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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안개마을님 시집 - "꽃의 기호"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8. 2. 1.

 안개마을님 시집 - "꽃의 기호"


보라색은 자색이라 하여 의젓한 품위와 권력과 화려함을 주지요. 파란색은 젊은 충동질을 불러 일으키는   맛이 있지요. 핑크색은 역시 연분홍 치마폭에 봄바람이 살랑한다고나.... 초록색은  싱그러운 풋풋함이 좋으며 차분한 마음을 가지게 하고 밤색(똥색)은  흙내음속에 나른한 겨울햇살에 겨워하네요.

 

 

 

 

 

그냥 색에 대해서 주제넘게 주절거려 봅니다.

 

예전엔 색감에 대해서 한정적이었는데  요즘은 인터넷을 접하면서 요술을 부리듯 제멋대로 색상을 고르고 붙이고 그럽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초록"색을 유난스레 좋아하시는 분 얘기를 하렵니다^^ 저 또한 그 색깔을 은근히 좋아하기에...

 

워낙  초록색 브라우스, 안경, 모자...만년필까지  초록으로  고집할정도네요. 그래서 주위에선 그에게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 그 녹색" 이라고까지.

 

그분께서  이참에 초록이야기를  아담하고 진솔하게  "꽃의 기호" 라는 이름으로 시집을  펴내셨습니다.

 

 

 

 

그중에  유독  곁눈질 되는 시 두편을 옮겨 봅니다.

 

 

 

    야생화 대문자초에게

 

    참 많은 야생화 중에

    너처럼 작으면서 당당한것은 없을거다     가는줄기에 의젓하게 매달려     큰대자로 어흠하고 있으니

 

    나도 너처럼     묵언으로 사랑을 전허고 싶다     묵언으로 거절을 말하고 싶다

 

    내 생애 가늘지만     너처럼 의젓하게 어깨 펴고 살고 싶다

 

 

    생애

 

    길게 이어진 몇겁의 고통이     덕장에 걸려있다     내장 다 빼버리고     얼었다 녹아내리기를 반복하지 않고는     제값을 받을수 없다     살얼음 품어야만 제맛을 내는     빳빳하고 긴장한 삶이어야 깊은맛 우려내는 생애     한번쯤 덕장을 빠져나가     겨울 바람을 피하고  싶었을까     한번쯤 사랑에 녹아     허물어지고 싶었을까     하얗게 쏟아지는 눈발 끌어안고     곧추서서 기다리는     먼날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렇듯

 

 

"대문자초" 詩에서  그분의 평소의 모습과 가녀린 소망을 봅니다.


"생애" 詩에서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무뚝한 우리네 아버지가 차마드러내지 못한  바튼 속살 같은 마음을 은근히 빗대 주셨네요.   진부령 황태가 불연 눈앞에 스쳐납니다. 내장 다빼버린체 얼었다 녹았다 한것도 부족하거늘,  홍두깨 방망이로 마구잡이로 쳐맞았던  그 노릿한 황태는 한때는  명태(명예퇴직), 동태(겨울에 잘림), 황태(황당하게 쫓겨남) 씨리즈로 동네북이 되어져  휘 날리던 시절도 있었다네요.

 

"아버지"라는 단어....참 델리케이트한 단어이자 호칭입니다. 아더밀러의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까지 빗대지 않더라도 그냥 건들이지 않고 가만 두어도  휘청거려지 것이 아부지 당신 자신의 의 눈치라고나...

 

생애" 시를 다시금 넌즈시 우러보며.... 그 싯귀가  남같지 않다하매 나이들어섬이 애닯다 하더라....하여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감히)

 

 

 

 

재밌는건요^^ 제가 이책을 구하려고

퇴근길에 장충체육관 앞에서 버스타고 교보문고엘 갔는데요, (예약한 손님거라서 곤란하다는 판매원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1권 구하고 대충 한바퀴 둘러본후   다시 나와  집에가는 버스를 탔는데요 "띵똥~ 환승입니다" 그러지 뭡니까^^ (꽤나 지났는데두....아직까지 환승이 적용되니^^) 거참^^ 호주머니속에 움켜쥔 주먹에 뿌듯하게 힘이 가드라구요. 헛허허허허

 

참 , 그건 그렇구요.... 그분 소개가 빠졌네요.

