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 생각하며

그곳에 가고싶다 하여 - 제부도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4. 16. 21:03

 

그곳에 가고싶다 하여 - 제부도

 

해질녁.....
망연히 우러르는 석양노을을 물끄러미 우러르다,
불연 봄마음이 動하여 훌쩍 어덴들 나서고 싶다 하는 맘입니다.

함께 근무하는 윤과장이
꼬박, 이 좋은 봄날에 허구헌날 이럴수가 있겠느냐며,
한바퀴 돌아내고 오라는 살겨운 배려에
"정말 이대로 봄날을 보낼수는 없지!" 하여 일단 나서고 봅니다.

정말 이십수년의 직장생활에서 이다지도 똬리를 틀고 죽치듯
한 봄을 지냄이 서럽다는 혼잣말 푸념을 엿듣고 안되어 보였나 봅니다.

 

 

 



떠납니다.....길따라.....동동거림을 주체못하여,
가까운 신월 인터체인지에서 경인고속도로를 올랐습니다.
가다가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쭉뻗어납니다, 마냥......
인천대공원의 벚꽃마당을 지나치고, 소래포구로 갔다가 나오는 길녁에
"호박이 넝쿨채로"라는 라이브 까페에서 커피 한잔을.... 그리고,
"그곳에 가고 싶다" 하여 제부도를 향했습니다.

봄밤의 상큼함을 가슴에 안아내어....시화호를 지나 대부도 가는
길다란 뚝방(방조제)길을 하염없이 달렸지요.
초행길이라 과속방지턱을 모르고 냅다 그냥 달리다가 덜컹하여
몸뚱이가 벌렁 치솟고 머리가 천정에 부딪쳤습니다, 아싸~
마치 서부의 카우보이마냥 차라리 스릴있는 말타기였습니다.
그 맛에 삽니다.

대부도 지나 제부도....역시......
바지락 칼국수집이 즐비 합니다. 칼국수집인지 까페인지 구분이 안되어
눈요기만 실컷 하여 휘돌아 냅니다.

제부도 바닷길.....바다가 갈라지는 그 길....말로만 듣던,
다행히 만조시까진 시간이 되어 바닷길을 어둠따라 건넵니다.
어쩜 되돌아 나올땐 물이 차 올라 건너올수도 없을지 모른다는
작은 염려 따위는 안중에 없습니다. - "못 건너오면 말지..."

 

 



되돌아 나오는 길은 밤바다에 씻기어온 바람이 그냥 시원하고 좋습니다.
제부도, 그유명한 바지락 칼국수를 한그릇 가득, 게걸스레 해치우고선
나른함에 하품을 반주삼아 다시 되돌아 옵니다.

길따라.....인천 해안도로로 접어들었습니다.
길가에 차를세우고선, 길커피 한잔에 담배 한개피의 여운....
하루가 뿌듯하고, 봄마음이 거기 있습니다.

이봄, 제부도 나들이가 없었더라면 전 엉엉 울고 말았을겝니다.

 

 

 

2001. 4. 16 간밤에 제부도 다녀온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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