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 생각하며

오랫만의 우동집에서.....살가움이...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7. 24. 15:17

오랫만의 우동집에서.....살가움이...

 

며칠전엔,

 

 


두어달만에 모처럼 철지난 옷가지를 싸들고선 집엘 들렸습니다.
들렸다는 표현이....쫌 그렇구먼요, 헛허허허허....
마치, 안가도 상관없는데 딴엔 들렸다는듯이.....그런 어감이,

집엘 도착하니 밤 11가 되드라구요.
그래도.... 하여, 괜히 시냇길을 두어바퀴 돌아냅니다.

 

이골목, 저골목... 낯설어짐을 부둥켜 안으려는듯,
훠어이,훠어이....언제나 그렇듯이 마즈막재를 거슬러
고개넘어, 산자락 길따라 충주댐 호반길을 휘감아 돕니다.
라이브까페도 생기고....비탈에 딸기밭도 네온이 아직 알록달록.....
까만 호반을 굽어내며 휘이 한바퀴 돌아 연수동쪽으로 나왔습니다.
거기엔 손때절고 김칫국물 묻은 내자리가 밤 이슥하도록 있으니까요.

우동집이니까....하하하하

 

 



오랫만에 내자리라 하여 살겨움이 시려옵니다.
못내 그곳에 가고싶다하여 벌겋게 달구어진 맘을 뜨건 우동국물에 훌훌
하니 갈등과 소외된 빈마음에 얼얼한 단내음이 홍건합니다.

저만 그렇겠습니까? 거개의 쌜러리맨들은
겉으론 안그런척 합니다만 그래도 속맴은, 시려울적이 왜 없겠습니까?

우동순이님이 커피 한잔을 건네었습니다...종이와 필도 꼭 안빠뜨리고,
그냥 솟구치는대로 서너장을 휘갈기고나니 후련 합디다요.

 

 

 



한뼘 남김없이 벽과 천장과 심지어 문짝에까지 더덕더덕한 글쪼가리들을


하나하나,주억거리며 훑어봅니다. 글고 담아냅니다.....



저 깊은 사랑의 숨결, 아는가....그 다정을


이웃집에 남자옷이 걸려있는것만 보아도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다....

 

우동 한그릇에 당신마음 둥둥 떠있다


따뜻한 국물 한그릇 비우고나니 내 입가에 기쁨이 묻어난다.


내가 오늘은 오빠 때문에 울지만, 내일은 나를 위해서 웃을거야....

 

할일없이보낸 오늘 하루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살고싶던 내일이다

잊고 살았던 가슴을 찾았습니다, 정말 오랫만입니다.

아름다운 미모가 추천장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은 신용장입니다.

갈곳이 없어 여기 왔다.....와보니 잘왔다.



2001. 7. 24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