 

들꽃풍경 회원이시고 시인이시자 여러 문인 활동을 하시는 안개마을님(본명 전길자) 이십니다. 저 보담은 한참 연배이신데도 활동은 참 열정적이십니다.

 

아무려나.... 시집 발간에 즈음하여.... 함께 축하 드립니다.

 

 

"2008.  2.  1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김포 들꽃풍경 게시판에 올린것을 옮김)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전길자 시인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문학공간'으로 등단, 한국 문인협회, 한국 시인협회, 국제 PEN클럽, 여성 문학인협회 회원, 기독교 문인협회 이사, 시마을 시낭송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며, 시집으로「나무는 아파도 서서 앓는다」「저 새떼들이 부럽다」「안개마을」「이루어지이다」등이 있다. 동인지「겨울 야외 수업」「비운 것만큼 가득 차 오른다」와 공저 수필집「하루 분의 기쁨이어라」「바람 속의 얼굴」등이 있다
.

 

 

 

 

 

 

 

  • 나뭉치2008.02.02 10:15 신고

    간만에 정겨운 님들의 자취를 따라 거닐어 봅니다. ^^
    핑게로 내 놓은 바쁨이 무색하게
    고운 님들의 흔적은 여전히 깊고 진하게 느껴집니다.
    새해 들어 제대로 일 한번 해 보자는 각오로
    부지런을 떨어 보지만, 아직은 변변찮으네요...^^
    그래도 열심을 다하다 보면 좋은 일 생기겠죠...
    틈이 열리면 님따라 댕기면 좋으련만,
    운이 따를지 모르겠습니다.
    늘 이렇게 곁 눈질만 하고 있으니 언제 기회가 올런지.... -.-
    명절 잘 보내시구요...^0^

    답글
  • 어울림2008.02.02 16:45 신고

    시인 전길자님의 존함은
    간간이 올려주시는 들꽃풍경이야기에서
    대면하여 낮설지가 않습니다
    더불어 시집발간을 축하드립니다

    재빛 도심이
    설 아래 걱정(?)많았던 우리네 부모님 마음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작년 그리고 올 해도 까망님 걱정하시는 글 못 읽은 까닭에
    체불노임 걱정은 안하게 되네요..ㅎㅎ
    설인사 미리 내려놓습니다
    고향 가시는 길 안전운전 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잘 다녀오십시오

    답글
  • 靑林2008.02.04 00:41 신고

    전설같은 할미꽃 노래가 마음 찡합니다
    무자년의 입춘이 열어진 날
    까망하양님댁의 건강과 다복하심을 빌면서
    즐거운 설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답글
  • 비후2008.02.04 01:27 신고

    묵언으로 거절을 말하고 싶다.
    내 생애 가늘지만
    너처럼 의젖하게 어깨 펴고 살고 싶다.
    .........
    필통님께서도 초록을 좋아하신다는 말씀이시군요
    초록은 싱그러운것..

    시집 잘 읽어 볼께요
    언제 한권 구입해야겠어요

    필통님
    설명절 행복하게 잘 지내시어요^^

    답글
  • 물푸레2008.02.04 08:53 신고

    꽃의 기호라는 제목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시를 쓰는 사람보면 여전히 부럽습니다
    읽기라도 하려고 저는 늘 빌려서 쓰다보니...

    그린은 언제나 한결 같이 우리들을
    평안하게 해주지요^^

    답글
  • Leeseulbi2008.02.04 13:34 신고

    시집 소개글에서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초록의 차분함이 까망님과 많이 닮았어요
    어쩜 그리도 아기자기 하시고 자상도 하신지...
    그래서 까망님 방은 어쩌다 한번 찾아와도
    낮설거나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습니다
    "꽃의기호" 추천해주시니 필히 구입해봐야겠어요
    즐거운 설 명절 되시고 가정에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답글
  • 혜영이2008.02.04 16:39 신고

    꽃의 기호...
    그 하나만으로도 벌써 마음이 뭉클해져옴을...

