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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살이.캠핑

한탄강야영. 둘레길 걷다(초록에 실컷 취한날) 2022.5.20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23. 5. 30.

오월.....열흘 남아진 오월이다. 

 

지난 5월 5일, 비나리는날에

한탄강에서  차박을 한 이후로  보름만에 다시 찾아나선다.

 

한탄강 야영은

곡이  가야한다는 어떤  이슈나 이유가  있어서 가는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가지  말아야 할  어떤 변명도  없는터

그냥   내키면   마실삼아  그냥 저냥  배낭을  챙겨  나선다.

 

 

이번  오월 말에서 유월 중순에 이르는  일정은 

그동안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서  모임을 갖지 못했던 

대전 현충원 가족모임과   오랜 친구들  계모임,  그리고 외손주 백일과 

임플란트 치과 예약까지  머시기,  거시기   나름 분주한  주말로  이어질것 같다.

하여....

 

"  다녀올께요~~  ㅎㅎㅎ "

 

 

 

야영 장비나 도구는  차에 대충 실어져 있고  집에서 나설땐

배낭에   얼음 보온병과  도시락,   충전용 랜턴과  넷북등 소품을 챙겨 나선다

예전에는  그냥  쇼핑백이나 비닐 봉투에   담아서   들고 나갔는데   

명색이  야영 나선다는  폼이   노랑 쇼핑백 하나 들고  촐랑 촐랑 나서는게 쫌 그래서   

언젠가 부터는 남보기에도  폼도  나게  배낭에  챙겨서   메고 간다.

 

그래봤자  에레베이터 타고 내려와  고작 주차장 까지이지만 ㅎㅎㅎㅎ

 

 

 

 

한탄강 노지 야영장

제법 캠핑 차랑과 텐트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텐트 치고서....

 

전망도 틔이고, 초록  물색이 고운 강가에 텐트를  쳐 놓고서

강변길 따라  하류쪽 합수머리 ( 한탄강과 임진강이 합류되는 ) 쪽 으로  걷기를 나선다.

늘 그렇듯이 이 둘레길(트레킹) 코스는   걷는 사람이 참 드물다.

열번중에 두세번은  고작  두세사람  교차하는 정도고  나머지는 걍 나 혼자뿐이다.

거참.....  갸우뚱 하면서  혼자  독차지 하여   잘 도 걷는다.

그래서 누군의 간섭이나   눈치 볼것 없는  내맘대로의  길마음이  거기에 이어진다.^^

오늘도..... 당연 그랬슴^^

 

 

저 아래쪽    작은 슬래브다리 를  건너서  강 왼쪽으로 둘레길이 이어진다. 

 

 

 

지난번 (5.5일) 에는 비가 제법 나려서 저 다리가   

상판만  간신히 보일정도로  누런 흙탕물이 넘실 넘실 하였다.

 

 

 

 

다리  중간에서  바라본 야영장 풍경

 

 

 

둘레길  걷다가 뒤돌아본   은대리성  (강건나 숲이 우거진 언덕 )

은대리성  절벽 아래쪽에서   북쪽에서 흘러내려온 차탄천이  한탄강과 합류한다

절벽 아래 합류점에 세개의 바위가 강위에 떠 있는데  삼형제 바위라고 한다.

 

 

 

멀리 동이대교 교각이 보인다

동이대교는 임진강 에  걸쳐진 대교이며   동이대교에서 하류쪽으로  약 1.5km

지점에서 한탄강과 합류한다 ( 한반도 통일미래센타. 남계대교 부근 )

 

 

 

사유의  길

여기  숲길은  밀짚모자를 쓰고  뒷짐지고 거닐때가 참 좋다.

