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학 일기 1......
이글은......1997년 늦깍기 입학을 하여 학기초에 적은 일기입니다.
모아진것을 마땅히 어찌 할수도 없어 주섬주섬 간추려 본것입니다.
1997. 3. 4
입학식.....이 끝나자 마자 맥반석사우나공사땜에 광양엘 간터,
그래도 나의 생애에 빅 이벤트(?)인 대학 첫날을 첫날 첫시간부터
빠진다면 웃기는 후회가 될까봐서 담날 둘러 둘러 서둘러 밟아오다가
3번국도 거창 넘어서는 고갯길 커브에서 빗길리어
조수대 쪽을 왕창 가로수에 긁어대고 말았다.
흉칙한 우그러진 몰골의 차체와 부딪친 이마의 알밤만한 혹은 차치하고
"어허.....어쩌나.....이게 아닌데......"
미끄덩한 진흙둔덕에 쳐박힌 차를 지나는 경운기로 얽어매어 꺼내고선
먼 하늘 우러러 담배 한모금, 씁쓸하게 내뱉는다.
큰맘먹구, 낫살들어 간신히 입학한 대학 첫날이 이렇게 시작된다.
1997. 3 . 9
영어 첫시간 -
영어 선생님...아니 교수님.....
밀납같이 하이얀 얼굴이 창백하기까지한 색씨 선생님은
깐깐함이 날선 바지주름타고 흘러내릴때 우선 주눅들다.
베이지색 버버리에 연한 다갈빛 브라우스,,,,,단정한 단발머리,
되게 멋장이다 싶고 세련되어 보인다.
코묻은 중학교때 갓 실습 나왔던 해맑고 앳띤,
교생선생님이 불연 떠올라 시간 내내 얼굴만 쳐다보다 다갔다.
대학 영어는 자습서도 없더라.....
1997. 3. 12
체육시간....
엊그제 새로산 흰운동화를 신고선 강당 마루에서
서투른 공만짐을 하다말곤 피식 웃음이 튀어 나온다.
낫살든 "노땅"들이 태반이어서 마치 점심시간에
부서별 술내기 족구하는것 같다는 착각이......헛허허허허
전산시간.....
비트(Bit)와 바이트(Byte) 를 구별하는데 마흔 네해가 걸렸다.
"바이트"는 쇠 깍아내는 날인줄로만 알았는데....
1997. 3. 13
역시 지각....
이젠 제법 오리궁둥이부터 들이미는 죄송함이 폼에 밴다.
춥고, 배고프고, 졸리웁고.....피 교육자는 언제나 그렇다.
3월이 반 넘어 가는데.....그 흔한 데모 한건이 없다.
낼 또 출장가야 하는디.....
2001. 3. 28 노트에서 옮김
까망가방입니다
'느끼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학 일기 3...... (0) | 2001.03.30 |
---|---|
야학 일기 2...... (0) | 2001.03.29 |
쳇방에서의 혼자 넋두리..... (0) | 2001.03.27 |
이런 맘........일적에, (0) | 2001.03.26 |
둥가둥가,설레설레 풍선되어 가자더라 (0) | 2001.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