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心 남자 - 도심의 가을
가을 心 남자 - 도심의 가을
고층빌딩이 건너 뵈는 한강변에 차를 세우고선,
가을 밤, 쐬한 강바람에 바바리 깃을 곧추세우고선
회연색 담배 연기따라 가을을 타는 도심의 男子.......
"가을이 되면
괜한 고독에 빠지곤 한다
부는 바람에서도, 도심의 야경에서도
그리움이 묻어난다.
밤이 깊으면 깊을수록, 바람이 불면 불수록
나의 반쪽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깊어진다
나의 방황의 끝......너를 만나고 싶다"
레떼카드에서.....
어쩜, 40 대 후반의 쌜러리맨의 애환이 묻어나는 그런 그림과 詩,
거개의 그 또래 사내들이 가슴 한켠에 헐렁한 허허로움이랄까요?
간혹 퇴근길에 괜한 맘으로,
충주댐 산자락, 마즈막재너머 까만 산길을 꼬불꼬불,
빈마음 되어 훠이 훠이 내쳐가다가 호반물결을 내려보며
한개피의 담배 사룸.....허멀건 담배연기에 아련함을 사루어 내지요.
이 나이에 어드런 미련이나, 간절함이나, 애틋한 그 무엇 때문이라기 보담은
그냥, 가는길 머무러 길섶 까페에서 차 한잔의 쉬어 머무름이지요.
사내들이란 겉으로는 되게 거들먹이고 안그런척 하여두,
기실 속마음은 여리고 한편으론 시리답니다.
이리 저리 부대끼는 가운데 자신감도 세월감에 위축되고,
어깨에 짓누르는 어떤 중압감에 때론 발길이 무겁구....
그래서들.....한 쐬주 하나 봅니다....헛허허허허,
늦어진 시간, 어둠을 잔뜩 묻히어선
집에 돌아와 대충씻고 신문을 뒤척일적에, 평소 안허든 짓으로
펑퍼짐한 마누라가 다소곳이 커피 한잔을.....
그것두 꽁꽁 애껴둔 이뿐잔에다가,
살곰히 디밀때 겉으론 보통인척 하여두 속마음은 그리도 좋습니다.
그날밤은 지쳐진 상념일랑 다 떨쳐버리고 마누리의 물컹한 젖가슴에
코를 파묻고 거렁,거렁~ 제법 코까지 골며 단슴에 빠집니다.
집안에 젤 큰놈아가 머쓱한 남편이라는 사내랄까요?
그런 맘입니다
2000. 9 월 어느날
까망가방입니다
2001. 4. 17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