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뱅이 짝사랑....
앉은뱅이 짝사랑....
좀 알은체 해주면 어때서
나 여기살아 이토록 쓸쓸히 눈부시잖냐고
낮은 뜨락 환하게 꽃등 심지 돋우어도
키 큰나무 잎사귀에 누워 거드름만 피우고
내민 입술에 싱거운 바람만 얹어놓은 햇살이여
그리운 눈길로 쫓아가면
마알간 물 수제비 하나 툭 떠 주고
유월 지친 짝사랑에 눈 한번 맞추이면
화들짝 까무러치며 나는 꽃이 되곤 했지요
강산이 세번씩 옮겨 앉도록
곁눈길 못 배운 어리석음
부디 오셔서 오래오래 비웃어 주지 않으실런지
키 작은 내 주소에 이름 매겨 주시면
열 손톱 아래 먹물로 문패 새겨 두렸더니
벼랑 되짚어 오는 꿈길엔
별들만 차례로 지워 지더군요
아, 나도 한번쯤 일어서고 싶지만
너무 오래 꿇어앉아 있었나 봅니다
이제 남은 기다림에 저린 발을 뻗고
눈곱만한 연분으로 야물겠습니다
그리고 목발은 문밖에 내다 놓겠습니다
비록 앉은뱅이의 짝사랑이었지만
당찬 내 눈빛 허물어질까 두려우니........
강남옥님의 글입니다.
박수근미술관에서
늦어진 시간에....마치 내 살아온 줄거리를 보는양 흠칫하였습니다.
강산이 네번씩 옮겨 앉도록.....벼랑 되짚어 오는 꿈길엔 세월감이 더하여
힐끔한 머리카락위에 애잔함이 서리울 뿐입니다.
마알간 물수제비 한보새기 툭 떠주구선
6월 더위에 지쳐진 사랑하나 건져내 보고프다는 싯귀 한귀절이
내심, 숨어진 속맘 들켜진듯 하여 발개집니다,그려 헛허허허허허
그런맘이 불거진적이 없었다면 거짓이겠지요.
불연 이런 생각이 떠 오릅니다. 정말 순수한 異性친구라는게 가능할까나 ?
간혹은 이런 주제로 침을 튀기며 갑론을박을 論한적이 기억도 납니다.
글세요....감히 제 주제에 "이렇다" 하는것을 피력하기엔 ....
다만....그럽디다.....제 경우를 비쳐본다면.....
순수한 이성친구라함은 은근한 자기 합리화에 색칠을 좀 하였던게 아닌가...
글고.....온전한 순수함이란 100 % 의 이상적인 순수라기 보담은
맘속은 한여자로 느껴지지만 겉으론 짐짓,안그런척 내숭을 좀 떨었다면
그정도만으로도 꽤나 순수한 친구라고 애써 자위해 본답니다.
헛허허허허허, 궤변이지요 ?.....그냥 해본 생각 입니다.
밤이 차츰 낮보다 길어짐을 느낍니다....
2001. 10.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