    소개하신 두 시에서도 시인의 소박함과 정갈함이 묻어나 있습니다.
    들꽃풍경 소식을 가끔 알려주셔서 낯설지 않은 분이군요.
    전길자 시인님, 시집 출간을 축하 드립니다.

    설 명절 잘 쇠시구요.
    더욱 강건하신 한해가 되시길......

    답글
  • 표주박2008.02.04 19:56 신고

    우선......^^
    전길자 시인님의 시집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이렇게 소개해 주시는 까..방님을 곁에 두셨다는 것...
    또한 축복이겠지요?

    생애....
    좋은시 소개해 주셨네요.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러하듯이......

    긴 여운을 남깁니다.

    행복이 가득한 명절되세요~

    답글
  • 멋진백작2008.02.05 10:09 신고

    아침의 따뜻한 차 같은 맘으로
    좋은 시인님과 시집을 소개해 주셨네요.

    건강하시고요. 설날 행복하게 보내세요.

    답글
  • 실암2008.02.05 11:06 신고

    참 아름답고 정감가는 따뜻한 시군요.
    마음이 훈훈해 지고 편안해 집니다.
    찡한 무엇이 사는 즐거움 같은걸 느끼게 하는....
    좋은 시 소개해 줘서 고맙습니다.
    서점가면 찾아 봐야 겠어요.

    어제가 입춘이었지요.
    낼 모래가 설입니다.
    입춘과 함께 설이니 한결 푸근하겠습니다.
    설 연휴 잘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답글
  • 담화린2008.02.05 12:01 신고


    입춘인 어제는 볕이 좋더니
    오늘은 다소 쌀쌀하고 흐려진듯해요.

    저는 초록을
    늘 "순수한 추억의 뒤안길"같은 색깔이라 여기는데
    시인님이 저 색을 유독 편애하신다니
    고운 추억을 많이 간지하신 분이실 것 같아요.^^

    설 잘 쇠세요 필통님...

    답글
  • 하늘그림자2008.02.05 17:42 신고

    호주머니속에 움켜쥔..뿌듯한 힘...
    요기 부분에서 베시시...웃음이 베어나오네요...ㅎㅎ

    오늘은 시 한수로 한껏 여유가 느껴집니다.
    커피는 이미 마셔버린지 오래고...^^

    또 한잔 마시려니..망설여지고...ㅎㅎ

    그렇다네요...^^

    긴...설연휴....행복으로 그득하시길..바랍니다.

    답글
  • 등대지기2008.02.06 00:50 신고

    좋은 분 한 분 소개 받은 듯
    감사한 마음입니다.

    글을 좋아하다 보니
    예사롭게 쳐다봐 지질 않네요.
    좋은 글 뵙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무자년 시작하고
    금세 한 달 보내고
    맞는 우리네 고유의 명절

    무자년을 점검할 기회 같습니다.
    긴 연휴 즐겁게 보내시구요.
    건강한 설 보내시길 바랍니다.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8.02.06 07:25 신고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감니다.
    즐거운 명절 되세요

    답글
  • 저도
    녹색으로 뒤덮인 책표지가
    참 인상적이다 했는데..
    녹색을 좋아하시는군요
    시집코너에서 한번 둘러봐야겟어요

    저는 파랑을 좋아하지만
    녹색도..
    젊은 충동질이라 표현하신
    까망님의 표현이 더 인상적이네요
    그런가??나를 돌아보며
    그런거 같기도 하구 ㅎ

    답글
  • 춘희2008.02.12 21:44 신고

    전길자 시인님의 시가 너무 좋습니다. 언젠가 저도 그 분의 시를 제 블로그에 올린적이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너무 반갑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늘 잊지않고 찾아주심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조심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