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동막해안...그리고 오리정 산언덕 카페에서
강화 동막해안...그리고 오리정 산언덕 카페에서
토요일, 햇살좋은 오후나절 노을맞이 마실 ( 2011. 1. 29. )
겨울.... 눈이 하얗게 덮힌 날에 한강길따라 노을 맞이하러 강화 동막해안으로......
그리고 되돌아 오는길에 (김포 월곳) 오리정 산언덕 카페에서 작은 설레임으로 커피 한잔을.....
맑지만 투명하게 시린날 ....그래도 바람불어 좋은날에
불연 " 그곳에 가고싶다" 하여 강변길 따라 찬찬히 달린다.
살을 에이듯한 체감온도지만 푸르고 구름한점 없는 청명한 날씨에 햇살까지 부신다.
고래 고래 질주하는 차車들을 비켜서 맨 갓쪽길로 저렴한^^ 속도로 한강변을 달린다.
느릿하게 흐르는듯 마는듯.... 여여(如如)함을 음미하듯이 .....찬찬히,
가는 길 / - 김소월 -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소월님의 가는길.....길이 있어 가는길이다.
그길에 헤어지는 애잔함과 차마 내뱉지 못하는 연민이 안타까이 배어져 있다.
서산에 해진다고 지저귀는 가마귀나,
흐릅디다려 하며 짐짓 안그런척 하지만 앞강물 뒷강물이 무담시 맘졸이게 재촉하는양 하니
그때만큼은 깐죽대는것이 표현은 저리해도 몹시나 미웠을터이다.
나같았었으면 짱돌 한개 집어서 냅다 나뭇가지에 던지고도 남았을것이다.
헛허허허
길은 나에겐 어떤 숙명이자 편린의 조각들이다.
길은 언제까지나 그길인데 나의 길가는길은 언제인가엔 끝이 있을것이다.
나또한 한생애의 여행을 나선 방문객 이기에.....
저랬다.
한강(강서)습지생태공원
하얗게 눈쌓인 강변 둔치에는 둔탁한 어름덩어리들이 떼밀려 내려와 얹쳐져 있다.
방화대교를 지나면서 잠시 쉬어갈 요량으로 갓길따라서 한강(강서) 습지생태공원으로 내려선다.
거기엔....소솔한 바람에 서걱대는 갈대소리와
너른 강의 깊은 숨소리를 듣는다. 침묵의 소리라고나....
그 강변에 판자로 짓고 콜탈칠을 한 작은 움막(철새 전말대)에서 철새를 조망한다.
청둥오리떼 한무리가 유유히 강위에 노늬고
한떼거리는 뇌란 잔디밭에 햇살받아 조을조을하는 광경들....목가적이다.
청둥오리...
걷기도 뒤뚱거리고 나는것도 퍼득거림이 웬지 좀 둔탁한 그 뭉턱한 청둥오리가
수천키로를 날아 이땅에 햇살 받자고 날아왔다는게 경이롭기 그지없다.
철새란 어쩜 방문객이다. 방문객은 되돌아감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철새나 방문객은 떠남이라는 단어가 앞세워져서 속맘으로 애틋하다
디카의 한계^^ 더 안땡겨짐
조망대에서 바라본 정경
요랬다
동막 해안 노을 (강화 동막해수욕장)
동막해안의 낙조는 매우 황홀하고 찬찬히 응시하노라면 더욱 고혹스러워 빨려들기도....
몇해전에 감명받았던 머릿속의 추억을 그려내면서 강화 해안길을 간다.
동막가는 황산도 해안에서는 노을을 멋지게 보았는데 정작 동막해안에 당도하고보니
낮은 구름이 깔려있어서 일몰을 보지 못해 먼길 내쳐온 맘이 내심 아쉬웠다.
솟대
동막해수욕장 끝머리, 분오리 돈대 오르막 바로전에 솟대가 있다.
먼 바다를 응시하는....우두커니 마냥 그자리에....
