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마을님 시집 - "꽃의 기호"
보라색은 자색이라 하여 의젓한 품위와 권력과 화려함을 주지요. 파란색은 젊은 충동질을 불러 일으키는 맛이 있지요. 핑크색은 역시 연분홍 치마폭에 봄바람이 살랑한다고나.... 초록색은 싱그러운 풋풋함이 좋으며 차분한 마음을 가지게 하고 밤색(똥색)은 흙내음속에 나른한 겨울햇살에 겨워하네요.
그냥 색에 대해서 주제넘게 주절거려 봅니다.
예전엔 색감에 대해서 한정적이었는데 요즘은 인터넷을 접하면서 요술을 부리듯 제멋대로 색상을 고르고 붙이고 그럽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초록"색을 유난스레 좋아하시는 분 얘기를 하렵니다^^ 저 또한 그 색깔을 은근히 좋아하기에...
워낙 초록색 브라우스, 안경, 모자...만년필까지 초록으로 고집할정도네요. 그래서 주위에선 그에게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 그 녹색" 이라고까지.
그분께서 이참에 초록이야기를 아담하고 진솔하게 "꽃의 기호" 라는 이름으로 시집을 펴내셨습니다.
그중에 유독 곁눈질 되는 시 두편을 옮겨 봅니다.
야생화 대문자초에게
참 많은 야생화 중에
너처럼 작으면서 당당한것은 없을거다 가는줄기에 의젓하게 매달려 큰대자로 어흠하고 있으니
나도 너처럼 묵언으로 사랑을 전허고 싶다 묵언으로 거절을 말하고 싶다
내 생애 가늘지만 너처럼 의젓하게 어깨 펴고 살고 싶다
생애
길게 이어진 몇겁의 고통이 덕장에 걸려있다 내장 다 빼버리고 얼었다 녹아내리기를 반복하지 않고는 제값을 받을수 없다 살얼음 품어야만 제맛을 내는 빳빳하고 긴장한 삶이어야 깊은맛 우려내는 생애 한번쯤 덕장을 빠져나가 겨울 바람을 피하고 싶었을까 한번쯤 사랑에 녹아 허물어지고 싶었을까 하얗게 쏟아지는 눈발 끌어안고 곧추서서 기다리는 먼날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렇듯
"대문자초" 詩에서 그분의 평소의 모습과 가녀린 소망을 봅니다.
"생애" 詩에서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무뚝한 우리네 아버지가 차마드러내지 못한 바튼 속살 같은 마음을 은근히 빗대 주셨네요. 진부령 황태가 불연 눈앞에 스쳐납니다. 내장 다빼버린체 얼었다 녹았다 한것도 부족하거늘, 홍두깨 방망이로 마구잡이로 쳐맞았던 그 노릿한 황태는 한때는 명태(명예퇴직), 동태(겨울에 잘림), 황태(황당하게 쫓겨남) 씨리즈로 동네북이 되어져 휘 날리던 시절도 있었다네요.
"아버지"라는 단어....참 델리케이트한 단어이자 호칭입니다. 아더밀러의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까지 빗대지 않더라도 그냥 건들이지 않고 가만 두어도 휘청거려지 것이 아부지 당신 자신의 의 눈치라고나...
생애" 시를 다시금 넌즈시 우러보며.... 그 싯귀가 남같지 않다하매 나이들어섬이 애닯다 하더라....하여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감히)
재밌는건요^^ 제가 이책을 구하려고
퇴근길에 장충체육관 앞에서 버스타고 교보문고엘 갔는데요, (예약한 손님거라서 곤란하다는 판매원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1권 구하고 대충 한바퀴 둘러본후 다시 나와 집에가는 버스를 탔는데요 "띵똥~ 환승입니다" 그러지 뭡니까^^ (꽤나 지났는데두....아직까지 환승이 적용되니^^) 거참^^ 호주머니속에 움켜쥔 주먹에 뿌듯하게 힘이 가드라구요. 헛허허허허
참 , 그건 그렇구요.... 그분 소개가 빠졌네요.
들꽃풍경 회원이시고 시인이시자 여러 문인 활동을 하시는 안개마을님(본명 전길자) 이십니다. 저 보담은 한참 연배이신데도 활동은 참 열정적이십니다.
아무려나.... 시집 발간에 즈음하여.... 함께 축하 드립니다.
"2008. 2. 1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김포 들꽃풍경 게시판에 올린것을 옮김)
전길자 시인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문학공간'으로 등단, 한국 문인협회, 한국 시인협회, 국제 PEN클럽, 여성 문학인협회 회원, 기독교 문인협회 이사, 시마을 시낭송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며, 시집으로「나무는 아파도 서서 앓는다」「저 새떼들이 부럽다」「안개마을」「이루어지이다」등이 있다. 동인지「겨울 야외 수업」「비운 것만큼 가득 차 오른다」와 공저 수필집「하루 분의 기쁨이어라」「바람 속의 얼굴」등이 있다. |
'느끼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스레터를 보낼 수가 없어요! (0) | 2008.03.14 |
---|---|
숭례문 화재.....2008.2.10-11 (0) | 2008.02.17 |
한강.사무실.인사동...그리고 배호 노래 (0) | 2008.01.26 |
1월의 마음 .... 갈매기의 꿈에서 (0) | 2008.01.20 |
이런 저런....지나진 그길녁.....(2007년 마무리를) (0) | 2008.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