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호수공원에서 - 갈대의 순정
일산 호수공원
2011.9.30. 금
가을비가 한차례 지난 뒤끝에 쌉쌀함이 문득 느껴집니다.
맑은 하늘.....투명한 바람...비운 뒤끝의 차가움, 그리고 노란햇살이
스스럼 없이 호숫가를 배회하게 하네요.
고양시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차 지방에서 올라오신 대리점 사장님을 만나뵙고
되돌아 오는길에 잠시 일산 호수공원을 거닐었습니다.
최대한 땡겨서, 한컷...
가을볕 - 박노해 -
가을볕이 너무 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명한 속을 비추고
높푸른 하늘에 내걸린 빨래가
바람에 몸 흔들어 눈 부시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내 슬픔을
상처난 내 욕망을
투명하게 드러나는
살아온 날들을
오후나절의 노란 햇살담긴 호수......
오리와 비단잉어가 사이좋게 노니는..... 한참을 내려다 본다. 재밌네요^^
" 너, 자꾸 내앞에 얼쩡거리고 방해 할래?"
" 니가 먼저 물갈퀴로 날 툭툭 건들였잖아~"
니들 또 쌈하냐? .....편들러 오는건지, 말리러 오는건지 ㅎㅎㅎㅎ
오후나절의 여유
파란 하늘에 ^^ 웬 늘씬한 다리가^^
(재미있고 특이한 연이다^^)
호수공원 광장 입구
광장 가운데 춤추는 분수,,,,쉬고 있다.
조각공원
산책길 따라
메타쉐콰이어 길
소롯길
호반, 갈대, 하얀 개망초.....
바람이 심술궂게 요리조리 휩쓸어 다니며 훼방을 놓는다.
때론 두팔벌려, 때론 촐랑 촐랑, 때론 툭 툭 건들이듯.......
갈대....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가을이 거기 있다.
저만치 건너편에 커피 한잔의 가을 이야기가....
맘 같에선 훌쩍 뛰어넘어 보온병에 남아진 커피 한잔을 ...... ㅎㅎㅎㅎ
가을 이야기
낮은곳으로
자꾸 내려 앉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사랑은 왜
갈대길....주황빛 노을이 갈대에 투과되어 부신 산책길 따라 찬찬히....걷는다.어렸을적...아마도 60년대말 중고등학교즈음에 라디오에서 많이 들었던 그 노래들...."박일남의 갈대의 순정"과 "정원의 미워하지 않으리"를 웅얼거려 본다.
한때, 60-70년대 사내들이라면 폼잡고 불렀던 그시절 그노래.....
학교(당시 고등학교1학년쯤) 파하고 동네길에 이르면 옥상에서 동네형이 키타를 치면서 그토록
애틋하게 불러서 더 기억에 남는다. 특히 "피보다 진한 사랑 여자는 모르리이다 "이대목에서...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부러지지 않는다....다만 휘어질뿐.....
바람에 뉘여지나 이내 다시 살랑거리는 갈대... 노을 진 햇살에 금빛으로 부시다.
"진정 그만 두어야 할때
그만 두지 않는것이 진정한 자존심이다" 라고 스스로에 최면을 걸면서
오늘도 길 가는길, 길따라 여전히 걷는다.
걷는 그길이 있어 참 감사함을 잊지 않으며.
오늘도 무사이^^
오늘도 좋은맘^^
해질녁, 노을이 시려운 그곳에
잠시 거닐어본 호수공원 산책길이었습니다.
노란 햇살담은 커피 한잔 하시지요....
헛허허허
2011. 10. 1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갈대의 순정은 작사 작곡가인 오민우 선생님의 자서전 격인 노래라고 한다.
당시 홍인대 법대 재학 중 사법고시에 3번 응시했지만 그때마다 낙방하고 말았다.
실의와 좌절의 방황에서 헤메이다가 고등학교 음악써클에서 부터 알게 지내온 여인을 만나 정을 더하며
만경강이 흐르는 무성한 갈대숲을 거닐어 데이트를 나누었다한다. 그후 입대한 오민우는
사랑하는 사람을 잊고자 미친듯이 기타에 매달리기도 했는데 제대후 자기도 모르게
만경강 목천숲 갈대밭을 헤메이고 있었음을....
풍문에 결혼성화에 못이겨 가출하고 말았다는 그 여인의 이야기를 듣고서
그는 석양에 붉게 타오르는 만경강 갈대숲에서 참담한 마음을 삭히려 술에 취한체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도"의 여자의 마음을 부르곤 했다한다.
"리골레도"의 주인공은 그녀가 아닌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라는 자책감에....
그래서 참회적인 마음으로 태어난 노래가 바로 정원의 "미워하지 않으리" 에 이어
박일남의 "갈대의 순정"이라고도....
당시엔...삐삐도, 핸드폰도 없었기에 만나려면 오로지 다니는 버스정류장이나 골목어귀에서 어슬렁거리며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의 촌시런 모습들이 오히려 시리도록 청명하였다고나....
미워하지 않으리 ( 1965 )
목숨 걸고 쌓올린 사나이의 첫사랑
글라스에 아롱진 그 님의 얼굴
피보다 진한 사랑 여자는 모르리라
눈물을 삼키며 미워하지 않으리
갈대의 순정 ( 1966 )
사나이 우는 마음을
그 누가 아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순정
사랑엔 약한 것이 사나이 마음
울지를 말어라
아아아 갈대의 순정
(위글은 네이버블로그 세상살이님의 글을 베껴서 적으며 살을 덧붙인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