구제역이다, 조류독감이다 하여 졸지에 황당하게 살처분된 수천, 수만의 짐승들에 대한
동병상련(同病相憐) 의 애닯은 마음을 삭히어 내는지.....
(아래사진 2점은 2005. 11.24 마니산 다녀오는길에 동막해수욕장에서
고혹스런 노을을 보면서 벅찬 가슴으로 시린 갯바람에 쐬었던 그 기억....)

그때도 이곳엔 솟대가 있었다
먼 바다를 향한 그리움이자 애틋함이라고나.....

밀물이 왔다가 썰물되지 못하고 얼어붙은 거기에
또 다시 밀물이 밀려오고 거기에 덧씌워져 켜켜이 얼어붙은 갯벌, 그리고 바다...
동막 해수욕장 야영장
그랬다
동막에서 되돌아 나오면서 초지대교 건너 대명리포구에서 좌측켠 샛길로
김포 월곳쪽으로 접어든다. 거기엔 오리정 산언덕 찻집이 있다.
민가나 인적이 뜨문한 야산자락에 일반집을 약간 개조한 조촐한 찻집(카페)이다.
간판도 예전엔 손바닥만했는데 지금은 두손바닥만 하다.
헤프닝^^
아래 오른쪽 사진 작은 룸안에 그랜드피아노가 있다(쬐끔 보릴락 말락)
손님이 없는 언젠가 손가락으로 토닥거리듯 하얀 건반을 토닥거렸던 추억이....
물론 피어노을 친다(연주)가 아니고 기억에 남아진 계명따라서 손가락으로 짚어낸다.
미레도 미레 도도라도 솔미도레
미레도 미레 도도라도 솔미도레레도
시도레솔 솔라솔도 도라파라솔
미레도 미레 도도라도 솔미도 레레도 / 스와니강
산언덕 사장님과 마주하여 오래된 이야기들을 안부 묻는다.
그러고보니....적지않은 인연이다...
오래 오래전(1973-1976) 옛적 군생활을 하였던 해병 부대가 인근에 있어서
그 추억을 곱씹듯 어쩌다 왔다가는길에 우연히 들르게된 찻집이다.
어딘가에 내 낯익은 자리가 있다는것은 참 다행하고 좋은것 같다.
벌써 십수년이 지난 걸음이다.
오랜세월이 지나쳤슴을 다소 낡아지고 빛이 바랜 테이블보에서 느껴진다.
그때서부터도 멈추어선 그 시계
세월감이 아쉬운양 아예 그 시각 그 추억을 고스란히 모두운체 멈추어져 꿈쩍을 안한다
까루룩 까루륵 태엽을 감아도 보고 시계추를 건들어 보기도 했던 ....
침묵....이젠 그 자체가 정지된 침묵이다.
멈추어진 시간
멈추어진 시간여행을 하였다.
그리고 멈추어진 시간여행을 언제까지 할수있다면 좋겠다 하는 바램이다.
햇살담긴 오후나절의 커피한잔.....
흉내를 내듯 살아옴과 흉내를 내듯 살아감이 여기있다.
2011. 2. 2.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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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7년쯤 된거같아요. 동막해변과 외포리를 오갔던일이.
답글
성당 초등학교교리교사를하면서..갯벌운동회와 숙소때문에 답사차 여러번갔던 그곳이 불쑥..기억나네요.
그곳을 오가면서 비를피해 잠시들른..마부하이,,라는 레스토랑...
갯벌을 한눈에 내려다볼수있는 큰창을갖고있던..그 속에서 신부님, 수녀님과 사는얘기에 푹 빠졌던...^^
필통님께선..가끔 제가 다녔던 그곳을 잘 가시는것같아요..ㅎㅎ
가끔...잊고살던 시간을 돌이켜 기억한다는건..삶의 양념처럼 맛나네요!
오리정..산언덕까페..언제한번 들러보고싶어요.
멈추어진 낡은시계와 피아노...차도 마시며 나누는...좋은사람들과의 사는얘기^^ 생각만해도 따스해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