그런데 오늘은 밀집 모자가 아니어서.....좀 아쉽네^^

하여도 초록이파리 따라서 초록마음으로 걸으며 내쉬는 숨도  초록이다 ㅎㅎㅎ

 

 

 

함께 걷는 꽃길^^

 

흔한 들꽃들사이로 노랑 나비도 보이고^^

 

 

 

 

고향땅 / 윤석중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

 

 

찔레꽃 / 백난아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이별가를 불러 주던 못 잊을 동무야

 

 

강변길 따라  걸으며  추억을 소환하듯  웅얼거리며

어느덧 "라떼는 말이야" 의 라떼 파가 되어진것도 실감을 한다

 

 

 

 

시원한 숲그늘따라 데크길이 이어진다.

 

 

 

 

이끼도 싱싱한 초록으로 덮여지고....

 

 

 

초록~ 초록~초록~~~

 

 

 

 

 

착각도 초록색^^

 

동화속으로 들어가는길....팅커벨이 저쯤에..... ㅎㅎㅎ

신록이  우거진 숲길따라  마음도, 눈도  초록으로 물들다.

이 정도면 초록에 취하여  음주운전중이다. ㅎㅎㅎ

 

 

 

민태원의  청춘예찬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이양하의 신록예찬

 

사실 이즈음의 신록에는 우리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듯하다. 

신록을 대하고 있으면,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머리를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다음에 나의 마음의 모든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씻어 낸다.

 

 

그리고 피천득의 "오월" 詩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엉겅퀴 피어나는길

 

 

 

 

 

 

징검다리 중간 못미쳐서  되돌아오다.

이끼가 미끌거리고  발등까지 차오르는  물살에  겁도 나기도 하고.....

보통 이쯤에서 발에 물 축이고 돌아서는  회항지이다.

 

맨발의 자유함은 언제라도 좋다.

 

 

( 둘레길 걷기 마치고 야영장으로 돌아옴 )

 

어린이 캐릭터 공원에는 

귀여운 공룡과   구석기를 연상케하는 조형물,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놀이 시설이 있다.

 

어쩌면  2-3년   뒤엔  꼬맹이 손주 데리고서

놀러 올수도 있겠다 싶어 씨익  웃는다. ㅎㅎㅎㅎ

 

 

 

 

 

 

 

벌겋게 닿구어진 얼굴^^

보온병에 담아간  시원한 얼음물을 마시다. ^^

 

 

 

모래벌에 빠진 차량을 견인 차량이 와이어로프로 당기고 있다

하룻밤에 보통 서너건의  차량이  저렇게 허우적이다  견인이 되곤 한다.

견인차가 없을때는  주변에 지프차를 가지고 오신분들이  혼쾌히 끄집어 내준다.

보는 내가 뿌듯하고 기분 좋다^^

 

 

 

 

빛노리^^

오늘은 장작과 화로를 챙겨오지  않아서   황동버너로  불맛을 본다.

쉭쉭~~  파란 불빛으로 빨려드는 밤이다.

녹이 슬고 때절은 오래된 황동버너이지만  그 연륜의 때 만큼 

함께한 세월이 묻어나기에   멍 때리는 맘은 혼자가 아니더라 한다.

 

 

 

 

 

 

배낭안에   얇은 시집한권

두 세편의 시를 찬찬히 묵독해본다.

짧지만 애잔한 마음이  어깨.  무릎. 발까지 긴 여운으로  흐른다.

 

나이들어서  다시 대하는  詩 에서  연민이 더하여지고 

한귀절의 싯귀에서 내맘 같다하여   혹하기도 하고   수줍기도 한다.

 

 

 

 

 

 

 

 

 

아침햇살

 

 

 

텐트를 걷고서 강변 을 거닐다.

잔잔한 파문이 일렁이는 조용한 강이다.

살그머니 종이배 하나 띄워내고픈 맘이다.

 

누군가는 종이배에 마음을 실어 보낸다더라만 

내 마음을  싣고가는  종이배는  무거워서  금새 가라  앉아 버릴수도.....

그냥 빈마음으로 띄워 보낸다. ㅎㅎㅎ

 

 

 

 

초록에 실컷 취한날^^

 

2023. 5. 30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