은 .....

금새 지나치지만  이때가  사진 맛이 더 숙연하다.

 

  

               추억은 인생을 두 번 사는 것

               아득히 밀려오는 그리움을 솜사위처럼 포근히 가슴에 담고

               내일을 기약하는 조금은 여린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고 싶다.

               설령, 누군가 나를 자신의 눈 감은 머릿속  추억의 안주거리로 만든다 해도

               나는 자기 도취에 취해버린 순수한 그 마음을 높이 사서

               그냥 웃어주는 어리석음을 인생에서 배우고 싶다.

               마음을 비울 순 없지만 더더욱  세상을 등질 순 없겠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삭막한 세상의 한 가운데서

               홀로인 나를 한번쯤 느낄 수 있는

               자신이 되길 원한다.

 

                ........................ (하략)

 

 

정일석 시집 "추억은 인생을 두 번 사는 것" 권두시에서(퍼옴)

 

 

작지만

하얀 철길따라 풀풀 날리는 눈발을 쐬어내며 다녀온 미니여행이다.

크다란 유리창 너머로 먼발치의 하얀 설경을  멀뚱히  바라보며,

문듯....매끄럽게 윤기나는 삶은 계란을 까먹고 싶은 충동이 일렁인다.

 

눈이 나리니까.....

홀로인 나를 한번쯤 느낄수 있는..... 그런 시간 여행이었다.

 

 

2011. 1.  23

까망가방하양필통 입니다.



2011.  3. 3. 정리 

 

 

 

 

 

  • amabell2011.03.04 01:19 신고

    앞 그림 맑은 날을보고는
    오..하다가 이렇게 좋은 날 지나고 다시 눈이 폴폴..
    눈풍경을 보고 오가는 여행, 시원도 합니다.
    용문행의 전철..그리고 중간에 나오는 음악까지
    ..즐감입니다.

    답글
  • Mia2011.03.04 13:16 신고

    츠암~ ,,감성적이심돠. 홀로 훌쩍 여행도 하시고....
    제 갠적인 생각인데요,,, 사진싸쥬가 좀 크면 귀경하는 사람이 더 즐거울거라는...
    머,,걍,,, 제 혼자 생각입니다.

    근데,, 용문이 용문사,,그쪽인가요?
    지송~,,지리 성적이 영 안좋았어서뤼...

    답글
  • 춘희2011.03.04 23:53 신고

    설원을 내달리고 싶은 충동이 일때가 있지요. 분주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으실 줄 아시는 멋스러움이 느껴집니다.
    꼭 같은 시간을 살아도 그리 삶의 여유를 부릴 줄 아시니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눈 덮힌 자연속에 취했다 갑니다.
    늘 건강, 건필하소서...

    답글
  • 수수꽃다리2011.03.05 11:40 신고

    필통님은 저로 하여금 가끔씩 글을 읽는 중간에 차 한잔을 타오게 하시니...
    이런 제 맘은 행복합니다.

    글이 좋고 분위기가 좋고 끈적거리는 음악이 좋고..
    빛바랜 낡은카페.. 거기에 계실 필통님!!
    아니 지금 베란다에서 길게 한모금 빨고 계시나요..?? ^^

    답글
  • 바람개비2011.03.05 12:18 신고

    잘보구 가요~

    답글
  • amabell2011.03.05 14:10 신고

    이번 주말은 날의 온기로
    느긋한 날씨인데, 멀리 또
    여행의 도시락을 싸두었을까요.
    [비밀댓글]

    답글
  • 큰가방2011.03.05 18:55 신고

    아직 서울의 눈 오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제대로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눈 내린 서울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보입니다.

    따스했던 주말 하루가 어둠 속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주말의 남은 시간 즐겁고 편안한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답글
  • 惠園2011.03.05 21:40 신고

    혼자만의 시간여행 멋지십니다~^^눈 내리는 차장 밖으로

    역시 낭만가이신 필통님이시다 ..~기차와 음악이 잘 어울립니다~^&^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11.03.06 12:26 신고

    겨울의 꼬랑지를 봅니다.ㅎㅎㅎ
    오늘은 경칩입니다.
    봄은 벌써 가까이 와 있는 느낌입니다.

    잘 보고가요

    답글
  • 산향2011.03.06 17:49 신고

    눈 내리는 날...
    이런 운치있는 여행도 있네요. 좋아라~~

    그냥 웃어주는 어리석음...

    저도 그래야겠습니다.^^

    답글
  • dada2011.03.06 19:45 신고

    노래따라
    잘 흐릅니다...;;;

    답글
  • 전철이 개통되고
    저도 다녀온 곳이네ㅔ요
    한번은 양수리..혼자..
    또 한번은 용문까지..또 혼자..
    용문역에서 바로 돌아왔지요
    또 한번은 친구와..
    용문사를 한바퀴 돌아 내려오는 길에
    곤드레밥으로 유명한 음식점에서 점심도 먹고..
    참 좋았던 기억..
    자주 와야지했는데 시간이가~~
    필통님의 미니여행따라
    저도 눈구경 실컷하고 갑니다
    봄이 오며 눈에 대한 아쉬움이 엄청났었는데 ㅎ

