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햇살담긴 오후나절의 커피 한잔(유안진님의 자화상 )
노란 햇살담긴 오후나절의 커피 한잔.....(유안진님의 자화상 詩畵)
.......돌아보지 않으리, 문득 돌아보니
나는 나는 흐르는 구름의 딸이요,
떠도는 바람의 연인이라
유안진님의 자화상이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유안진님의 글은 언제나 잔잔한 들꽃내음이 참 좋습니다.
나이 오십이 되어지면은 접어지더라는 썬필드 사장님의
애잔한 한마디도 곱씹어 봅니다.
흐음...나도 낼 모레면......오십이 되는고나....
뜨락 단풍나무에 반사되는 갈 햇살이 참 노랗다 하는 맘입니다.
잔가지와 나뭇잎새로 간지럼을 태우듯,
여린 갈바람의 장난질에 빙그시 웃음납니다.
점심시간이어서인지
부산스러움이 갑자기 뚝 멈춰진 정숙감에 되려 흠칫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빈방의 정적은 참 정갈하다는 느낌입니다.
갈볕 나긋하게 들치는 오후나절의 빈 사무실......
노란 햇살을 담뿍하여....뭉게구름 한움큼 잘 저어내어
커피 한잔을 드리웁니다.
따순 커피가 한결 가을내음을 더합니다.
누구는 커피를 마시면 불면에 시달린다고 하는데....
전, 커피를 마시면 잠이 사르르르 옵니다.
젤 편안한 마음일적에 커피 한잔을 차분하게 홀짝이노라면
커피잔을 거머쥔채로 비스듬이 기대곤 하지요....
아....지발...누구든.... 누가 건들이지 말았더면.....꿍시렁렁^^
전화통을 째려 봅니다....오면 감 안둔다.....^^
근데......띠리리리리...전화가 울립니다.
"예, 감사합니다 파인빌입니다"
"여기요 법무사 사무실인데요, 주민들록 번호 뒷자리가 7 갠데
6 개밖에 안적혔어요! 빨랑요"
"어, 그렇나요? 제가 다시 알아서 전화드릴께요"
아파트 계약하신분의 등기를 의뢰했는데...계약서에 잘못적혔나 봅니다.
전화를 끊고 전화기에다 대고 헤딩을 "칵" 합니다.
하하하하하하
뉘 뭐래도....
노란햇살담긴 오후나절의 커피 한잔은 참 좋습니다.
오늘은 갈볕 쬐어 유안진님과 마주하여 한잔 합니다.
졸음이 거웃거웃.....
실눈새로 물컹한 따순 품을 그려내며.....흐느적적,
오후나절의 넋두리....
2001.9.27 까망가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