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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귀뚜라미 詩.....(티스토리 이전 인사드립니다) 2022.8.21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22. 8. 21.

귀뚜라미 詩.....(티스토리 이전 인사드립니다) 2022.8.21

 

 

내일 모레면 처서(處暑)입니다.

처서에는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처럼  한결 선선함을 느낍니다.

처서는 24절기중  열네번째로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이처럼 부르지만

낱말을 그대로 풀이하면 '더위를 처분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처서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하니  재미난 (^^)  얘기가 있어서 올려봅니다.

 

 

 

 

"처서에 창을 든 모기와 톱을 든 귀뚜라미가 오다가다 길에서 만났다.

모기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란 귀뚜라미가 그 사연을 묻는다.

"사람들이 날 잡는답시고   자신의  허벅지, 볼때기를 사정없이 내리 치는 걸 보고

너무 우스워서 입이 이렇게 찢어졌다네" 라고 대답한다.

그런 다음 모기는 귀뚜라미에게 자네는 뭐에 쓰려고 톱을 가져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귀뚜라미는  "긴긴 가을밤 독수공방에서 임 기다리는 처자 낭군의

애(창자) 끊으려 가져가네'라고 말한다."

 

남도지방에서 처서(處暑)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귀뚜라미 우는 소리를 단장(斷腸), 곧 애끊는 톱소리로 듣는다는 참 재미있는 표현이지요.

절기상 모기가 없어지고, 처량하게 우는 귀뚜라미 소리를 듣는 시기의 정서를 잘 드러냅니다.

(출처 :  하루하루가 잔치로세  김영조  인물과 사상사)

 

 

<  덧붙임  : 아래  제이님의  댓글에서 옮김

" 처서의 일화를 보면서 우리민족의 해학의 수준은

가히 최상위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

 

 

 

 

내친김에 귀뚜라미와 관련한 시를  찾아봅니다.

 

 

 

귀뚜라미 / 김소월

 

산(山)바람 소리.
찬비 뜯는 소리.
그대가 세상고락(世上苦樂) 말하는 날 밤에,
숫막집 불도 지고 귀뚜라미 울어라.

 

 

 

귀뚜라미 (시조)  / 한병윤

 

성긴 올 바람 실로 찌륵찌륵 베를 짠다  

차가운 반달 돛배 북 되어 길을 내고

하늘엔 을씨년스런 등댓불을 켜든 샛별

 

어젯밤 못다 적은 편지지 펼쳐 놓고

소식 뜸한 누이에게 가랑잎 안부 쓴다

잘 있어 마지막 줄엔 울음소리 뚝 그친

 

 

 

귀뚜라미 /나희덕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 소리에 묻혀

내 울음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 벽 좁은 틈에서

숨 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 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이 땅 밑까지 내려오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 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귀뚜라미  /  나희덕  詩   안치환노래

안치환님은 이 노래를 부를때마다 귀뚜라미가 꼭 제 자신처럼 느껴졌다고......

https://youtu.be/eCOzBKiRS24

 

************************************ 

 

 

이슥한 밤, 한개피 사루어 시의 행간에 빠져드노라니 

한여름밤에  반딧불따라 허공을 움켜쥐었던 어린시절에 이어

달빛따라  시인의 흉내를 내어  숨죽이며  연애편지를   쓰던  사춘기 시절도

이제는  풀잎없고 이슬 한방울 내리지 않는 콘크리트 벽  틈새에서

나 여기  "살아가기" 하고  있노라는  절규같은  타전(打電)이 공허한.....

 

그래도, 그것들이 미우나 고우나 내것이기에 결코 떨쳐버릴수 없는 편린이라서.....

비로서 세상 고락(世上苦樂)의 질긴 그림자를  되돌아 봅니다.

 

 

귀 뚜르르르, 귀뚜르르르~~

갈바람에 살랑 뉘여지는  풀섶에  귀뚜라미 울음이

들려질때면  누구나다 멀뚱한 맘속에 한번쯤  떠 올려지는 

이차 저차한  상념들 이라 하겠지요.

 

 

 

 

 

각설하고.....

 

어찌어찌 하여 티스토리로 이전을 마치고 한숨 돌리며

안부차  인사(신고)드리려고  글을 적으려는 첫 소절에  

계절 인사치레로 처서(處暑)를 끄집어 냈다가  

애간장  끊으려  톱을 메고 다닌다는  그놈의  "귀뚜라미"  땜시로

가을 心 이 動 하여  그만  얘기가 삼천포로 빠지게 되었네요.

 

 

서두가  길었습니다만 

무난하게 티스토리로  이전을 하였슴을  인사 드립니다.

 

오래전에 블로그 개편으로 인해서  뭉개진 사진들과 사라진 댓글 때문에 

속이 상했던적이 있어서  이번엔 작심을 하고서  댓글을 죄다

본문에 붙여넣는  작업을 하느라  적잖이 애먹었습니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중도에 그만둘까 했는데

오기가 나서 끝까지 하노라니..... 오른팔도 저리고 , 왼손으로도.....

 

이 나이에도  오기를 부려보다니....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이전 하신분들과  차츰 차츰 소통을 이어가고자 하며

앞으로 이전하시는분들께서는  무난하게 잘 이전이 되어지시길 바랍니다.

 

 

2022.  8.  21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