    잘 지내시죠?
    좀 바빴네요
    이제 정신 좀 차려볼까 하구요

    편안한 휴일밤 보내고 계시리라..
    좋은밤 되세요^^*

    답글
  • 살구꽃2011.03.07 06:37 신고

    행복하게 눈 내리는 날
    혼자떠난 미니여행
    오메~~내두 옆칸에 따라갈껄 ㅎㅎ

    용문역도 있군요 몰랐어요
    아이들 어렸을적에
    꼭 한해 두번쯤 갔던 용문산에
    은행나무 못본지 오래 되었어요

    행복한 월요일 시작하셔요

    답글
  • 청람2011.03.07 14:18 신고

    겨우내 움추렸던(?) 저의 두 눈이
    잠깐이지만 호강좀 했습니다.
    언제가도 볼거리가 많은 그곳 양평...그리고 용문
    전철을 타고 춘천까지 갈 수 있다니요~
    저도 그 낭만을 따라 춘천 명동에서
    닭갈비도 먹어봐야 힘이 날텐데요^^

    차창 밖으로 폴폴 나리는 눈을 감상하면서
    멋진 여행을 늘 꿈꾸시는 필통님의
    그 여유...
    아무나 ..누구나 할 수 없는 넉넉함 일겁니다.

    답글
  • 나오미2011.03.07 23:32 신고

    사진으로 담은 풍경이 우리나라가 아닌 것 같은 느낔이네요.

    답글
  • amabell2011.03.07 23:37 신고

    문득..
    내일..이곳에 사는 작가를 만나러
    봇짐 꾸리고 있습니다 .
    어떤 봄의 풍경이 오후부터 준비하고 있을까 ..
    하는 궁금증도 드는 곳입니다.

    답글
  • SweetRose2011.03.08 17:56 신고

    이번엔 나 홀로 작은 여행이었는것 같습니다
    참,,부지런 하시다 할까..
    기차타고 여행길을 나서다니..눈 오는 날에..
    저는 그런 날은 가만히 집에만 있고싶은데요..^^
    덕분에 늘 이곳 저곳 한국여행을 필통님과 같이 하니 고맙습니다..ㅎ

    답글
  • 담화린2011.03.08 19:40 신고


    아, 멋져라...
    행하는 자만이 누릴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하얀 철길, 기차역을 보니
    2월말에 일주일동안 친구와 기차여행을 다녀온
    아들의 사진들이 오버랩되네요.

    기차타 본지도 참 오래됐는데...
    언제나 그렇지만
    바쁜 일상의 틈, 찾아가는 여유가 참 좋습니다.

    답글
  • 맑은물정수기2011.03.09 22:06 신고

    즐감하고 갑니다~~늘 건강 하시기를요~~~^^

    답글
  • 김 또깡2011.03.10 08:05 신고

    하얀 눈에 역사와 철로 의 조화로운 만남이 잘 표현되어 있는 글과
    사진 입니다.
    현대적인 감각이 함께하는 좋은사진 잘 보고 갑니다.
    즐건 목요일 잘 보내세요.

    답글
  • 하시림2011.03.13 14:47 신고

    청량리역은 정말
    내 인생의 한 획을 그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곳에서 경원선 경춘선 중앙선 교외선 영동선 태백선
    많은 손님이 떠나면 언제 오나 하고 울기도 하고
    까까머리 신병들이 엄마의 손을 놓지못하던 그 플랫폼이네요

    많이 변하고
    많은 사랑과 이별을 안겨준 청량리역을
    다시 되새겨 봅니다.

    답글
  • 소우주2011.03.13 19:41 신고

    설경에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일교차 심할때 감기 조심 하시옵고
    항상 즐거운 나날 만들어 가세요.

    답글
  • 눈내리는 날 여행도 멋지죠..
    오후 나절 키피 한잔 마시며 잘 구경하고 갑니다^^

    답글
  • 실암2011.03.16 10:50 신고

    잘 계시죠?
    그림이 아직 겨울속입니다.ㅎㅎㅎ
    남녁의 봄을 밀어 올리겠습니다.
    따뜻한 봄 맞이 하십시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십시오.

    답글

  • 부지런하기도 하지만 사진 찍는 솜씨가 감각적입니다.
    설경이 좋으네요... 압권입니다.

    저도 지난 달에 용문사 은행나무 보고 왔는데...

    답글
  • 비후2011.03.30 23:13 신고

    아...
    전철로 기차로
    눈을 느긋하게 구경을 하고
    다녀 오신 미니 여행이 정말
    정말 멋지십니다.
    필통님과 잘 어울려요.

    제게 있어 청량리는
    대학때 엠티 가던 첫 출발지 였어요
    춘천으로...
    그리고 데이트 하면서 또 기차를 타러 다녔었네요..

    이 음악은 처음 듣는데
    왠지 재즈풍으로 한잔 해야 될듯 합니다.ㅎㅎ

    답글
  • 정진중2012.02.23 13:53 신고

    건강한 일상에 아름다운 추억 소롯이 간직하시고 항상 건강한 하루하루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졸작인 저의 시(추억은 인생을 두번 사는 것)를 인용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답글
    • 까망가방하양필통2012.02.23 23:49

      "홀로인 나를 한번쯤 느낄수 있는...."

      그날 그 런 분위기였습니다.
      詩를 전재 하지 못함 죄송하게 여깁니다.

      마음에 다가서는 詩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